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으로 신고당했다면, 진술서 쓰기 전에 이 글부터 읽으세요
학교폭력으로 신고당했다면, 진술서 쓰기 전에 이 글부터 읽으세요
법률가이드
소년범죄/학교폭력

학교폭력으로 신고당했다면, 진술서 쓰기 전에 이 글부터 읽으세요 

안영림 변호사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면 사안은 ① 학교 접수 → ② 전담기구·전담조사관 사안조사 → ③ 학교장 자체해결 또는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부 → ④ 심의위원회 조치 결정 → ⑤ 학생부 기재 및 불복절차(행정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다섯 단계 중 가해 학생 측의 결과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시점은 두 번째 단계, 즉 최초 진술서를 작성하는 순간입니다. 진술서는 한 번 제출되면 되돌릴 수 없고, 심의위원회는 그 진술서를 기준으로 판단하며, 행정심판은 다시 그 심의위원회 기록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절차는 형사절차와 별개이지만 병행될 수 있으므로, 진술서를 쓰기 전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저는 검사로 10년간 근무하며 소년사건을 다뤘고, 현재는 형사전문변호사로서 다수의 학교폭력 사안을 대리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진술서를 읽으며 내린 결론은, 초기에 작성된 진술서 한 장이 조치 수위를 결정하는 일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그 경험을 기준으로, 진술서를 쓰기 전에 알아야 할 것부터 행정심판까지 단계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처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는 즉시 학교장에게 보고하고, 관련 학생의 보호자에게 사안 접수 사실을 통보합니다. 이와 함께 학교장은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해 가해 관련 학생과 피해 학생을 즉시 분리할 수 있는데(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 제1항 단서), 분리 기간은 시행령상 최대 7일입니다.

​

이 단계에서 가해 학생 측이 흔히 하는 실수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피해 학생이나 그 보호자에게 직접 연락해 사과하거나 해명하려는 것입니다. 의도가 선의라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접촉·협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심의위원회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기록됩니다.

둘째, 학교의 연락을 받고 당황해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며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 학교 담당 교사는 조사 기관이지 판단 기관이 아닙니다. 이 시점에는 사안 개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어떤 행위가 문제 되고 있는지를 서면으로 요청해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이 단계에서 준비할 것

  • 학교로부터 통보받은 신고 내용(일시·장소·행위 유형)을 그대로 메모

  • 자녀와 차분하게 대화해 사실관계를 시간 순서로 정리(유도질문 금지)

  •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 통화 기록 등 관련 자료 삭제 없이 보존

  • 피해 학생 측과의 직접 접촉 자제


학교폭력 진술서, 쓰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사안조사는 학교 전담기구가 담당하며, 2024년 3월부터는 교육청 소속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조사에 참여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관련 학생은 진술서(확인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진술서가 심의위원회에 그대로 제출되는 핵심 자료입니다. 이 글의 제목이 "진술서 쓰기 전에 읽으세요"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진술서는 보통 학교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써 보라"는 식으로 갑작스럽게 요구되고, 학생은 부모와 상의할 틈도 없이 그 자리에서 작성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급하게 쓴 몇 줄이 심의위원회 기록의 출발점이 되고, 행정심판과 경찰 조사에서까지 반복해서 인용됩니다. 학교에서 진술서 작성을 요구받았다면, 보호자와 상의한 뒤 작성하겠다고 요청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

사안을 맡아 처리하다 보면, 조치 수위를 가르는 것은 사건 자체보다 진술의 일관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최초 진술서에서 "장난이었다"고 썼다가 심의위원회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바꾸면, 위원들은 나중 진술을 믿지 않습니다. 반대로 최초 진술서에서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다툴 부분은 명확히 구분해 두면, 심의위원회는 그 틀 안에서 판단합니다.

​

진술서 작성 원칙

  • 사실과 의견을 분리해서 쓴다. "밀었다"(사실)와 "장난이었다"(평가)를 섞지 않는다.

  • 기억나지 않는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쓴다. 추측으로 채우지 않는다.

  • 상대방의 선행 행위(먼저 시비를 건 사실, 쌍방 다툼 여부)가 있다면 반드시 기재한다. 나중에 추가하면 '변명'으로 취급된다.

  • 진술서 사본을 반드시 확보한다.

​

이 단계가 변호사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술서는 한 번 제출되면 되돌릴 수 없고, 형사절차가 병행될 경우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내용을 기준으로 질문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학교장 자체해결과 심의위원회 회부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사안조사가 끝나면 학교는 해당 사안이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검토합니다.

​

학교폭력예방법 제13조의2 제1항에 따라 다음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하고 피해 학생과 그 보호자가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만 자체해결이 가능합니다.

