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부증여 해제, 등기 넘긴 뒤라도 부담 불이행이면 원상회복 청구할 수 있다
부담부증여 해제, 등기 넘긴 뒤라도 부담 불이행이면 원상회복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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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부증여 해제, 등기 넘긴 뒤라도 부담 불이행이면 원상회복 청구할 수 있다 

강대현 변호사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서 "대신 부모를 부양해라" 혹은 "증여받은 부동산의 대출금을 대신 갚아라"는 조건을 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다 넘겨준 뒤 수증자가 이 조건, 즉 부담을 이행하지 않을 때입니다. 많은 증여자가 "등기까지 넘겨줬으니 이제 와서 돌려받을 방법이 없다"고 체념하지만, 이는 부담 없는 순수한 증여에서나 통하는 이야기입니다. 부담부증여는 민법이 정한 별도 규정 때문에, 등기 이전 후라도 부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고 재산을 되돌려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부담부증여 해제가 일반 증여 해제와 무엇이 다른지, 어떤 요건을 갖춰야 등기까지 마친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부담부증여란 — 쌍무계약 규정이 함께 적용되는 이유

부담부증여란 증여를 받는 대신 수증자에게 일정한 급부를 이행할 의무, 즉 '부담'을 지우는 증여계약을 말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하면서 "부모를 부양하라", "증여받은 부동산에 걸린 대출금 5천만원을 대신 상환하라", "형제자매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라"는 조건을 붙이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겉보기에는 그냥 증여처럼 보이지만, 민법 제561조는 "상대부담있는 증여에 대하여는 본절의 규정외에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을 적용한다"고 정해, 부담부증여를 일반 증여와 다르게 취급합니다.

이 조항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합니다. 증여이지만 그 부담이 있는 범위 안에서는 매매나 도급 같은 쌍무계약에 적용되는 규정, 즉 동시이행항변권(민법 제536조)이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해제(민법 제544조)가 함께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순수한 증여는 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주는 계약이라 증여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민법 제555조·제556조처럼 제한적으로만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부담부증여는 수증자도 대가에 준하는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서 쌍무계약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므로, 부담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는 일반 계약의 채무불이행 해제 법리를 그대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바로 등기를 넘긴 뒤에도 되돌릴 수 있는지를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부담부증여는 민법 제561조에 따라 쌍무계약에 관한 규정이 함께 적용되므로, 부담을 이행하지 않으면 일반 채무불이행과 같은 방식으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등기까지 넘겼어도 되돌릴 수 있는 이유 — 일반 증여 해제와의 결정적 차이

일반적인 증여는 한 번 이행되면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민법 제555조는 서면으로 증여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 각 당사자가 이를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556조는 수증자가 증여자에게 범죄행위를 하거나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증여자가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런데 제558조는 이 두 조항에 따른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즉 부동산을 이미 넘겨준 뒤라면, 서면이 없었다거나 수증자가 배신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해제하더라도 이미 넘어간 소유권까지 되찾아올 수는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부담부증여의 부담불이행에 따른 해제는 이 원칙에서 벗어납니다. 대법원은 95다43358 판결(1996. 1. 26. 선고)에서, 조카뻘 되는 수증자에게 부양과 제사봉행을 조건으로 토지를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는데 수증자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안에서, 이 해제는 민법 제561조에 의해 쌍무계약 규정이 적용되는 결과 민법 제544조에 따른 채무불이행 해제이지 제555조의 해제가 아니므로, 제558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부담을 이행하지 않아 증여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는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더라도 그 이행 부분에 영향이 없다는 제558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원칙대로 원상회복의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부담부증여의 부담불이행 해제는 민법 제544조에 의한 채무불이행 해제로 취급되어 제558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등기를 이미 넘긴 뒤에도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95다43358).

