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청구 소멸시효 중단 범위, 나머지 채권은 청구취지 확장 의사표시가 가른다
일부청구 소멸시효 중단 범위, 나머지 채권은 청구취지 확장 의사표시가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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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청구 소멸시효 중단 범위, 나머지 채권은 청구취지 확장 의사표시가 가른다 

강대현 변호사

채권 일부만 먼저 청구해두고 나머지는 나중에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채권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소장에 일부만 청구한다는 취지를 명확히 남겼는지, 반대로 일부청구임을 밝히면서도 나머지에 대한 확장 의사를 표시했는지에 따라 시효중단의 범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송비용을 아끼거나 손해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우선 일부만 청구했다가, 정작 소송이 끝난 뒤 나머지 채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돼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부청구가 소멸시효 중단에 미치는 범위를 판례 기준으로 정리하고, 나머지 채권까지 지키려면 소장·준비서면에 무엇을 표시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일부청구와 소멸시효 중단 — 시효가 멈추는 범위는 소송물이 정한다

민법 제168조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을 규정하고, 민법 제170조는 그중 재판상 청구, 즉 소를 제기하면 그 시점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소가 각하·기각·취하되면 애초에 시효중단 효력이 없었던 것으로 처리되고(제170조 제1항), 대신 그로부터 6개월 내에 다시 재판상 청구나 압류·가압류 등을 하면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해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제170조 제2항). 여기서 실무상 자주 놓치는 부분은, 재판상 청구로 시효가 멈추는 범위가 채권 전체가 아니라 소송물, 즉 그 소로써 실제로 판결을 구한 범위에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채권이라도 그 일부만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면, 소송물은 채권 전부가 아니라 청구한 일부에 한정됩니다. 예를 들어 대여금 채권이 5천만원인데 소장에서 2천만원만 청구했다면, 법원이 심리하고 판결로 확정하는 대상도 2천만원뿐이고, 나머지 3천만원은 애초에 그 소송에서 다투어진 적이 없는 별개의 권리관계로 취급됩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 손해액을 잠정적으로 산정해 일부만 청구하는 경우, 대여금 채권 중 일부만 우선 회수하려는 경우 등 실무에서 일부청구가 발생하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나머지 부분의 운명은 오직 소장에 어떤 문구를 남겼고 소송이 어떻게 진행됐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송물, 즉 소로써 판결을 구한 범위에서만 발생한다 — 청구하지 않은 나머지 부분은 소를 제기해도 시효가 멈추지 않는다.

명시적 일부청구, 나머지 부분은 시효가 멈추지 않는 이유

대법원 1975. 2. 25. 선고 74다1557 판결과 대법원 1992. 4. 10. 선고 91다43695 판결은 "하나의 채권 중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소제기에 의한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그 일부에 관하여만 발생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소장에 "이 사건 채권 중 일부인 2천만원만을 우선 청구합니다"처럼 일부청구임을 명시적으로 밝히면, 법원은 그 청구액만을 소송물로 보고 심리하며, 나머지 부분은 그 소송에서 다뤄지지 않았으므로 시효도 소제기와 무관하게 계속 흘러갑니다.

이 법리가 위험한 이유는 채권자가 "일단 소송부터 걸어놨으니 시효는 안전하다"고 오해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앞선 사례에서 5천만원 채권 중 2천만원만 명시적으로 청구했다면, 소제기로 시효가 멈추는 범위는 2천만원뿐이고 나머지 3천만원은 그 소송이 1심, 항소심, 상고심을 거치며 수년간 진행되는 동안에도 시효가 계속 진행됩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야 나머지 3천만원을 별도로 청구하려 했는데 이미 소멸시효 기간, 즉 민법 제162조에 따른 일반채권 10년이나 상법 제64조에 따른 상사채권 5년이 지나 있었다면, 나머지 채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고 회수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확장 의사를 밝히고 실제로 확장했다면 — 소제기 당시로 소급

그런데 처음부터 나머지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던 채권자라면 사정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23723 판결은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당해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한 경우에는 소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한 것으로 해석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소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채권자가 소장이나 준비서면에 "손해액 감정 결과에 따라 청구취지를 확장하겠습니다"처럼 장차 확장할 뜻을 명확히 표시해두고, 실제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청구취지 확장 신청을 통해 금액을 늘렸다면, 처음 소를 제기한 시점부터 채권 전부에 대해 판결을 구한 것으로 소급 해석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시효중단의 효력도 확장 서면을 낸 시점이 아니라 최초 소제기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채권 전부에 미칩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감정 전 잠정 금액으로 우선 소를 제기하며 감정 후 확장 의사를 밝혀두는 실무가 널리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소장·준비서면에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문언으로 명시.

