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속공사 총공사기간 연장 간접비, 총괄계약 기준으로는 조정신청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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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계속공사 총공사기간 연장 간접비, 총괄계약 기준으로는 조정신청이 안 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장기계속공사로 진행되던 현장의 준공이 예정보다 한참 늦어지면, 시공사는 그만큼 늘어난 현장관리비·노무비·장비임대료를 어떻게든 돌려받아야 합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논리가 "애초 부기했던 총공사기간이 이만큼 늘어났으니 총공사금액도 그만큼 조정해달라"는 것인데, 실무에서는 이 논리로 낸 조정신청이 거의 예외 없이 거부당합니다. 대법원이 총괄계약이라는 개념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총공사기간의 연장만으로는 계약금액 조정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장기계속공사에서 발생한 간접비는 아예 청구할 방법이 없는 것인지, 다른 경로가 남아있다면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장기계속공사계약의 구조 — 총괄계약과 연차별 계약은 왜 따로 있나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은 임차·운송·전기공급 등 그 성질상 수년간 계속 이행이 필요한 계약의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장기계속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예산은 매 회계연도마다 국회·지방의회의 심의를 거쳐 단년도 단위로 편성되는데, 다년간 진행되는 공사를 이 원칙에 맞추려다 보니 나온 절충안이 장기계속공사계약입니다. 총액과 연부액을 미리 확정해 하나의 계약으로 묶는 계속비계약과 달리, 장기계속공사계약은 1차년도의 제1차 공사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공사금액과 총공사기간을 함께 부기해 두고, 이후 회계연도마다 별도의 차수별 계약을 순차로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최초 계약에 부기된 총공사금액·총공사기간에 관한 합의를 실무에서는 총괄계약이라 부릅니다. 문제는 이 총괄계약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구속력을 갖는지가 불분명했다는 점입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총괄계약도 하나의 계약이니 그 안의 총공사기간이 늘어나면 당연히 국가계약법 제19조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대상이 된다고 볼 여지가 있었고,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이를 인정하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이 다툼을 정리한 것이 바로 아래에서 살펴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 총괄계약 — 최초 차수 계약에 부기되는 총공사금액·총공사기간에 관한 잠정적 합의.

  • 연차별 계약(차수별 계약) — 매 회계연도 예산 범위 안에서 그 해에 시행할 공사의 구체적 내용·대금·기간을 확정하는 계약.

  • 계속비계약 — 국가재정법 제23조에 따라 총액·연부액을 처음부터 명백히 하여 체결하는 단일 계약(장기계속계약과는 제도 자체가 다름).

장기계속공사계약은 총괄계약과 연차별 계약이라는 이중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두 계약의 법적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가 간접비 청구의 성패를 가른다.

대법원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 — 총공사기간 연장은 조정 사유가 아니다

국가계약법 제19조는 공사계약을 체결한 뒤 설계변경이나 그 밖의 계약내용 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정하도록 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66조 제1항은 공사기간·운반거리의 변경 등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 그 변경된 내용에 따라 실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정하도록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만 보면 총공사기간이 늘어난 것도 당연히 조정 사유에 해당할 것 같지만, 대법원 2018. 10. 30. 선고 2014다235189 전원합의체 판결은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다수의견의 핵심은 총괄계약의 효력 범위를 제한한 데 있습니다. 총괄계약은 계약상대방의 결정, 계약이행 의사의 확정, 계약단가 등에만 효력이 미칠 뿐, 급부의 구체적 내용과 공사대금의 범위, 이행기간은 그때그때 체결되는 연차별 계약을 통해서만 확정된다고 본 것입니다. 총공사기간은 매 연차별 계약이 체결될 때마다 그에 연동되어 사후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최초 부기된 총공사기간 자체에는 당사자를 구속하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 결과 총공사기간이 최초 부기 기간보다 늘어났다는 사정만으로는 총공사금액에 관한 계약금액 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다수의견의 결론입니다.

이 판결에는 강한 반대의견도 있었습니다. 총괄계약의 성립 자체를 인정하면서 그 효력만 선택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고, 계약상대자에게 책임 없는 사유로 총공사기간이 연장된 경우 발주기관이 그 기간 동안의 간접비를 부담하지 않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다만 다수의견이 판례로 확정된 이상, 실무에서 총공사기간 연장 자체를 이유로 낸 조정신청은 이 판결 이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총괄계약의 총공사기간은 연차별 계약 체결에 연동될 뿐 그 자체로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론이다.