해제의 요건 —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최고

부담불이행을 이유로 해제하려면 아무 때나 곧바로 해제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44조 본문은 "당사자 일방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부담부증여에서도 이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어, 증여자는 수증자에게 "언제까지 부담을 이행하라"는 최고를 먼저 해야 하고, 그 기간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아야 비로소 해제권이 발생합니다. 막연히 부양을 안 해줘서 서운하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이행을 요구했다는 사실과 그 기간이 지났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다만 수증자가 부담을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미리 명백히 밝힌 경우에는 최고 절차 없이 곧바로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44조 단서). 또한 부담의 성격상 증여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민법 제536조의 동시이행항변권도 함께 고려됩니다. 실무에서는 구두로 약속을 왜 안 지키느냐고 따지는 정도로는 나중에 최고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내용증명우편으로 이행기한을 특정해 최고하고, 그 기한이 지났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해제의 적법성을 다투지 않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실제 어떤 '부담'이 문제되나 — 유형별 적용

부담부증여에서 말하는 '부담'은 법에 정해진 목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증여계약에서 정한 구체적인 의무라면 무엇이든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흔히 다투어지는 유형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 부양·간병형 — 노부모를 모시거나 정기적으로 병원에 동행·간병하기로 한 경우(95다43358 사안 유형).

  • 채무인수·변제형 — 증여받은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의 피담보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해 갚기로 한 경우.

  • 생활비·용돈 지급형 — 증여자 또는 다른 형제자매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기로 한 경우.

  • 제사봉행·묘지관리형 — 조상의 제사를 모시거나 선산·묘지를 관리하기로 한 경우.

  • 사업·영업 승계 조건형 — 가업을 물려받는 대신 다른 상속인에게 정산금을 지급하거나 특정 채무를 부담하기로 한 경우.

이 유형들의 공통점은, 부담의 내용이 계약 당시 얼마나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었는지가 나중에 이행 여부를 다투는 분쟁의 핵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잘 모시겠다"는 식의 막연한 약속은 부양의 구체적 내용(동거 여부, 생활비 액수, 병원비 부담 범위 등)이 정해져 있지 않아 이행했는지 안 했는지를 판단하기 어렵고, 결국 부담부증여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원상회복의 범위와 한계 — 선의의 제3자 보호

부담불이행을 이유로 증여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민법 제548조 제1항 본문에 따라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합니다. 수증자는 증여받은 부동산에 마쳐진 자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고 부동산을 반환해야 하며, 이미 사용·수익한 부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정산 문제도 함께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원상회복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는 원상회복의무가 "제삼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수증자가 부담을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이미 팔아넘기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경우, 그 제3자가 부담부증여나 그 불이행 사실을 모른 채 거래했다면(선의) 증여자는 그 제3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나 근저당권 말소를 요구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증여자는 원물인 부동산을 돌려받는 대신, 수증자를 상대로 가액 상당의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부담불이행 정황이 뚜렷해진 시점에 처분금지가처분 같은 보전조치를 서둘러 검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은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수증자가 이미 선의의 제3자에게 처분한 부분에는 미치지 않는다(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 — 부담불이행이 확인되면 처분 전에 보전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해제할 수 있나 — 행사기간의 문제

민법 제556조 제2항은 수증자의 범죄행위나 부양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권은 "해제원인 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이 지나면 소멸한다고 명시적으로 기간을 제한합니다. 그런데 부담부증여의 부담불이행 해제는 앞서 본 대로 제556조가 아니라 제544조에 근거하는 채무불이행 해제이므로, 이 6개월이라는 제척기간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부담불이행을 알고도 오랜 기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면, 상대방으로서는 더 이상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갖게 되고, 이런 사정이 쌓이면 뒤늦은 해제권 행사가 신의칙상 실효의 원칙에 걸려 막힐 여지가 있습니다. 부담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이행을 최고하고 그래도 이행하지 않으면 비교적 이른 시점에 해제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분쟁을 막는 준비 — 부담의 특정과 이행 증거

부담부증여를 둘러싼 분쟁의 상당수는 애초에 부담이 있었는지,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자체를 놓고 다투는 데서 시작됩니다. 증여계약서를 작성할 때 부담의 내용, 이행 시기, 이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두어야 나중에 이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구두로만 "부모를 모시기로 했다"는 식의 약속은, 수증자가 나중에 그런 약속을 한 적 없다거나 순수 증여였다고 다투면 부담부증여 자체를 인정받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 부담의 내용·이행시기·이행방법을 증여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해 둘 것.