1. 2주 이상의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요하는 진단서를 발급받지 않은 경우

2. 재산상 피해가 없거나 즉각 복구된 경우

3. 학교폭력이 지속적이지 않은 경우

4.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 진술, 자료제공 등에 대한 보복행위가 아닌 경우

​

자체해결로 종결되면 학생부에 기재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해 학생 측 입장에서는 이 단계에서 피해 회복과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직접 접촉은 위험하므로, 학교 담당 교사나 대리인을 통해 사과 의사와 피해 회복 방안을 전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자체해결 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피해 학생 측이 심의를 원하면 사안은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교폭력예방법 제12조)로 넘어갑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심의위원회는 통상 사안 접수 후 수 주 내에 열리며, 관련 학생과 보호자는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위원회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 등을 기준으로 조치를 결정합니다.

​

심의위원회 출석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면 의견서

구두 진술은 긴장하면 흐트러집니다.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 다투는 부분과 인정하는 부분,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을 정리한 의견서를 사전에 제출하면 위원들이 그 문서를 기준으로 질문합니다.

2. 반성과 재발 방지 자료

상담 기록, 학교 생활 태도에 관한 교사 확인서, 자녀가 직접 쓴 반성문 등입니다. 다만 사실관계를 다투면서 동시에 반성문을 내면 모순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어떤 부분에 대해 반성하는지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3. 피해 학생 측과의 화해 여부

화해가 이루어졌다면 그 경위와 내용을 정리한 자료를 준비합니다. 화해 시도 중이라면 그 노력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4. 출석 시 태도

보호자가 자녀를 대신해 변명하거나 피해 학생을 비난하는 발언은 조치 수위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위원회에서 보호자의 역할은 자녀의 진술을 보완하고 재발 방지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는 어떤 것이 있고 학생부에는 어떻게 기재되나요?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은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다음 9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

조치 결과는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됩니다. 2024년 3월 1일 이후 신고된 사안부터는 6호(출석정지)·7호(학급교체)·8호(전학) 조치의 학생부 기록 보존기간이 졸업 후 4년으로 연장되었고, 대학 입시에서도 학교폭력 조치 사항이 반영되는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1호부터 3호까지의 조치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1회에 한해 기재가 유보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보면, 4호 이상과 3호 이하의 경계, 그리고 5호 단독과 6호 이상의 경계가 학생의 진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큽니다. 이 경계를 결정하는 요소가 앞서 말씀드린 진술의 일관성과 반성·화해 노력입니다.


심의위원회 조치에 불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심의위원회의 조치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의2에 따라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행정심판법상 청구 기간은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이며,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불복절차는 심의위원회 기록을 기준으로 진행됩니다. 심의위원회에서 제출하지 않은 주장이나 자료를 행정심판에서 처음 내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불복까지 염두에 둔다면 심의위원회 단계에서 기록을 충실히 남겨야 합니다.

조치의 집행을 미루려면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해야 하며, 행정심판 청구만으로 조치 집행이 자동으로 정지되지는 않습니다.


학교폭력 신고와 별도로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나요?

학교폭력예방법 절차와 형사절차는 별개입니다. 피해 학생 측이 경찰에 고소하면 폭행·상해·모욕·명예훼손·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으로 별도 수사가 진행됩니다.

  • 만 14세 이상 : 형사미성년자가 아니므로 형사처벌 대상이며, 소년법에 따라 소년보호처분으로 송치될 수도 있습니다.

  •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촉법소년) :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소년법상 보호처분 대상입니다.

​

검사로 소년사건을 처리하면서 가장 많이 본 상황은, 학교 진술서에서 이미 불리하게 정리된 사실관계가 경찰 조사에서 그대로 인용되는 경우였습니다. 학교 절차가 '학교 안의 일'이라고 가볍게 대응하면 형사절차에서 그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두 절차를 함께 보는 시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학교폭력 신고 초기부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교폭력 사안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심의위원회 출석 대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시점은 최초 진술서를 작성하기 전입니다.

​

1. 진술의 방향 설정​ —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처음부터 구분하면 이후 모든 절차에서 일관성이 유지됩니다.

2. 증거 보존과 정리​ — 메시지, 영상, 목격자 진술 등 유리한 자료를 조사 단계에서 제출해야 심의위원회 기록에 남습니다.

3. 피해 학생 측과의 소통 창구 — 직접 접촉의 위험 없이 사과와 피해 회복 의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4. 형사절차와의 연계 — 고소가 병행될 경우 학교 절차와 경찰 조사의 진술을 정합적으로 관리합니다.

5. 불복절차 대비 — 행정심판·소송까지 고려한 기록 관리가 가능합니다.

​

학교폭력 사안은 결과가 나온 뒤에 뒤집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제출된 기록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정심판은 그 심의위원회 기록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접수부터 행정심판까지 모든 단계가 결국 최초 진술서 한 장으로 연결됩니다. 자녀가 학교폭력으로 신고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면, 진술서를 쓰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안영림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