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자 제명, 정당한 사유와 조합원 전원 일치 없으면 효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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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 제명, 정당한 사유와 조합원 전원 일치 없으면 효력이 없다 

강대현 변호사

동업 관계에서 한 명의 조합원이 업무를 게을리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반복하면, 나머지 동업자들은 그 사람을 조합에서 내보내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이제 그만 나가라"는 통보 한 장으로 동업자 지위를 박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은 조합원 제명에 정당한 사유와 나머지 조합원 전원의 일치라는 엄격한 요건을 두고 있고,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명은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동업자 제명이 유효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하는지, 어떤 경우에 제명 결의가 무효로 뒤집히는지 판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동업관계에서 벗어나는 두 갈래 — 임의탈퇴와 비임의 탈퇴

민법상 조합, 즉 동업 관계에서 조합원이 그 지위를 벗어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조합원 스스로의 의사로 나가는 임의탈퇴이고(민법 제716조), 다른 하나는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탈퇴로 처리되는 비임의 탈퇴입니다(민법 제717조). 임의탈퇴는 조합의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조합원의 종신까지 존속하기로 정한 경우 언제든 가능하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는 탈퇴할 수 없고, 존속기간을 정한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탈퇴가 허용됩니다.

비임의 탈퇴 사유는 민법 제717조가 열거하는데, 사망·파산·성년후견의 개시, 그리고 제명 네 가지입니다. 이 중 앞의 셋은 사건 자체로 자동 발생하는 사유지만, 제명만은 다른 조합원들의 의사결정을 거쳐야 성립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즉 제명은 나머지 조합원들이 특정 조합원을 조합관계에서 강제로 배제하겠다는 결정을 내려야 비로소 발생하는, 비임의 탈퇴 사유 중 유일하게 '사람의 판단'이 개입하는 절차입니다.

실제로 흔히 벌어지는 상황을 예로 들면, 세 명이 동업으로 매장을 운영하다가 한 명이 매출을 누락시키거나 업무를 방기하는 일이 반복되면 나머지 두 명은 자연스럽게 "저 사람을 조합에서 빼자"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만으로는 제명의 법적 효과가 생기지 않습니다. 법이 정한 요건, 즉 정당한 사유와 나머지 조합원 전원의 일치를 갖춰야 비로소 제명이 성립합니다.

제명은 사망·파산처럼 저절로 일어나는 사유가 아니라, 정당한 사유와 나머지 조합원 전원의 일치라는 법정 요건을 갖춰야 비로소 성립하는 비임의 탈퇴 사유다.

제명의 첫 번째 요건 —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민법 제718조 제1항은 "조합원의 제명은 정당한 사유있는 때에 한하여 다른 조합원의 일치로써 이를 결정한다"고 규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7다200702 판결은 이 기준을 분명히 밝혔는데, 특정 조합원이 동업계약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조합업무를 집행하면서 부정행위를 한 경우처럼 명백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이에 이르지 않더라도 그 조합원으로 말미암아 조합원들 사이에 반목·불화로 대립이 생기고 신뢰관계가 근본적으로 훼손되어 그 조합원이 계속 지위를 유지한다면 조합의 원만한 공동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까지도 정당한 사유에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신뢰관계 파탄을 이유로 한 제명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특정 조합원으로 인해 조합의 목적 달성에 방해가 계속되었는지와 그 정도, 제명 외에 다른 방해제거 수단이 있었는지, 조합계약의 내용과 존속기간·만료 여부, 그리고 제명에 이르게 된 전체 경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 번의 갈등이나 의견 차이만으로 정당한 사유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실무에서는 단순한 경영 방식에 대한 불만이나 성격 차이 정도로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면 조합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정산 요구를 계속 거부했거나, 업무를 방기해 조합 영업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한 경우처럼 구체적인 귀책사유가 확인된다면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조합의 목적 달성에 방해가 계속되었는지와 그 정도

  • 제명 외에 다른 방해제거 수단이 있었는지 여부

  • 조합계약의 내용, 존속기간과 만료 여부

  • 제명에 이르게 된 전체 경위

정당한 사유는 명백한 귀책사유뿐 아니라 신뢰관계의 근본적 파탄까지 포함하지만, 그 판단은 방해의 정도·다른 수단의 유무·제명에 이른 경위를 종합해 엄격하게 이뤄진다.

