이상거래 심리 결과 통지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증권선물위원회 명의의 출석요구서를 받으면, 대부분 무슨 사건인지부터 당황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출석요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일정 조율도 없이 넘겨버리는 경우인데, 자본시장법은 이 요구에 응하지 않는 행위 자체를 별도의 범죄로 규정해 두었습니다. 불공정거래 혐의의 실체와 무관하게, 출석·자료제출·진술서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는 증권선물위원회 조사가 어떤 구조로 진행되는지, 출석요구에 불응하면 왜 3년 이하의 징역까지 문제되는지, 실제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불공정거래 조사, 증권선물위원회가 여는 절차의 시작점
자본시장법 제426조는 금융위원회가 이 법 또는 이에 따른 명령·처분을 위반한 사항이 있거나 투자자 보호·건전한 거래질서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위반행위 혐의자나 그 밖의 관계자에게 보고·자료제출을 명하거나 금융감독원장에게 조사를 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이 조사 권한의 주체가 항상 금융위원회인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는 제172조부터 제174조까지(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제176조(시세조종), 제178조(부정거래행위), 제178조의2(시장질서교란행위), 제180조 및 제180조의2부터 제180조의6까지(공매도 관련)를 위반한 사항인 경우에는 금융위원회가 아니라 증권선물위원회가 조사 주체가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구분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큽니다. 일반적인 공시위반이나 보고의무 위반은 금융위원회 명의로 진행되는 반면, 내부자거래·시세조종·부정거래처럼 이른바 '불공정거래'로 분류되는 사안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직접 조사를 개시합니다. 조사는 대개 거래소의 이상거래 심리에서 시작됩니다. 특정 종목의 거래량·가격 변동이 통계적으로 비정상적이라고 판단되면 거래소가 이를 금융위원회에 통보하고(제426조 제6항),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국이 계좌추적과 매매내역 분석을 거쳐 혐의자를 특정한 뒤 증권선물위원회 명의의 출석요구서를 발송하는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시점에서 출석요구서를 받은 사람은 아직 기소된 피의자가 아니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형사고발로 이어질 수 있는 절차의 초입에 서 있는 셈입니다.
내부자거래·시세조종·부정거래·시장질서교란·공매도 관련 위반 혐의는 금융위원회가 아니라 증권선물위원회가 직접 조사 주체가 된다.
출석요구서를 받으면 — 진술서·출석·자료제출 세 갈래 중 하나
자본시장법 제426조 제2항은 조사를 위해 위반행위 혐의자나 관계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항을 세 가지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첫째 조사사항에 관한 사실과 상황에 대한 진술서 제출, 둘째 조사사항에 관한 진술을 위한 출석, 셋째 조사에 필요한 장부·서류, 그 밖의 물건의 제출입니다. 출석요구서에는 대개 출석해야 할 일시·장소와 함께 어떤 사항에 대해 진술을 요구하는지가 개략적으로 적혀 있고, 자료제출을 함께 요구하는 경우 제출해야 할 자료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됩니다.
여기서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조사는 형사소송법상 수사기관의 조사가 아니라 행정조사이지만, 조사 대상이 되는 위반행위가 형사처벌 대상 범죄와 겹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형사절차의 전 단계처럼 기능한다는 점입니다. 출석해 진술한 내용은 이후 조사 결과보고서에 그대로 반영되고, 검찰에 통보·고발되면 수사기관이 다시 이 진술을 참고자료로 활용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오라니까 간다'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무슨 혐의로 어떤 자료를 근거로 출석요구가 왔는지부터 파악하고 준비해서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 — 자본시장법 제445조 제48호, 3년 이하 징역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이 가볍게 여기는 부분이 실제로는 별도의 범죄를 구성합니다. 자본시장법 제445조 제48호는 "제426조제2항에 따른 금융위원회(불공정거래 관련 사항인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의 요구에 불응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처벌 조항의 핵심은, 불공정거래 혐의 그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단계라도 출석·자료제출·진술서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독립된 처벌 대상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즉 원래 조사받던 시세조종이나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가 나중에 무혐의로 종결되더라도, 조사 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했다면 그 불응 행위만으로 별도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조문 자체에 '정당한 이유 없이'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조사기관도 질병으로 인한 입원, 해외 체류 등 객관적으로 소명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으면 출석 기일 연기 신청을 받아들이는 것이 실무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사정을 전혀 소명하지 않은 채 연락을 끊거나, 대리인을 통한 협의조차 거부하며 조사 자체를 무시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태도는 단순한 비협조를 넘어 조사 방해로 평가되어, 본래 혐의와 별개로 출석요구 불응죄가 성립할 가능성을 높입니다.
