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에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고 나면 이수명령이나 수강명령이 함께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그 이행 자체를 가볍게 여기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재판이 끝났으니 다 마무리됐다고 생각하고 출석 통지를 미루거나 지정된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으면, 보호관찰소나 교정시설에서 먼저 경고가 나가고 그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또 불응하면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조항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형이 이미 확정된 뒤에 새로운 벌금이나 징역형을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이수명령 이행을 미루다가 뒤늦게 문제를 키우는 사례도 나옵니다. 이 글에서는 이수명령 불응이 어떤 절차를 거쳐 형사처벌로 이어지는지, 그 요건과 처벌 수위, 그리고 수강명령과 어떻게 다른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 이수명령 불응, 왜 별도 형사처벌로 이어지나
마약류사범에게 붙는 이수명령은 법원이 재량으로 붙이거나 빼는 가벼운 부수처분이 아닙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 제2항은 법원이 마약류사범에 대해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 200시간의 범위에서 재활교육 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병과할 수 있다"가 아니라 "병과하여야 한다"는 문언에서 알 수 있듯,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도 이를 빠뜨릴 수 없는 원칙적·필요적 처분입니다.
이 조항의 무게는 실제 판례에서도 확인됩니다. 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2도1266 판결은 이수명령 병과가 누락된 원심을 다루면서, 2020년 12월 4일 시행 이후 마약류를 투약·흡연·섭취한 사람에게는 이수명령이 원칙적으로 병과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법원조차 이를 누락하면 상고심에서 다시 다투어질 정도로 비중 있는 처분이라는 뜻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수명령을 받은 사람이 그 이행을 소홀히 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법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여기서 흔히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이수명령을 한 번 어겼다고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5조의2는 별도의 벌칙조항을 두고 있는데, 이 조항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순서대로 갖춰져야 합니다. 아래에서 그 요건과 처벌 수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5조의2 — 경고 후 재차 불응이라는 두 단계 요건
제65조의2는 "제40조의2제2항에 따라 이수명령을 부과받은 사람이 보호관찰소의 장 또는 교정시설의 장의 이수명령 이행에 관한 지시에 불응하여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또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고를 받은 후 재차 정당한 사유 없이 이수명령 이행에 관한 지시에 불응한 경우"에 적용된다고 명시합니다. 조문을 풀어보면 순서가 분명합니다. 먼저 이수명령 이행에 관한 지시에 불응하는 사실이 있어야 하고, 그에 따라 경고를 받아야 하며, 경고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지시에 불응해야 비로소 이 조항이 적용됩니다. 단 한 번의 결석이나 지시 불이행만으로 형사입건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처벌 수위는 애초에 이수명령이 어떤 형과 함께 병과되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실형과 병과된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벌금형과 병과된 경우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실형과 병과된 경우에는 벌금이 아니라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형기를 채우고 있는 사람이라도 이수명령을 소홀히 다루면 별도의 형사책임을 새로 지게 될 수 있습니다.
1단계 — 보호관찰소장 또는 교정시설장의 이수명령 이행 지시에 불응.
2단계 — 그 불응을 이유로 보호관찰법 또는 형집행법에 따른 경고 수령.
3단계 — 경고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재차 지시에 불응.
이수명령을 어겼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처벌되지 않는다 — 지시 불응, 경고, 경고 후 재차 불응이라는 세 단계가 순서대로 갖춰져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5조의2가 적용된다.
수강명령과 이수명령은 다르다 — 벌칙이 적용되는 대상
실무에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 수강명령과 이수명령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입니다. 제40조의2 제3항은 두 처분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수강명령은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경우 그 집행유예기간 내에서 병과되고, 이수명령은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 병과됩니다. 즉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에게는 수강명령이, 벌금형이나 실형을 받은 사람에게는 이수명령이 붙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제65조의2는 "제40조의2제2항에 따라 이수명령을 부과받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수강명령을 부과받은 사람이 그 지시를 어겼다고 해서 이 벌칙조항이 곧바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집행유예와 함께 수강명령을 받은 사람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 벌칙조항이 아니라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상 준수사항 위반 절차로 넘어갑니다. 보호관찰소장은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8조에 따라 먼저 경고할 수 있고, 그럼에도 사정이 개선되지 않으면 검사가 보호관찰소장의 신청을 받아 같은 법 제47조에 따라 법원에 집행유예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집행유예 기간 중 특별준수사항을 어긴 정도가 무겁다고 판단되어 집행유예 선고 자체가 취소된 사례도 실무에서 다뤄집니다.