제명의 두 번째 요건 — 나머지 조합원 전원의 일치

민법 제718조 제1항의 "다른 조합원의 일치로써"라는 문언은 제명 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 전원이 예외 없이 동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수결이 아닙니다. 조합원이 5명이고 그중 4명이 찬성해도 나머지 1명이 반대하면, 그 1명이 아무리 지분이 작아도 제명 결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수 지분을 가진 조합원이라 해도 이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앞서 본 2017다200702 판결의 사안에서도 출자지분 5/7을 가진 조합원과 1/7을 가진 조합원이 함께 제명을 결의했는데, 이는 지분 비율이 커서가 아니라 제명 대상 조합원을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 전원이 뜻을 모았기 때문에 '일치' 요건 자체는 충족된 사안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진 부분은 일치 요건이 아니라 정당한 사유의 존부였다는 점에서, 일치 요건과 사유 요건은 각각 별도로 충족되어야 하는 독립된 관문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조합원이 2인뿐인 동업 관계에서는 제명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한 사람을 제명하면 남는 조합원이 1인뿐이어서, 애초에 2인 이상의 결합을 전제로 하는 조합관계 자체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제명이 아니라 임의탈퇴를 요구하거나 조합 해산 절차로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조합원 5인 중 1인을 제명하려면 나머지 4인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고, 1인이라도 반대하면 무효

  • 다수 지분권자라 해도 나머지 전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제명은 성립하지 않음

  • 조합원이 2인뿐인 경우 제명 개념 성립이 어려워 임의탈퇴·해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

'다른 조합원의 일치'는 다수결이 아니라 제명 대상자를 제외한 전원의 동의를 뜻한다 —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제명 결의는 성립하지 않는다.

제명은 통지해야 비로소 효력이 생긴다

민법 제718조 제2항은 "전항의 제명결정은 제명된 조합원에게 통지하지 아니하면 그 조합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정당한 사유와 전원 일치를 갖춰 내부적으로 제명을 결정했더라도, 그 사실을 제명 대상 조합원에게 통지해 도달시키지 않으면 그 조합원을 상대로 제명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실무적으로는 통지의 존재와 도달 시점이 분쟁 포인트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두로 "이제 조합원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만으로는 나중에 통지가 있었는지, 언제 도달했는지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달 시점을 객관적으로 남길 수 있는 내용증명우편 등의 방법을 활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통지가 도달하기 전까지는 제명 대상 조합원도 여전히 조합원 지위를 유지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 기간 동안의 손익분배나 업무집행 권한 역시 원칙적으로 인정되므로, 통지 절차 없이 곧바로 업무에서 배제하면 업무집행 방해나 손해배상을 둘러싼 별도의 분쟁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제명된 조합원의 지분은 어떻게 정산되나

제명은 민법 제717조 제4호가 정한 비임의 탈퇴 사유이므로, 지분 정산에는 민법 제719조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제1항은 탈퇴한 조합원과 다른 조합원 간의 계산을 탈퇴 당시의 조합재산상태를 기준으로 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탈퇴한 조합원의 지분을 출자의 종류와 상관없이 금전으로 반환할 수 있다고 정하며, 제3항은 탈퇴 당시 완결되지 않은 사항은 완결 후에 계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정산의 기준 시점은 원칙적으로 제명의 효력이 발생한 시점, 즉 통지가 도달한 시점의 조합재산 상태입니다. 부동산이나 설비처럼 현물로 출자했더라도 그 현물 자체를 반드시 돌려줄 필요는 없고 금전으로 환산해 반환할 수 있다는 점도 실무에서 자주 확인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미수금이나 미지급 채무처럼 정산 시점에 아직 확정되지 않은 항목은 나중에 확정된 뒤 계산해도 무방합니다. 다만 이 조항을 근거로 정산 자체를 무기한 미루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며, 제명된 조합원이 정산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실무상 드물지 않습니다.

판례로 본 제명 분쟁 — 전원 일치가 있어도 정당한 사유는 별도로 심사된다

앞서 소개한 대법원 2017다200702 판결의 사실관계를 조금 더 살펴보면, 갑·을·병 세 명의 의사가 기간을 정해 병원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동업계약을 맺으면서 출자지분을 갑 1/7, 을 5/7, 병 1/7로 정하고, 병원장인 을이 경영권을 갖기로 했습니다. 약정기간이 지난 뒤에도 계속 병원을 운영하다가 을이 동업계약 변경안을 제시했는데 갑이 이를 반대해 재계약이 불발됐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불화가 발생하자 을과 병이 갑에 대한 제명을 결의했습니다.