진술서 제출 요구에 불응 — 정해진 기한 내에 진술서를 내지 않는 경우.
출석요구에 불응 — 지정된 일시·장소에 나타나지 않고 별다른 소명도 하지 않는 경우.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 — 장부·서류·전자기록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하지 않는 경우.
세 유형 모두 자본시장법 제445조 제48호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대상.
출석요구와는 다른 트랙 — 압수·수색으로 넘어가는 경우
출석요구 불응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해서, 조사기관이 출석요구만으로 모든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제427조는 증권선물위원회가 불공정거래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금융위원회 소속 조사공무원에게 혐의자를 심문하거나 물건을 압수 또는 사업장 등을 수색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압수·수색을 하려면 검사의 청구로 법관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이 있어야 하고,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 및 영장 집행, 압수물 환부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준용됩니다.
즉 출석요구(제426조)와 압수·수색(제427조)은 법적 근거와 강제성의 정도가 전혀 다른 별개의 절차입니다. 출석요구는 상대방의 협조를 전제로 한 임의조사에 가깝지만 불응 시 형사처벌이라는 압박수단이 붙어 있고, 압수·수색은 처음부터 법원 영장을 받아 강제로 집행하는 절차입니다. 실무에서는 출석요구에 계속 불응하거나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경우 조사기관이 임의조사를 접고 곧바로 압수·수색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출석요구 단계에서 성실히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강제수사로 확대되는 상황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처벌까지 가는 경우와 소명으로 넘어가는 경우
모든 출석 지연이나 자료제출 연기 요청이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 실무에서는 최초 출석요구에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 기일 변경을 신청하고, 조사기관이 이를 받아들여 다시 일정을 잡는 경우가 흔합니다. 문제는 이런 소명이나 협의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무응답 상태를 이어가는 경우입니다. 특히 여러 차례 출석요구서를 반송받거나 연락을 두절한 상태로 상당 기간이 지나면, 조사기관은 이를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고의적인 조사 회피로 판단해 불응죄 성립 여부를 별도로 검토하게 됩니다.
가정해 보면, 시세조종 혐의로 이상거래 심리 통보를 받은 투자자가 출석요구서를 받고도 '변호사와 상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회신 없이 두 달을 넘기는 경우와, 즉시 조사기관에 연락해 변호인 선임 절차 때문에 2주 정도 기일을 미뤄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는 결과가 다르게 흘러갑니다. 전자는 조사기관 입장에서 협조 의사가 없는 것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고, 후자는 정당한 절차 진행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큽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은 즉시 무대응 상태로 방치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출석요구 불응죄는 혐의 실체와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으므로, 소명이나 기일 협의 없이 무응답 상태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별도의 위험 요소가 된다.
출석요구에 응할 때 준비해야 할 것들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면 우선 요구서에 적힌 혐의 사항의 근거 법조문과 조사 대상 기간, 요구된 자료의 범위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진술서를 먼저 요구받은 경우라면 사실관계를 임의로 축소하거나 과장하지 말고,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명시하는 것이 이후 진술 번복으로 인한 신빙성 문제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진술서나 출석 진술 내용은 조사 종결 후 결과보고서에 그대로 인용되고, 검찰 고발이 이루어지면 수사기관도 이를 참고자료로 삼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작성할 자료가 아닙니다.