결국 수강명령 위반과 이수명령 위반은 결과가 전혀 다릅니다. 수강명령을 어기면 유예됐던 징역형이 그대로 살아나 복역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수명령을 어기면 원래 받은 형과는 별개로 새로운 벌금이나 징역형을 추가로 받을 수 있습니다. 두 처분이 애초에 병과되는 형의 종류부터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입니다.
수강명령 위반은 집행유예 취소로, 이수명령 위반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5조의2에 따른 별도의 벌금·징역으로 이어진다 — 두 처분의 위반 결과가 다른 이유는 처음부터 병과되는 형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형과 병과된 경우 vs 벌금형과 병과된 경우 — 처벌 수위가 갈리는 예시
두 가지 상황을 나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먼저 마약 투약으로 징역형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이수명령이 함께 병과된 경우입니다. 이때는 교정시설의 장이 수용 중인 기간 동안 이수명령을 집행하고, 형기 내에 이를 마쳐야 합니다. 교정시설 내에서 지정된 프로그램 참여 지시에 불응해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고를 받고도 재차 불응하면, 제65조의2 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별도 형사책임이 발생합니다.
다음으로 마약 투약에 대해 벌금형이나 약식명령을 받으면서 이수명령이 병과된 경우입니다. 이때는 보호관찰소장이 집행을 맡고,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이수명령을 마쳐야 합니다. 벌금을 냈으니 사건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이수명령 출석을 미루다 보호관찰소로부터 경고를 받고, 그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출석하지 않으면 제65조의2 제2호에 따라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새로운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집행유예와 함께 병과된 수강명령 — 집행유예기간 내 이행, 위반 시 집행유예 취소 절차.
벌금형·약식명령과 병과된 이수명령 —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 이행, 위반 시 제65조의2 제2호(1천만원 이하 벌금).
실형과 병과된 이수명령 — 형기 내 이행, 위반 시 제65조의2 제1호(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경고는 어떻게 이뤄지나 — 보호관찰소·교정시설의 절차
이수명령의 집행 주체는 병과된 형의 종류에 따라 다릅니다. 제40조의2 제6항에 따라 집행유예나 벌금형과 병과된 경우에는 보호관찰소의 장이, 징역형 이상의 실형과 병과된 경우에는 교정시설의 장이 집행을 맡습니다. 다만 실형과 병과된 이수명령을 다 마치기 전에 석방이나 가석방되거나 미결구금일수 산입 등의 사유로 형을 집행할 수 없게 되면, 남은 이수명령은 보호관찰소의 장이 이어받아 집행합니다.
경고 절차의 근거는 제40조의2 제9항에 따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에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을 준용하는 데서 나옵니다. 보호관찰소장이 집행하는 경우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38조가 그 근거로, 대상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했거나 위반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준수사항의 이행을 촉구하고 형의 집행 등 불리한 처분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교정시설 내에서 이수명령을 이행 중인 경우에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고 절차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지정된 교육 일정에 불출석하거나 프로그램 참여를 거부하는 일이 반복되면, 담당 기관이 먼저 서면 등으로 지시를 내리고 이를 어기면 경고를 발부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경고를 받은 뒤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지시에 불응한 사실이 확인되어야 비로소 형사입건 여부가 검토됩니다. 경고 단계에서 사정을 소명하고 나머지 이수 과정을 성실히 마치면 형사처벌 국면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당한 사유는 무엇으로 인정되나 — 실무에서 다투는 지점
제65조의2가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재차 불응한 경우입니다. 이 문구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질병으로 입원해 지정된 일정에 출석할 수 없었거나, 천재지변·교통두절처럼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던 경우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단순히 바빠서 미뤘다거나 통지를 받고도 깜빡했다는 식의 사정은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실무의 설명입니다.
구조상 불응이라는 사실관계 자체는 담당 기관이 기록과 통지 내역으로 뒷받침하고, 그 불응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대상자 쪽에서 구체적인 자료로 소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서, 입원확인서, 출석이 불가능했던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경고 단계에서부터 미리 제출해 두는 쪽이, 재차 불응으로 몰려 형사입건되는 상황을 피하는 데 유리합니다. 경고를 받은 시점에 아무 대응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이 가장 위험한 태도입니다.
