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안정제 몇 알 지인에게 준 것도 향정 수수인가요
사건 개요
불안장애나 불면증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가까운 지인이 비슷하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별생각 없이 자신이 가진 약을 몇 알 나눠주는 일이 실제로 자주 벌어집니다.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팔려고 한 것도 아니라 그저 도와주려던 마음이었을 뿐인데, 훗날 그 지인이 다른 일로 수사를 받으면서 통신기록이나 대화 내용을 통해 그 정황이 드러나 본인도 함께 조사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은 약이고, 돈도 안 받았는데 이게 무슨 범죄냐"며 억울해합니다. 처방약을 합법적으로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과, 그 약을 타인에게 건네는 행위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신경안정제도 성분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고,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은 대가를 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수수' 자체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몇 알이라도, 무상으로 건넸다 하더라도 향정신성의약품 수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처벌의 무게는 어떤 향정신성의약품인지, 양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경위였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그 약물이 향정신성의약품 중 어느 등급(가목~라목)에 해당하는지입니다(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 등급에 따라 적용되는 벌칙 조문과 법정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 행위가 유상 매매인지 무상 제공(수수)인지이며, 셋째는 수량과 횟수—1회 소량인지,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는지—입니다. 넷째는 원래 소지가 합법이었는지, 즉 자신의 처방약을 가지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은, 넷째 요소가 면책 사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처방받아 소지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그 약을 타인에게 넘기는 순간 소지와는 별개의 새로운 범죄가 성립합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래 내 약이었다"는 데만 집중해 진술하면,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향정신성의약품의 등급과 '수수'의 법적 의미부터 정확히 짚기
이 유형의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 전에 사건에 적용되는 법적 틀을 정확히 세우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성분과 지정 등급을 먼저 확인합니다.
흔히 신경안정제로 불리는 디아제팜, 알프라졸람 등 항불안제 성분은 대부분 향정신성의약품 라목(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제3호라목)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필로폰과 같이 가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나 나·다목 향정과는 법정형이 크게 다르므로, 처방받은 약의 정확한 성분명과 지정 등급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2) '수수'는 대가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사건 초기에 정리합니다.
같은 법 제4조제1항제1호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의 소지, 수수, 매매, 제공 등을 나란히 금지행위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수수(授受)는 대가의 유무를 가리지 않고, 무상으로 건네는 것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돈을 안 받았으니 죄가 안 된다"는 방향으로 진술하면 오히려 신빙성을 잃습니다. 대신 무상으로, 영리 목적 없이, 순수하게 도와주려는 의도였다는 사실관계를 처음부터 일관되게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이는 처벌 면제 사유는 아니지만, 뒤에서 볼 양형에서는 결정적 감경 요소가 됩니다.
3) 실제 적용될 벌칙 조문을 확인합니다.
라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수는 같은 법 제61조제1항제5호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나·다목 향정(제60조제1항제2호,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나 가목 향정인 필로폰류보다 법정형이 뚜렷하게 낮습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파악해 두어야 실제 처벌 가능성과 대응 방향을 현실적으로 가늠할 수 있고, 막연한 불안에 휩싸여 잘못된 진술을 하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기소유예·선고유예를 이끌어내기 위한 양형자료 준비
라목 향정신성의약품의 소량·무상 수수는 실무상 초범이라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상당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저절로 주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관련 자료를 얼마나 갖추었는가에 좌우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처방과 진료의 경위를 증명합니다.
본인이 정신과 등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아 소지하고 있었다는 진료기록·처방전·약국 조제내역을 확보합니다. 애초에 불법으로 구한 약이 아니라는 사실은 수수 자체의 죄책을 없애지는 못하지만, 범행의 배경이 범죄적 의도가 아니라 지인의 상태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시작됐음을 뒷받침하는 핵심 자료입니다.
2) 제공 경위와 수량을 구체적으로 재구성합니다.
몇 알을, 언제, 어떤 사정으로 건넸는지, 반복적인 거래가 아니라 1회성 무상 제공이었는지를 문자메시지·대화 내용 등을 통해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검찰과 법원은 상습성·영리 목적의 유무를 가장 중요하게 보므로, 단발성·무상·소량이라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뒷받침되면 정식 기소보다 약식기소나 기소유예로 이어질 여지가 커집니다.
3) 재발 방지와 반성의 정황을 갖춥니다.
필요하다면 정신건강 상담이나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 이수 확인서를 받아두고, 지인이 그 약을 오남용하지 않고 단순 복용 후 폐기했는지 등 사후 정황도 확인해 둡니다. 초범이고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소명되면, 수사기관과 법원이 재량을 행사할 여지가 그만큼 넓어집니다.
결론
신경안정제를 지인에게 몇 알 나눠준 것도, 돈을 받지 않았더라도 향정신성의약품 수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무상이었으니 죄가 안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대응의 방향을 잘못 잡게 됩니다.
다만 흔히 신경안정제로 불리는 성분은 대부분 향정신성의약품 중 상대적으로 법정형이 낮은 라목에 해당하고, 무상·소량·1회성이라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뒷받침되면 기소유예나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그 결과는 조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와 자료를 얼마나 정확히 정리해 두었는가에서 갈리므로, 지금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통지를 받으셨다면 진술 방향을 정하기 전에 먼저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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