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유한) 안팍 백도현 변호사입니다.
미성년자와 SNS나 오픈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다가 성착취목적대화 혐의로 신고됐다는 상담을 받다 보면 당사자가 가장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을 받은 것도 없고, 돈을 준 것도 없으며 실제 성관계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채팅 몇 마디만으로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실제 만남까지 이어졌는지가 반드시 출발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수사기관이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두 사람이 채팅창에서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입니다.
상대방 나이를 언제 알았는지가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상대방이 미성년자라고 밝히고 대화를 시작한 경우가 있는 반면, 성인인 줄 알고 대화하다가 중간에 나이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상황을 똑같이 볼 수는 없습니다.
가령 상대방이 자신을 스무 살이라고 소개했고 그 말을 믿고 대화를 나누다가 나중에서야 실제 나이를 알게 됐다면, 나이를 알기 전과 후의 대화 내용을 구분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프로필이나 대화에서 학생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상대방이 직접 나이를 이야기했는데도 성적인 대화를 계속했다면 문제가 커집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을 검토할 때는 전체 채팅을 한꺼번에 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나이를 알게 된 시점을 먼저 찾습니다.
그 전과 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를 나눠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야한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내릴 수도 없습니다
성착취목적대화 사건이라고 해서 성적인 표현이 포함된 모든 대화가 똑같이 처벌 받는 것은 아닙니다.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한 목적이나 성착취물을 제작하기 위한 목적 등 법에서 정한 목적이 있었는지, 그러한 목적 아래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했는지 등 구체적인 구성요건을 살펴봐야 합니다.
따라서 실제 채팅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단순히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은 것인지, 특정한 신체 사진을 요구했는지, 성적인 행동을 촬영해 보내달라고 했는지, 실제 만남을 전제로 대가를 제시했는지 등 대화의 내용과 흐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몇 개의 문장만 떼어놓으면 상당히 다르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에게 유리한 메시지만 골라서 설명하기보다 대화가 시작된 부분부터 끝난 부분까지 전체적인 맥락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난으로 한 말입니다”라는 말은 통하지 않습니다.
친해져서 장난을 친 것뿐이고 실제 사진을 받을 생각도, 만날 생각도 없었다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 당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중요한 쟁점입니다.
다만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당사자의 주장만 듣고 당시 의도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결국 채팅에 남아 있는 내용을 통해 판단하게 됩니다.
한 차례 농담처럼 나온 표현인지, 상대방이 거절한 이후에도 같은 요구를 반복했는지, 구체적인 장소나 날짜를 이야기했는지, 사진을 보내면 돈이나 선물을 주겠다고 했는지 등 앞뒤 정황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할 생각은 없었다”는 입장이라면 대화 내용과 모순되지 않게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상대방이 먼저 성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면 괜찮을까요?
상대방이 먼저 성적인 질문을 했거나 사진을 보내겠다고 제안했다는 이유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먼저 대화를 시작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책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어떤 대화를 이어갔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대화 원본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누가 먼저 말을 꺼냈는지뿐만 아니라 그 뒤 서로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방을 지워버리는 것부터 하지 마십시오
신고 이야기를 듣자마자 겁이 나서 채팅방이나 SNS 계정을 삭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 마세요.
이미 상대방이 대화를 캡처해 제출했을 수도 있고 플랫폼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관련 자료가 확보되는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대화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나이를 처음 알게 된 메시지나 대화의 앞뒤 맥락처럼 당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부분도 없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에서 연락을 받았다면 먼저 남아 있는 대화를 보존하고 처음부터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세 가지만 따로 표시해보십시오.
상대방의 나이를 처음 알게 된 시점.
성적인 내용의 대화가 시작된 시점.
사진·영상 또는 실제 만남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온 시점.
이 세 지점을 잡아놓으면 사건의 흐름이 훨씬 분명해집니다.
성착취목적대화 사건은 “실제로 만나지 않았으니 괜찮다”거나 반대로 “성적인 말을 했으니 무조건 처벌된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목적으로 대화를 했는지,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실제 어떤 표현을 어느 정도 반복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기억에 의존해 해명부터 준비하기보다는 실제 채팅 내용과 자신이 기억하는 상황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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