정당한 사유로 다퉈볼 여지가 있는 경우 — 입원·수술 등 의료적 사유, 천재지변·교통두절 등 불가항력.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 — 단순 착오, 일정 미확인, 개인 사정으로 인한 반복적 불출석.
소명 시 준비할 자료 — 진단서·입원확인서 등 객관적 증빙, 담당 기관에 보낸 사전 연락 내역.
경고를 받은 즉시 사정을 서면으로 소명하고 남은 이수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
이수명령 불이행이 부르는 또 다른 결과 — 재범 판단과 양형에 미치는 영향
이수명령 불응이 제65조의2에 따른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라도, 이행을 소홀히 했다는 사실 자체가 그냥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마약 사건은 재범 여부와 교화 의지가 양형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범죄군에 속하는데, 법원이 이미 부과한 재활교육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후 다른 마약 사건이 생겼을 때 재범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부정적 요소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수명령 불응으로 제65조의2에 따라 별도의 벌금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으면, 그 자체가 새로운 전과로 남습니다. 이후 또 다른 마약 관련 사건에 연루될 경우, 이 전과는 초범 여부를 가르는 데 영향을 미치고 양형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수명령을 단순한 행정절차로 가볍게 넘길 것이 아니라, 형사책임과 향후 재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절차로 받아들이고 성실히 이행하는 편이 여러모로 유리합니다.
이수명령 불이행은 그 자체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이후 재판에서 재범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불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수명령 일정에 한 번 빠졌다고 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나요?
A. 아닙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5조의2는 지시 불응, 그에 따른 경고, 경고 후 정당한 사유 없는 재차 불응이라는 세 단계가 모두 갖춰져야 적용됩니다. 한 번의 결석만으로 곧바로 형사입건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Q. 집행유예와 함께 받은 수강명령을 어기면 이 조항으로 처벌받나요?
A. 아닙니다. 제65조의2는 이수명령을 부과받은 사람만을 대상으로 하고, 수강명령 위반은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상 준수사항 위반 절차를 거쳐 집행유예 취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처분은 위반 시 결과가 서로 다릅니다.
Q. 벌금형을 이미 냈는데 이수명령을 미뤄도 괜찮은가요?
A. 벌금 납부와 이수명령 이행은 별개입니다. 벌금형이나 약식명령과 병과된 이수명령은 형 확정일부터 6개월 이내에 마쳐야 하고, 이를 미루다 경고를 받고도 재차 불응하면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새로운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교정시설에서 복역 중에도 이수명령 불응이 문제되나요?
A. 그렇습니다. 징역형 이상의 실형과 병과된 이수명령은 교정시설의 장이 집행하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경고 후 재차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제65조의2 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Q.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어떻게 소명하나요?
A. 입원확인서나 진단서처럼 출석이 불가능했던 사정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를 경고를 받은 시점부터 담당 기관에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단순히 바빴다거나 통지를 잊었다는 사정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Q. 이수명령을 다 마치지 못하면 이후 재판에도 영향이 있나요?
A.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재활교육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후 다른 마약 사건에서 재범 위험성을 뒷받침하는 불리한 요소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새로 벌금이나 징역형을 받으면 그 자체가 전과로 남는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맺음말
마약 사건에서 이수명령은 재판이 끝나면 잊어도 되는 부수적인 절차가 아니라, 지키지 않으면 별도의 형사책임으로 되돌아오는 독립적인 의무입니다. 지시 불응, 경고, 경고 후 재차 불응이라는 세 단계 요건과 그에 따른 처벌 수위, 그리고 수강명령과 이수명령이 위반 시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불필요한 형사책임을 피할 수 있습니다.
경고를 받은 시점이 가장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이 단계에서 사정을 소명하고 남은 일정을 조율하면 형사처벌 국면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아무 대응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면 벌금이나 징역형이라는 새로운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수원지검이나 안산 등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마약 사건 이후 이수명령 이행 문제로 다시 형사입건되는 사례가 꾸준히 나오는 만큼, 경고를 받았다면 미루지 말고 가능한 빨리 사정을 정리해 대응하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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