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양도한 지 2년 지났는데 이제 경찰 연락이 왔어요
사건 개요
급하게 돈이 필요했던 시기, "통장만 빌려주면 대출을 해주겠다"거나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보내면 며칠 뒤 계좌를 돌려주겠다"는 말에 계좌를 넘긴 뒤 얼마간의 대가를 받은 분들이 상담을 청해 오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넘겨줄 당시엔 찜찜한 마음이 있었더라도, 아무 연락 없이 시간이 흐르면 "별일 없이 지나갔나 보다"라고 넘겨 버리기 쉽습니다. 그런데 1년, 2년이 지난 어느 날 갑자기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가 오거나 전화가 걸려 옵니다. "귀하 명의 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이용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이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왜 지금에서야 연락이 오는가", "이 정도 시간이 지났으면 처벌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입니다. 하지만 계좌 양도는 그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이 금지하는 범죄행위이고, 그 계좌가 실제로 사기 범행에 쓰였다면 사기방조 혐의까지 별도로 검토됩니다. 그리고 두 혐의 모두 공소시효가 아직 살아 있는 기간이라, 시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좌를 넘긴 경위와 그 대가, 넘겨줄 당시 어떤 설명을 듣고 무엇을 예상했는지가 처벌의 범위와 수위를 가르는 핵심입니다. 단순 대여로 끝나는 사안인지, 사기방조까지 번지는 사안인지는 첫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대가를 받고 접근매체(계좌·체크카드·비밀번호·공동인증서 등)를 넘긴 행위 자체가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가 금지하는 '양도'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둘째, 넘긴 계좌가 실제로 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행에 사용됐다면, 넘겨줄 당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예견했거나 예견할 수 있었는지(미필적 고의)에 따라 사기방조 혐의로 확대되는지입니다. 셋째, 시간이 지나도 처벌이 가능한 이유, 즉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는지입니다. 넷째, 실제 처벌 수위를 가르는 가담 정도·피해 금액·전과 여부·반성 및 피해 회복 노력입니다.
특히 둘째 쟁점이 사건의 성격을 완전히 바꿉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계좌를 넘겨준 경우라면, 넘긴 사람 스스로도 기망을 당한 피해자에 가까워 '양도'의 범의 자체가 부정되거나 가벼운 처벌에 그칠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대가를 받으며 그 용도를 짐작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면,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을 넘어 사기방조로까지 책임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을 첫 조사에서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이후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왜 이제 와서'에 답을 세우고 진술 방향을 정하기
경찰 출석 전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시간이 왜 이렇게 걸렸는가"에 대한 이해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계좌를 실제로 사용하는 시점, 피해자가 신고하는 시점, 은행 거래내역을 통해 계좌 명의인을 특정하는 시점, 그 명의인에게 수사기관이 출석을 요구하는 시점까지는 통상 여러 단계를 거칩니다. 계좌가 여러 사람을 거쳐 넘겨진 '대포통장'인 경우 이 확인 절차가 특히 오래 걸려, 실제 사용 시점으로부터 1~2년 뒤에 연락이 오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와 진술을 준비합니다.
1) 계좌를 넘긴 경위를 시점별 증거로 재구성합니다.
기억에만 의존한 진술은 조사 과정에서 쉽게 흔들립니다. 계좌·카드·비밀번호를 요구받은 경로(문자, 오픈채팅, 대출 중개 사이트 등), 상대방이 제시한 명목(대출 실행을 위한 계좌 확인, 급여 통장 대여 등), 실제 받은 대가의 액수와 지급 방식을 남아 있는 문자·이체 내역·대화 캡처로 먼저 정리합니다. 이 기록이 있어야 "속아서 넘겼다"와 "대가를 알고 넘겼다" 중 실제 경위에 부합하는 쪽을 진술로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2) '기망당한 양도'인지 '알고 한 양도'인지를 먼저 가립니다.
대출업자를 사칭한 상대에게 속아 "대출 실행 확인용"이라는 설명만 듣고 접근매체를 넘긴 경우라면, 계좌를 배타적으로 이전한다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고 볼 여지가 있어 양도의 고의가 부정되거나 죄책이 가벼워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통장매매를 알리는 게시글이나 대가를 조건으로 한 제안에 응해 넘긴 경우라면 이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실제 경위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먼저 냉정히 확인해야, 조사에서 무리한 주장을 펴다 오히려 신빙성을 잃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진술 전 조사 대상 혐의의 범위를 확인합니다.
출석요구서에는 통상 혐의명이 명시되지만, 조사 과정에서 계좌 사용 내역이 확인되며 사기방조 등으로 혐의가 추가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조문 위반으로 조사받는지, 계좌가 실제로 어떤 사건에 얼마나 사용됐는지를 조사 전 파악해 두어야, 진술이 뒤늦게 확대된 혐의에 불리하게 활용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사기방조로의 확대를 방어하고 처벌 수위를 관리하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자체만으로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한 범죄이고(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그 계좌가 사기 범행에 쓰였다면 형법 제347조의 사기방조 혐의까지 검토됩니다. 방조범은 정범보다 형이 감경되지만, 실제 선고 결과는 사건마다 크게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챙깁니다.
1) 가담 정도와 인식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 제시합니다.
계좌를 넘겨준 것 외에 사기 범행의 구체적 내용(피해자 유인, 편취금 인출·전달 등)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면, 그 점을 수사 초기부터 명확히 밝혀 방조의 범위가 '계좌 제공'에 한정됨을 분명히 합니다. 편취금이 자신의 계좌를 거쳐 간 규모와 실제로 받은 대가의 액수를 구분해 제시하는 것도, 가담의 정도를 실제보다 크게 평가받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합니다.
2) 자백·협조와 피해 회복 노력으로 정황을 관리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협조하는 태도, 대가로 받은 금액을 반환하거나 피해자를 위해 일부라도 배상·공탁하려는 노력은 구속 여부와 최종 처분(기소 여부, 약식명령 또는 불기소 가능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초범이고 대가가 소액이며 편취 실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구하는 데 있어 핵심 자료가 됩니다.
3) 공소시효 안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있음을 전제로 대응 시점을 잡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위반(접근매체 양도)의 공소시효는 7년이고(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4호), 사기방조로 확대되는 경우에는 정범인 사기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10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됩니다. 계좌를 넘긴 지 2년이 지나 연락이 왔다는 것은 시효가 임박해서가 아니라,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수사가 시작됐다는 의미입니다. "시간이 지났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대응을 미루기보다, 남은 시효 기간 동안 수사와 처분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염두에 두고 초기부터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계좌를 넘긴 지 오래됐다는 사실은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연락이 늦게 온다는 것은 계좌가 여러 단계를 거쳐 사용됐거나, 수사기관이 관련 사건을 폭넓게 확인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넘긴 경위를 사실 그대로 정리하고, 그것이 전자금융거래법위반에 그치는 사안인지 사기방조로 확대될 여지가 있는 사안인지를 먼저 가리는 일입니다.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연락을 받으셨다면, 진술 방향을 정하기 전에 사건의 성격과 대응 전략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