출석 조사 당일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동석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가능하며, 조사 과정에서 질문의 범위를 벗어난 사항이나 불명확한 질문에는 명확히 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자료제출 요구를 받았다면 요구 범위를 초과하는 자료까지 임의로 제출하기보다는, 요구된 범위와 근거를 조사기관에 먼저 확인한 뒤 그 범위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매매내역이나 메신저 기록처럼 방대한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 제출 기한 내에 정리가 어렵다면 그 사정을 미리 알리고 합리적인 기한 연장을 요청하는 편이 무응답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출석요구서상 혐의 법조문·조사 대상 기간·요구 자료 범위를 먼저 확인.
진술서는 사실관계를 임의로 축소·과장하지 않고 작성.
출석 조사에는 변호인 조력을 받아 동석 가능.
기한 내 준비가 어려운 사정이 있으면 무응답 대신 사전에 연장을 요청.
조사 이후의 갈림길 — 형사고발과 과징금
증권선물위원회 조사가 마무리되면 사안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미공개중요정보 이용(제174조), 시세조종(제176조), 부정거래행위(제178조)처럼 형사처벌이 예정된 불공정거래로 판단되면 검찰에 통보하거나 고발하는 절차로 넘어가고, 이후 수사·기소를 거쳐 별도의 형사재판이 진행됩니다. 반면 시장질서교란행위(제178조의2)처럼 형사처벌 대신 과징금 부과로 종결되는 유형도 있어, 조사 대상이 된 위반 유형에 따라 이후 절차의 무게가 크게 달라집니다.
다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조사 단계에서 출석요구에 성실히 응하고 자료를 제때 제출했는지는 그 자체로 독립된 평가 대상입니다. 본래 혐의가 무혐의나 과징금 수준으로 정리되더라도, 조사 과정의 불응 행위가 확인되면 그 부분만 별도로 기소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절차 대응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결과적으로 전체 사건의 부담을 줄이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증권선물위원회 출석요구서를 받았는데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자본시장법 제445조 제48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원래 조사받던 불공정거래 혐의와 별개로, 불응 행위 자체가 독립된 처벌 사유가 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Q. 출석 대신 진술서만 제출해도 되나요?
A. 자본시장법 제426조 제2항은 진술서 제출, 출석, 자료제출을 각각 별개의 요구 방법으로 정하고 있어, 조사기관이 어떤 방식을 요구했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진술서 제출만 요구받았다면 그에 맞춰 대응하면 되지만, 출석까지 함께 요구받았다면 진술서 제출만으로 갈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부득이한 사정으로 출석일을 지킬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무응답으로 방치하지 말고 조사기관에 사정을 미리 알리고 기일 연기를 요청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질병이나 해외 체류처럼 객관적으로 소명되는 사정이 있으면 실무상 기일이 재조정되는 경우가 많고, 소명 없는 무응답만 불응죄 판단의 대상이 됩니다.
Q.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유죄 판단인가요?
A. 아닙니다. 출석요구는 거래소 심리 결과 등을 토대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발송되는 것으로, 조사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이 곧 위반이 확정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조사 결과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종결될 수 있습니다.
Q. 조사 단계에서 변호인을 선임해야 할 실익이 있나요?
A. 출석 진술과 제출 자료는 이후 형사고발이나 과징금 절차의 기초 자료가 되므로, 조사 초기 단계부터 진술과 자료제출의 범위를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석요구 자체에 대한 대응 방법을 조율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Q. 압수수색과 출석요구는 같은 절차인가요?
A. 다릅니다. 출석요구는 자본시장법 제426조에 따른 임의조사 성격의 절차이고, 압수·수색은 제427조에 따라 법원의 영장을 받아 강제로 집행하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출석요구에 계속 불응하거나 증거인멸이 우려되면 압수·수색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증권선물위원회의 출석요구서는 단순한 안내문이 아니라, 응하지 않는 것 자체가 자본시장법 제445조 제48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는 독립된 의무를 부과하는 문서입니다. 본래 조사받던 불공정거래 혐의의 향방과 무관하게, 조사 절차에 성실히 응했는지 여부만으로 별도의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면 먼저 혐의 사항과 요구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무응답 대신 사전에 소명하고 기일을 조율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든, 절차 대응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전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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