총괄계약 기준 신청이 막히는 실무 이유 — 무엇을 놓치기 쉬운가

실무에서 가장 흔히 벌어지는 실수는 준공 시점에 가서야 "최초 부기된 총공사기간이 36개월이었는데 실제로는 62개월이 걸렸으니 26개월분 간접비를 한꺼번에 정산해달라"는 방식으로 조정신청을 내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판단 기준 자체를 총괄계약, 즉 총공사기간에 두고 있어 앞서 본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론과 정면으로 부딪힙니다. 발주기관이나 법원 입장에서는 총공사기간 연장을 근거로 한 신청이라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심리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신청했다가 배척되고 나면, 정작 인정될 수 있었던 개별 차수의 공사기간 연장분까지 함께 다투는 시점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아래에서 보듯 연차별 계약을 기준으로 한 조정신청에는 별도의 시기 제한이 있기 때문에, 총괄계약 기준으로 버티다 시간을 허비하면 정작 받을 수 있었던 부분까지 청구권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총공사기간이 늘어난 사정을 배경 설명으로 쓰는 것과, 그것을 조정 신청의 법적 근거로 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청구하나 — 연차별 계약기간 연장을 근거로

총공사기간 연장이라는 총괄계약 차원의 논리는 막혔지만, 대법원이 남겨둔 통로가 있습니다. 바로 연차별 계약기간의 연장을 근거로 한 계약금액 조정입니다. 매 회계연도에 체결되는 차수별 계약도 엄연히 국가계약법 제19조가 말하는 "공사계약"이므로, 그 차수의 공사기간이 당초 예정보다 연장되었다면 시행령 제66조 제1항에 따라 실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그 차수의 계약금액을 조정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연차별 공사기간 연장을 이유로 연차별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을 뿐"이라고 명시해, 이 경로 자체는 열어두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준공 이후 총공사기간 전체를 놓고 한 번에 정산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변경이나 예산 미배정, 민원 처리 지연 등으로 어느 한 차수의 공사가 애초 계획보다 늘어질 때마다 그 차수 계약의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연장된 기간에 대한 간접비를 함께 반영해야 합니다. 각 차수가 끝날 때마다 그 차수 안에서 문제를 정리해두는 습관이, 총괄계약 기준 신청이 막힌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회수 경로입니다.

  • 해당 차수의 공사기간 연장 원인이 발주기관 또는 불가항력 사유인지 확인.

  • 차수별 변경계약 체결 시 연장된 기간을 명시하고 그에 따른 간접비 조정을 함께 요청.

  • 공사일보·감리보고서·발주기관과의 공문 등 지연 원인을 뒷받침할 자료를 그때그때 축적.

조정신청 시기의 함정 — 기성대가 수령 전까지

연차별 계약기간 연장을 근거로 한 조정신청에는 시기 제한이라는 또 다른 함정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6다213183 판결은 장기계속공사계약에서 연차별 계약금액 조정신청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연차의 기성대가를 수령하기 전까지 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반면 계속비계약은 총액과 연부액을 명백히 하여 하나의 계약으로 체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사 전체에 대한 준공대가를 수령하기 전까지만 조정청구를 하면 된다고 보아 장기계속계약과 뚜렷이 다르게 취급했습니다.

이 판시가 실무에 던지는 함의는 냉정합니다. 특정 차수의 공사기간이 늘어났는데도 별다른 이의 없이 그 차수의 기성대가를 그대로 수령해버리면, 나중에 준공 이후 전체를 정산하는 자리에서 그 차수분 간접비를 새삼 청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장기계속공사가 보통 여러 차수, 길게는 수년에 걸쳐 진행되는 점을 생각하면, 초반 차수에서 놓친 조정신청권은 사업이 끝날 때쯤 되짚어도 되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연차별 계약금액 조정신청은 그 차수의 기성대가를 받기 전까지 해야 하며, 이를 놓치고 수령하면 이후 다투기 어려워진다.