  • 부양형은 동거·생활비 송금·병원 동행 등 이행 정황을 자료로 남겨둘 것.

  • 채무인수형은 실제 변제내역(이체증빙)을 확보해 둘 것.

  • 이행최고는 내용증명우편으로, 기한을 명시해 보낼 것.

  • 부담불이행이 확인되면 처분금지가처분 등 보전조치를 신속히 검토할 것.

자주 묻는 질문

Q. 부담부증여도 서면 없이 구두로만 약속했다면 나중에 해제할 때 불리한가요?

A. 서면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해제하는 것은 민법 제555조에 따른 해제이고, 이 경우엔 제558조가 적용되어 이미 넘어간 등기는 되찾을 수 없습니다. 반면 부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는 제544조·제561조에 따른 별개의 해제이므로 서면 여부와 무관하게 등기 이전 후에도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지만, 부담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는 입증해야 하므로 구두 약속만 있었다면 그 존재를 다투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Q. 부담을 일부만 이행했다면 해제할 수 있나요?

A. 일부라도 이행이 이루어졌다면 전부 불이행과 같은 수준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어, 남은 부담의 비중과 전체 증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함께 고려해 해제 가부가 판단됩니다. 이행최고 기간을 정해 나머지 부담의 이행을 요구하고, 그래도 이행하지 않을 때 해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수증자가 이미 부동산을 제3자에게 팔았다면 돌려받을 방법이 없나요?

A. 그 제3자가 부담부증여나 불이행 사실을 몰랐던 선의의 제3자라면 민법 제54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그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어 부동산 자체를 되찾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수증자를 상대로 가액 상당의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는 방법은 남아 있습니다.

Q. 부담의 내용을 계약서에 명확히 적지 않았는데도 인정받을 수 있나요?

A.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정황 증거(대화 내용, 문자메시지, 실제 이행 정황 등)로 부담의 존재와 내용을 증명할 수 있다면 인정될 여지는 있습니다. 다만 입증 부담이 커지므로 애초에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해 두는 편이 분쟁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Q. 최고 없이 바로 해제할 수 있는 경우도 있나요?

A. 수증자가 부담을 이행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명백히 밝혔다면 민법 제544조 단서에 따라 별도의 최고 없이 곧바로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의사표시가 있었다는 사실도 명확히 입증해야 하므로, 가능하면 최고 절차를 거치는 편이 분쟁을 줄입니다.

Q. 해제 후 원상회복을 할 때 수증자가 낸 재산세나 수리비는 어떻게 되나요?

A. 원상회복은 원칙적으로 부동산 자체의 반환이 중심이지만, 그 과정에서 수증자가 지출한 필요비·유익비나 납부한 세금 등은 별도로 정산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정산 범위는 개별 사안의 지출 내역과 사용·수익 기간을 따져 판단해야 합니다.

맺음말

부담부증여는 겉으로는 증여이지만, 부담을 이행하지 않으면 일반 증여와는 다른 방식으로 해제되고 원상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계약입니다. 등기를 이미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제558조가 아니라 제544조가 적용되는 부담부증여만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다만 해제가 인정되더라도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최고, 부담 내용의 구체적 입증, 제3자 보호 문제 등 따져야 할 쟁점이 겹겹이 있어 실제 사건에서는 초기 대응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광교를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부동산을 조건부로 증여했다가 부담을 이행받지 못해 소유권이전등기말소를 다투는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만큼, 부담불이행 정황이 확인되는 시점부터 이행최고와 증거 확보를 서둘러 챙겨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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