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여러 병원 돌며 맞았는데 상습 투약 기준이 뭔가요
사건 개요
수면 내시경이나 피부 시술을 받으면서 프로포폴을 맞아 온 분들 중에는, 한 병원만 다닌 게 아니라 시기를 달리해 여러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온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여러 병원을 이용한 기록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통해 한꺼번에 조회되면서 시작됩니다. 각 병원은 개별적으로 정상 진료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사기관은 그 기록을 모두 모아 놓고 "여러 병원을 돌며 맞은 것 자체가 상습성의 증거"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일이 많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은 "병원마다 정식으로 처방받고 맞았는데 왜 상습이냐", "몇 번 맞은 걸로 습관처럼 맞았다고 하는 게 맞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여기서 갈리는 것은 단순한 사용 사실이 아니라, 그 사용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상습'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상습이 인정되면 형이 최대 절반까지 가중되기 때문에, 이 하나의 판단이 실형과 집행유예, 벌금형을 가르는 분수령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러 병원을 다녔다는 사실 자체가 자동으로 '상습'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상습은 단순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범죄를 반복하여 저지르는 습벽'이 실제로 인정되는지의 문제이고, 이는 투약의 횟수·기간·방법과 그에 이르게 된 경위를 종합적으로 따져야 드러납니다. 다만 여러 병원을 이용한 경위가 오남용을 감추기 위한 계획적 행위로 비칠수록 그 판단은 불리해지므로, 이 지점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각 병원에서의 투약이 애초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1조 제1항이 정한 무허가 사용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정당한 처방에 따른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지입니다. 둘째, 같은 법 제61조 제2항이 정한 '상습'이 인정되는지입니다. 이 조항은 별도의 범죄가 아니라, 반복하여 범행을 저지르는 습벽이 확인될 때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는 규정입니다. 셋째, 여러 병원을 이용한 경위가 오남용을 회피하려는 계획적 행위로 보이는지, 아니면 진료 연속성이 끊기거나 거주지 이동 등 우연한 사정으로 병원을 옮긴 것으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넷째, NIMS 보고 기록·진료기록·처방전 등 객관적 자료로 실제 투약 횟수·간격·기간을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기본범죄 성립 여부가 흔들리면 상습 여부를 다툴 필요조차 없어지고, 반대로 기본범죄는 인정되더라도 습벽의 정도를 데이터로 낮추면 가중의 폭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승패는 "여러 병원에 다녔다"는 인상적인 사실이 아니라, 그 이력을 어느 쪽 데이터로 채우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상습' 프레임을 데이터로 되돌리기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여러 병원을 돌며 상습적으로 맞았다"는 서술은 그 자체로는 증거가 아니라 하나의 해석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그 해석을 뒷받침하는 원자료로 돌아가 다음 순서로 다시 구성합니다.
1) NIMS 투약보고와 각 병원 진료기록을 전부 확보해 투약의 실제 맥락을 재구성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취급의료업자와 마약류소매업자에게 투약 사실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하도록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제2항). 이 보고에는 투약받은 환자와 시술 목적이 함께 남습니다. 프로포폴은 단독으로 투약하는 것이 아니라 시술·수술·진단 목적의 진정 또는 전신마취 유도·유지 목적으로만 쓰도록 되어 있으므로, 각 병원 방문이 수면 내시경이나 피부 시술 등 실제 의료행위에 결합된 것이었는지를 진료기록으로 확인합니다. 시술과 결합된 정상 투약이 대부분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오남용 목적의 단독 투약이 반복됐다'는 상습성 프레임 자체가 흔들립니다.
2) 투약 간격과 총량을 표로 정리해 '반복성'의 실체를 따집니다.
상습성은 몇 개 병원을 다녔는지가 아니라, 투약이 얼마나 짧은 간격으로, 얼마나 오랜 기간에 걸쳐, 얼마만큼 누적됐는지로 판단됩니다. 수사기관이 병원 숫자만 나열해 인상을 만들 때, 변호인은 병원별 방문일과 투약량을 시계열로 정리해 실제 간격을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짧은 기간 안에 소수 병원에서 몇 차례 투약받은 것과, 장기간에 걸쳐 다수 병원을 옮겨 다니며 누적 투약한 것은 습벽의 정도에서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이 표는 상습 여부를 다투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자료입니다.
3) 동종 전력과 수사 경력의 유무를 확인해 상습 추정을 차단합니다.
상습 가중은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에게도 인정될 수 있지만, 동종 전력이 전혀 없고 투약 횟수·총량이 제한적이라면 '반복하여 범행을 저지르는 습벽'이라고 부를 만한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이 경우 초범이라는 사실과 투약 총량의 제한성을 함께 제시해, 상습을 전제로 한 가중 적용 자체를 다투는 것이 첫 번째 방어선이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상습이 다투어지는 국면에서도 처분의 마지막 단계까지 관리하기
사실관계를 다 정리해도 상습성이 일부 인정될 수 있는 사건이 있습니다. 이럴 때 포기할 것이 아니라, 처분의 각 단계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것을 끝까지 챙기는 것이 결과를 바꿉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습벽의 '정도'를 다시 다투어 가중의 폭을 최소화합니다.
같은 법 제61조 제2항의 가중은 2분의 1까지로 정해져 있을 뿐, 반드시 그 상한까지 가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습벽이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가 약하다는 점—예컨대 병원을 옮긴 데에 진료 연속성 단절 등 납득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 투약 목적이 대부분 실제 시술에 결부돼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실제 적용되는 가중의 폭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마약류 중독 판별검사와 치료보호 연계를 조사 초기부터 준비합니다.
같은 법 제40조는 마약류 사용자에 대해 중독 여부 판별검사를 거쳐 치료보호를 받게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조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스스로 판별검사를 신청하고 치료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이면, 이는 단순한 선처 호소가 아니라 재범 우려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가 되어 최종 처분 단계에서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데 유의미하게 작용합니다.
3) 정식기소 이전 단계의 대안적 처분 가능성을 함께 검토합니다.
상습성 다툼의 결과가 완전히 정리되기 전이라도, 투약 총량·기간, 초범 여부, 치료 이력 등을 종합해 정식기소가 아닌 약식절차나 조건부 처분으로 갈 여지가 있는지를 함께 검토합니다. 이 판단은 사건 초기, 즉 진술과 자료가 아직 굳어지지 않은 시점에 준비할수록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결론
여러 병원을 다녔다는 사실은 눈에 띄는 인상을 만들지만, 그것이 곧 '상습'과 같은 말은 아닙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정한 상습 가중은 반복하여 범행을 저지르는 습벽이 실제로 확인될 때 적용되는 것이고, 그 확인은 병원 숫자가 아니라 투약의 간격·기간·경위를 채운 데이터로 이루어집니다.
지금 여러 병원에서의 투약 이력으로 조사를 받고 있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NIMS 보고 기록과 진료기록을 어느 방향의 데이터로 정리할 것인지, 그리고 상습성이 일부 인정되는 국면에서도 어떤 단계를 관리할 것인지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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