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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연락처를 몰라서 합의를 못하는데 방법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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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연락처를 몰라서 합의를 못하는데 방법이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피해자 연락처를 몰라서 합의를 못하는데 방법이 있나요


사건 개요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합의의 중요성을 깨닫는 분들이 많습니다. 변호사를 찾아와 "그래도 합의만 되면 어떻게든 될 것 같은데, 문제는 피해자 연락처를 모른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상대방과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라 시비나 사고로 우연히 얽힌 경우, 온라인상에서 벌어진 일이라 애초에 상대의 신원조차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 혹은 피해자가 처음부터 연락처 공유 자체를 거부한 경우까지 양상은 다양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SNS나 지인을 동원해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아내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사적으로 알아낸 정보로 접촉을 시도하다가는, 원래 사건과 별개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나 2차 가해 시비에 휘말려 사건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사기관은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피의자·피고인 측에 피해자의 연락처나 주소를 임의로 알려주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연락처를 모른다고 해서 합의와 정상참작의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을 이미 예정해 두고, 수사기관과 법원을 매개로 한 별도의 경로들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어떤 경로를 택하느냐, 그리고 그 경로를 사건 초기부터 순서대로 밟았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방향을 가르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연락처를 모르는 이유가 피해자의 거부인지 아니면 단순히 연결 통로가 없는 것인지의 구분입니다. 폭행·상해처럼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소추조건에 직결되는 반의사불벌죄에서는 이 구분이 사건의 향방 자체를 좌우합니다. 둘째,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상황에서 합법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무엇인지입니다. 셋째, 끝내 접촉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정상참작을 받을 수 있는 대체 수단이 있는지, 그리고 그 수단이 합의와 같은 효력을 갖는지입니다.

세 가지는 순서대로 작동합니다. 접촉 채널을 먼저 시도하고, 그것이 막히거나 무산되었을 때 비로소 대체 수단으로 넘어가야 진정성 있는 피해회복 노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대체 수단만 밟으면 "성의 없이 절차만 밟았다"는 인상을 남길 위험이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수사기관·피해자 변호사를 통한 합법적 접촉 채널 확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연락처를 직접 캐내려 애쓸 게 아니라 공적으로 열려 있는 통로부터 순서대로 두드리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담당 수사관·검사에게 합의 의사 전달을 서면으로 요청합니다.

경찰·검찰은 피해자의 연락처를 임의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피의자 측의 합의 의사와 연락 방법(변호인 연락처)을 피해자에게 전달해 주는 역할은 수행합니다. 담당 수사관에게 반성문·합의 의사 전달요청서를 제출하고, 피해자가 이를 받아 연락에 응할지는 피해자의 선택에 맡깁니다. 이 절차는 피해자에게 어떤 압박도 주지 않으면서, 문을 열어 두는 역할을 합니다.

2) 형사조정 회부를 신청합니다.

수사 중인 사건이라면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41조에 따라 검사에게 형사조정 회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관할 지방검찰청·지청에 설치된 형사조정위원회(같은 법 제42조)가 중립적인 제3자로서 양측을 연결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가해자가 피해자의 신상을 직접 알지 못해도 조정위원을 매개로 합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다만 피의자가 도주·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거나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한 경우, 불기소 사유가 명백한 경우(기소유예 사유는 제외)에는 형사조정에 회부되지 않는다는 점은 미리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3)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선임되어 있다면 그 변호인을 통해 협상합니다.

성폭력범죄 사건이라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7조에 따라 피해자에게 국선 또는 선임 변호사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변호인은 피해자를 대리해 합의·처벌불원 의사 등 소송행위 전반에 대한 포괄적 대리권을 가지므로, 가해자 측 변호인이 이 변호인과 직접 협상하면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전혀 노출되지 않은 채로 합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이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사선으로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동일한 방식이 통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접촉이 끝내 막힐 때 — 형사공탁 특례로 정상참작 받기


위 채널을 모두 시도했는데도 피해자가 연락 자체에 응하지 않거나, 애초에 법령상 신상이 비공개되어 접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활용하는 것이 형사공탁의 특례입니다.

1) 공탁법 제5조의2에 따라 인적사항 없이 공탁합니다.

공탁법 제5조의2 제1항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법령 등에 따라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 그 피해자를 위한 변제공탁(형사공탁)을 해당 형사사건이 계속 중인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공탁서에는 피해자의 이름·주소 대신 사건이 계속된 법원, 사건번호, 사건명, 조서·진술서·공소장 등에 기재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명칭을 적으면 됩니다. 즉 이름과 연락처를 몰라도 사건번호만 정확하면 공탁 자체는 가능합니다.

2) 공탁 통지는 인터넷 공고로 갈음되어, 신상 노출 없이 피해자에게 전달됩니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공탁자에 대한 공탁통지는 공탁관이 공탁신청 연월일·공탁소·공탁번호·공탁물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방법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이후 피해자가 공탁물을 수령하려면 사건번호·공탁번호와 본인의 성명·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된 법원·검찰 발급 증명서로 동일인임을 확인받는 절차(같은 조 제4항)를 거치므로, 절차의 공정성도 함께 확보되어 있습니다.

3) 다만 공탁이 곧 '합의'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폭행·과실치상처럼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서는, 공탁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처벌불원은 피해자 본인의 명시적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이 실무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반면 그 밖의 일반 형사사건에서는 상당한 금액의 형사공탁이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 중 범행 후의 정황, 즉 자발적인 피해회복 노력으로 평가되어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의 죄명이 반의사불벌죄인지, 그리고 공탁만으로 목표하는 결과(불처벌인지 양형 감경인지)를 얻을 수 있는지를 먼저 구분한 뒤 공탁 액수와 시점을 설계해야 합니다.


결론


피해자 연락처를 모른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을 불리하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상태에서 사적으로 신상을 캐내려는 시도는 새로운 위법 행위를 만들 뿐이고,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하면 정상참작의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내게 됩니다.

수사기관을 통한 의사 전달, 형사조정 회부, 피해자 변호인을 통한 협상, 그리고 끝내 접촉이 안 될 때의 형사공탁까지 — 이 절차들을 사건 초기부터 순서대로 밟아 두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연락처가 없어 막막하다면, 사건의 죄명과 단계에 맞는 접촉·공탁 전략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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