  • 소송이 종료되기 전에 실제로 청구취지 확장 신청서를 제출.

  • 두 요건이 모두 충족되면 시효중단 효력이 최초 소제기 시점으로 소급.

확장 의사만 밝히고 실제로 확장하지 못했다면 — 최고로 남는 6개월

문제는 확장할 뜻을 밝혀두고도 소송이 끝날 때까지 실제로는 청구취지를 확장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손해배상 소송이 예상보다 빨리 화해권고결정이나 조정으로 종료되거나, 감정이 지연되는 사이 변론이 종결되는 등 실무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입니다. 같은 대법원 2019다223723 판결은 이 경우 "소송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확장 의사를 표시했다는 사실만으로 나머지 부분까지 시효가 멈추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 판결은 채권자를 완전히 빈손으로 두지는 않았습니다. 확장 의사를 표시한 채권자는 일반적으로 나머지 부분도 장래에 청구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그 소송이 계속 중인 동안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 즉 최고(催告)에 의해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취급합니다. 민법 제174조는 최고를 하더라도 6개월 내에 재판상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 효력이 없다고 정하는데, 위 판결은 그 6개월의 기산점을 최고 시점이 아니라 당해 소송이 종료된 때로 봅니다. 즉 채권자는 소송이 끝난 뒤 6개월 안에 나머지 부분에 대해 별도로 재판상 청구나 압류·가압류를 해야만 나머지 채권의 시효를 지킬 수 있습니다.

확장 의사표시만으로는 나머지 채권의 시효가 멈추지 않는다 — 소송이 끝난 때부터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등 민법 제174조의 조치를 취해야 나머지 채권을 지킬 수 있다.

소장·준비서면에 확장 의사를 어떻게 표시해야 하나

실무에서 이 법리를 살리려면 문서에 남기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우선 일부 금액을 청구한다"는 식의 서술만으로는 법원이 이를 명시적 일부청구로 볼지, 전부청구의 취지로 볼지 불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안전하게는 청구원인에 채권 전체 금액과 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기재한 뒤, "손해액 감정 결과 또는 소송 진행경과에 따라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확장할 예정입니다"처럼 확장 의사를 문장으로 명확히 남기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더 나아가 확장 의사를 밝힌 이상 실제로 확장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소송 진행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 신청이 늦어지거나 화해권고결정에 대해 이의하지 않고 그대로 확정시켜버리면, 확장할 기회 자체가 사라져 소제기 시점 소급 효과를 받지 못하고 최고 단계로 밀려납니다. 소송대리인 입장에서는 변론종결 전에 확장 여부를 반드시 점검하고, 부득이 확장하지 못한 채 소송이 종료됐다면 그 즉시 6개월의 기산이 시작됐다는 점을 의뢰인에게 알려 별도의 조치 기한을 놓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대여금·손해배상 소송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함정 사례

대여금 채권 회수에서는 채무자의 자력이 불확실할 때 일부 금액만 우선 소송을 걸어 집행권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협상이나 별도 절차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소장에 확장 의사를 남기지 않은 채 "우선 2천만원만 청구한다"고만 기재하면, 명시적 일부청구로 취급되어 나머지 3천만원은 그 소송이 아무리 오래 걸려도 시효가 계속 진행됩니다. 소송이 항소심까지 2~3년을 끌었다면, 판결 확정 시점에는 나머지 채권의 시효가 이미 상당 부분 소진돼 있을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반대의 함정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후유장해나 향후 치료비 등 손해액이 확정되지 않아 우선 일부만 청구하며 확장 의사를 명시했지만, 재판부가 손해액 전체를 한 번에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기에 변론을 종결하거나 강제조정으로 사건이 종료되면 정작 확장 신청을 할 기회를 놓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확장 의사표시가 있었으므로 최고의 효력은 인정되지만, 소송 종료 시점부터 6개월 안에 나머지 손해액에 대해 별도로 재판상 청구를 하지 않으면 그 부분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합니다.

  • 대여금 일부청구 — 확장 의사 없이 일부만 명시하면 나머지는 소송 기간 내내 시효 진행.