원심은 재계약이 체결되지 못한 것을 갑의 귀책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제명 결의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다수 지분권자들이 모두 동의한 변경안이 그간의 조합 운영 실적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보일 여지가 있다면, 갑으로서도 동업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재협의에 임해야 하고, 갑이 협의를 거부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신뢰관계가 파괴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

이 판결이 보여주는 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정당한 사유의 판단이 '누구의 잘못으로 협상이 깨졌는가'라는 표면적 사실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조합 운영 전체의 경위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나머지 조합원 전원이 일치해 제명을 결의했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사유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일치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정당한 사유는 법원에서 별도로, 그것도 상당히 엄격하게 심사됩니다.

전원 일치로 제명을 결의했다는 사실이 정당한 사유의 존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 두 요건은 법원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심사된다.

제명 대신 검토할 수 있는 실무 대안

정당한 사유와 전원 일치라는 두 요건을 모두 갖추기 어렵거나, 갖췄다고 해도 추후 소송으로 다투어질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제명을 강행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임의탈퇴 협상 — 문제된 조합원에게 스스로 탈퇴(민법 제716조)를 요청하고 지분 정산 조건을 협의해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 제명보다 분쟁 가능성이 낮음

  • 조합 해산청구 — 민법 제720조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각 조합원이 조합의 해산을 청구할 수 있음. 신뢰관계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의 최종 수단

  • 동업계약서 정비 — 제명 사유와 절차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미리 정해두면, 추후 분쟁이 생겼을 때 정당한 사유 판단의 기준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

특히 동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업무 범위, 자금 관리 방식, 의사결정 절차, 분쟁 발생 시 처리 방법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남겨두면, 실제로 제명이 문제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정당한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회계장부, 업무일지, 협의 경과를 담은 서면 등)를 갖추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합원이 3명인데 2명만 동의해도 제명이 유효한가요?

A. 제명 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조합원 전원이 동의해야 하므로, 3명 중 1명을 제명하려면 나머지 2명 모두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일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제명 결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Q. 정당한 사유 없이도 나머지 전원이 동의하면 제명할 수 있나요?

A. 전원 일치가 있어도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제명 결의는 효력이 없습니다. 판례상 정당한 사유는 명백한 귀책사유나 신뢰관계의 근본적 파탄 등으로 엄격하게 판단되며, 단순한 감정적 갈등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제명 통지를 받지 못했는데 이미 업무에서 배제됐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통지가 도달하지 않으면 제명은 그 조합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통지 전까지는 조합원 지위와 업무집행권 등을 계속 주장할 수 있습니다. 통지 없이 이루어진 배제 조치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2인이 동업하는 경우에도 한쪽이 다른 쪽을 제명할 수 있나요?

A. 조합원이 2인뿐인 상태에서 제명하면 조합원이 1인만 남아 조합관계 자체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제명보다 임의탈퇴 요구나 조합 해산 절차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Q. 제명된 조합원은 그동안의 지분을 어떻게 돌려받나요?

A. 민법 제719조에 따라 제명 당시의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출자의 종류와 상관없이 금전으로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 정산 시점에 확정되지 않은 사항은 나중에 완결된 뒤 계산할 수 있습니다.

Q. 제명이 무효라고 생각되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A. 정당한 사유나 전원 일치 요건이 흠결됐거나 통지가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제명 결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투는 쟁점에 따라 필요한 증거자료가 달라지므로 사전에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동업자 제명은 정당한 사유와 나머지 조합원 전원의 일치라는 두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하고, 그마저도 통지가 도달해야 비로소 효력이 생기는 절차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빠지면 제명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고, 제명됐다고 믿었던 조합원이 여전히 조합원 지위와 손익분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상태로 남습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전원이 동의했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고 제명을 밀어붙였다가, 정당한 사유 판단에서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해 제명 자체가 무효로 뒤집히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제명을 추진하기 전에 귀책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를 충분히 갖추고, 전원 일치와 통지 절차를 빠짐없이 밟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길입니다. 동업 관계 정리나 제명을 둘러싼 분쟁으로 고민이 있다면, 결의를 강행하기 전에 법률적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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