간접비 산정과 입증 — 실비 범위 안에서만 인정된다

시행령 제66조 제1항은 계약금액 조정을 "실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안에서" 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늘어난 기간에 평균적인 하루 단가를 곱하는 식의 개산 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연장된 기간 동안 현장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을 항목별로 증명해야 합니다. 현장관리비, 안전관리비, 현장에 상주한 인력의 노무비, 장비 임대료, 가설시설 유지비 등이 대표적인 대상이며, 이 비용들이 연장 기간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서류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입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연 원인의 귀책 판단입니다. 설계변경, 인허가 지연, 발주기관의 예산 미배정, 민원 처리 지연처럼 시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로 인한 지연은 조정 대상이 될 여지가 크지만, 자재 수급 실패나 시공능력 부족처럼 시공사 쪽 사정이 원인이라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연이 발생할 때마다 그 원인을 공사일지와 공문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정작 조정신청을 낼 때 인과관계를 뒤늦게 재구성하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계속비계약이었다면 달랐을까 — 발주방식이 만드는 차이

같은 다년간 공사라도 계속비계약으로 발주되었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국가재정법 제23조에 따른 계속비계약은 처음부터 총액과 연부액을 명백히 하여 하나의 계약으로 체결되므로, 그 총액과 총공사기간 자체가 구속력 있는 계약 내용이 됩니다. 앞서 본 2016다213183 판결이 계속비계약의 경우 준공대가 수령 전까지만 조정청구를 하면 된다고 본 것도 이 구조적 차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발주방식을 시공사가 임의로 고를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장기계속계약은 발주기관이 매 회계연도 예산 범위 안에서 유연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대가로 총괄계약의 구속력이 부정되는 위험을 계약상대자가 떠안는 구조입니다. 결국 장기계속공사를 수주한 시공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발주방식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매 차수마다 공사기간 연장 여부와 그 원인, 지출 내역을 놓치지 않고 챙겨 조정신청 시기를 지키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총공사기간이 늘어난 것 자체로는 간접비를 전혀 받을 수 없나요?

A. 총공사기간 연장 자체를 근거로 총공사금액 조정을 구하는 방식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인정되지 않지만, 각 차수별 계약기간이 연장된 부분에 대해서는 연차별 계약금액 조정으로 간접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조정신청 시기와 입증자료를 놓치면 이 경로마저 막힐 수 있습니다.

Q. 이미 여러 차수의 기성대가를 다 받은 뒤에는 방법이 없나요?

A. 판례상 연차별 계약금액 조정신청은 해당 연차의 기성대가 수령 전까지 하는 것이 원칙이라, 이의 없이 기성대가를 수령한 차수분은 추후 다투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기성대가를 받지 않은 남은 차수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정신청이 가능합니다.

Q. 공기 지연이 발주기관 책임인지 우리 책임인지는 어떻게 가리나요?

A. 설계변경, 인허가 지연, 예산 미배정, 민원 처리 지연처럼 시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사유는 발주기관 책임으로 인정될 여지가 크지만, 자재수급 지연이나 시공능력 부족처럼 시공사 쪽 사정이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공사일보와 감리보고서, 발주기관과 주고받은 공문으로 지연 원인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계속비계약으로 체결했다면 문제가 달라지나요?

A. 계속비계약은 총액과 연부액을 명백히 하여 하나의 계약으로 체결되므로, 공사 전체의 준공대가를 수령하기 전까지는 계약금액 조정청구를 할 수 있어 장기계속계약보다 시기 제약이 덜합니다. 다만 발주방식은 발주기관이 정하는 것이어서 시공사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Q. 간접비는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연장된 기간 동안 현장을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 지출한 현장관리비, 노무비, 장비 임대료, 안전관리비 등이 대상이며, 시행령상 실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인정됩니다. 늘어난 기간에 평균 단가를 곱하는 방식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렵고 실제 지출을 증빙해야 합니다.

Q. 조정신청이 거부되면 소송 말고 다른 절차는 없나요?

A. 협의가 되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계약금액 조정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나 지방자치단체 계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절차 역시 신청 시기와 입증자료가 갖춰져 있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맺음말

장기계속공사에서 총공사기간이 늘어난 사정 자체는 계약금액 조정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결론입니다. 총괄계약은 계약상대방과 계약단가를 정하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공사대금의 범위와 이행기간은 그때그때 체결되는 연차별 계약으로만 확정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간접비를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니고, 각 차수의 공사기간이 연장된 부분을 근거로 연차별 계약금액 조정을 구하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길에도 해당 차수의 기성대가를 받기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는 시기 제한이 있어, 매 차수가 끝날 때마다 지연 원인과 지출 내역을 정리해두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청구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화성이나 시흥의 산업단지 인근 현장처럼 다년간 이어지는 공공공사를 여러 건 수행하는 시공사라면, 준공 시점에 몰아서 정산하려 하지 말고 차수마다 조정신청 여부를 그때그때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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