  • 손해배상 일부청구 — 확장 의사를 밝혔더라도 실제 확장 못 하면 소송 종료 후 6개월이 마지노선.

  • 조정·화해권고결정으로 조기 종료되는 경우 확장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어 사전 점검 필요.

확장 시점을 놓쳤을 때 남은 방법 — 민법 제174조의 조치

확장 의사를 표시했지만 실제로 확장하지 못한 채 소송이 종료됐다면, 그 즉시 6개월의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이 기간 안에 채권자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민법 제174조가 정한 것과 같습니다 — 나머지 부분에 대한 별도의 재판상 청구(새로운 소 제기),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신청, 채무자의 승인을 받아내는 것입니다. 이 중 실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나머지 금액만을 청구원인으로 하는 별소를 제기하거나, 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해두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이 6개월 기간이 매우 짧고, 그 기산점이 확장 의사를 표시한 시점이 아니라 소송이 종료된 시점이라는 것입니다. 화해권고결정이나 조정이 이의 없이 확정되면 그 확정 시점이, 판결이 선고돼 상소기간이 지나 확정되면 그 확정 시점이 기산점이 됩니다. 소송대리인 없이 진행하다 판결 확정일을 정확히 계산하지 못해 6개월을 넘기는 경우도 실무에서 드물지 않으므로, 확장에 실패한 사건은 종료와 동시에 별도 캘린더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부청구인지 전부청구인지는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A. 소장의 청구원인과 청구취지를 종합해 그 소송에서 판결을 구한 대상이 채권 전부인지 일부인지로 판단합니다. 채권 전체 금액과 산정 근거를 밝히면서 장차 확장할 뜻을 표시했다면 전부청구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그런 표시 없이 특정 금액만 청구했다면 명시적 일부청구로 취급됩니다.

Q. 확장 의사를 말로만 이야기했고 서면에는 안 썼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판례가 요구하는 것은 소장 등 서면에 나타난 취지로 볼 때 확장 의사가 인정되는지 여부이므로, 구두로만 언급하고 서면에 전혀 남기지 않았다면 확장 의사표시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확장 여지를 두려면 반드시 소장이나 준비서면에 문장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Q. 청구취지를 확장했는데 그 신청이 소송 중간에 각하되면 어떻게 되나요?

A. 확장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 실제로 확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어, 소제기 당시로 소급하는 효력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확장 의사를 표시한 사실 자체는 남아 있으므로, 소송 종료 후 6개월 내에 별도 조치를 취하는 방법으로 나머지 부분의 시효를 지킬 수 있습니다.

Q. 소송이 화해권고결정으로 끝났는데 그때는 확장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면요?

A. 애초에 확장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특정 금액만 명시적으로 청구했다면, 그 소송은 처음부터 일부청구로 취급되어 나머지 부분에는 최고의 효력조차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나머지 채권의 시효는 소송과 무관하게 계속 진행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Q. 6개월 안에 반드시 소를 다시 제기해야 하나요?

A. 소 제기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민법 제174조는 재판상 청구 외에도 압류·가압류·가처분, 채무자의 승인 등을 함께 인정하고 있습니다.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만으로도 시효중단 요건을 갖출 수 있으므로 상황에 맞는 조치를 신속히 선택하면 됩니다.

Q. 이미 확장 없이 소송이 확정된 지 6개월이 지났다면 방법이 없나요?

A. 원칙적으로는 나머지 부분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회수가 어렵습니다. 다만 그 사이 채무자가 채무를 일부라도 변제하거나 채무 존재를 인정하는 언행을 했다면 민법상 승인에 의한 시효중단이나 시효이익 포기 여부를 별도로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맺음말

일부청구는 소송비용을 아끼거나 손해액을 유동적으로 다루기 위한 실무적으로 유용한 선택이지만, 나머지 채권의 운명은 소장에 남긴 문구와 소송 진행 경과에 따라 완전히 갈립니다. 명시적으로 일부만 청구했다면 나머지는 소송이 끝날 때까지도 시효가 멈추지 않고, 확장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실제로 확장하지 못했다면 소송 종료 후 6개월 안에 별도 조치를 취해야만 나머지 채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결국 관건은 소를 제기하는 시점부터 채권 전체를 염두에 두고 서면을 작성하는 것과, 소송이 어떻게 끝나든 그 종료 시점부터 시효 관리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채권액이 크거나 시효 완성이 임박한 사건일수록, 소를 제기하기 전에 청구범위와 확장 전략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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