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장이 원아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학부모와 다른 교직원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이 어린이집은 곧바로 문을 닫는가"입니다. 그러나 실제 절차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법은 원장이 다른 어린이집에 고용된 경우와 자신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경우를 구분해, 전자는 해임요구, 후자는 폐쇄요구라는 서로 다른 단계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고, 이 요구마저 거부되어야 비로소 등록취소와 강제 폐쇄로 넘어갑니다. 이 글에서는 원장의 성범죄가 형사처벌을 넘어 어떤 행정처분 절차로 이어지는지, 각 단계에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어린이집 원장 성범죄, 형사처벌부터 살펴야 하는 이유
어린이집 원생은 대부분 만 0~5세로 형사법상 13세 미만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가 적용되어 일반 성범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강간이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제1항), 강제추행이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제3항)이 법정형이고, 준강간·준강제추행(제4항)이나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제5항)도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 유기징역 하한이 5년이라는 것은 그만큼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원장은 원아에 대해 업무·고용관계로 사실상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어 아동복지법 제3조 제3호의 '보호자'에 해당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그 결과 원장의 성범죄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 제4호 바목이 정한 아동학대범죄(형법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를 보호자가 저지른 경우)에도 해당해, 성범죄 형사재판과 별개로 아동학대 관련 행정조치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 이중 트랙 구조가 뒤에서 살펴볼 해임요구·폐쇄요구 절차와 아동학대를 이유로 한 운영정지·폐쇄가 별도로 진행되는 이유입니다.
원아는 대부분 13세 미만이라 원장의 성범죄는 형법상 강제추행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제7조의 가중처벌 대상이 되고, 원장이 '보호자'에 해당해 아동학대범죄로도 함께 평가된다.
성범죄 형이 확정되면 자동으로 따라붙는 취업제한명령
법원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로 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할 때,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라 그 판결과 동시에 취업제한명령을 선고해야 합니다. 별도의 형벌이 아니라 부수처분이지만, 형의 집행이 종료·유예·면제된 날부터 일정기간(최대 10년) 동안 어린이집을 포함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을 운영하거나 취업·사실상 노무제공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예외는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뿐이고, 법원은 선고에 앞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심리학자 등 전문가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같은 사안이 아동학대범죄로도 함께 인정되면, 아동복지법 제29조의3에 따른 취업제한명령(역시 최대 10년)도 별도로 선고될 수 있습니다. 두 취업제한명령은 근거 법률이 다를 뿐 대상 시설과 효과는 사실상 겹치므로, 재판 단계에서 재범 위험성을 다투는 것이 이후 행정절차 전체의 출발점을 좌우합니다.
취업제한명령은 별도로 청구하지 않아도 유죄 판결과 함께 자동으로 선고되는 부수처분이며,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는 예외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최대 10년간 어린이집 운영·취업 자체가 막힌다.
해임요구 — 원장이 남의 어린이집에 '취업'해 있을 때
취업제한 기간 중에도 원장이 다른 사람이 설치·운영하는 어린이집에 취업하거나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시장·군수·구청장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7조 제3항 제3호에 따라 어린이집에 대해 연 1회 이상 취업제한명령 위반 여부를 점검·확인해야 합니다. 점검 결과 취업제한 기간 중인 사람이 근무하고 있음이 확인되면, 관할청은 같은 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그 어린이집의 장(설치·운영자)에게 해당 원장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범죄로 취업제한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절차가 조금 더 엄격합니다. 아동복지법 제29조의5 제1항은 같은 상황에서 관할 중앙행정기관장이 해임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정해, 재량이 아니라 의무로 규정합니다. 즉 아동학대 트랙에서는 해임요구가 사실상 자동으로 뒤따른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상 — 원장이 설치·운영자가 아니라 어린이집에 고용된 사람인 경우
근거 — 아청법 제58조 제1항(재량) 또는 아동복지법 제29조의5 제1항(의무)
점검주기 — 시장·군수·구청장이 연 1회 이상(아청법 제57조 제3항 제3호)
불이행 시 — 뒤에서 볼 과태료·강제조치로 연결
해임요구는 원장이 시설의 소유·운영자가 아니라 고용된 근로자 신분일 때 발동하는 조치로, 시설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 한 명을 대상으로 한다.
폐쇄요구 — 원장 자신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을 때
원장이 어린이집의 설치·운영자 본인인 경우, 즉 자신이 대표인 경우에는 '해임'을 요구할 상대방 자체가 없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법은 별도의 조치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취업제한 기간 중에도 스스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에 대해, 관할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2항에 따라 운영 중인 어린이집의 폐쇄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아동학대범죄 트랙에서는 아동복지법 제29조의5 제2항이 같은 내용을 역시 "요구하여야 한다"는 의무 규정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실무상 자주 등장하는 쟁점은 '실질적 운영자'를 누구로 볼 것인가입니다. 서류상 배우자나 가족 명의로 설치자를 바꿔두고 실제로는 원장이 계속 운영에 관여하는 경우, 취업제한명령의 '사실상 노무 제공' 요건에 포섭되어 해임요구·폐쇄요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명의만 바꾼다고 취업제한명령의 효력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원장 스스로가 설치·운영자인 경우 해임요구는 성립할 수 없으므로, 법은 시설 자체의 폐쇄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취업제한명령을 관철한다.
폐쇄요구를 거부하면 — 등록취소와 강제 폐쇄로 넘어가는 절차
원장이 폐쇄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1개월 이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관할청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3항에 따라 관계 행정기관의 장(교육청, 시·군·구 인가 담당 부서 등)에게 해당 어린이집의 폐쇄 또는 설치인가 취소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까지 오면 원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어린이집의 법적 지위 자체가 소멸하는 절차로 넘어갑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법 제67조 제2항 제2호는 해임요구나 폐쇄요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1개월 내에 이행하지 않은 어린이집의 장에게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합니다. 요구를 무시한다고 절차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태료라는 별도의 제재와 함께 강제 폐쇄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아동학대 트랙(아동복지법 제29조의5 제3항)에서는 관할청이 직접 폐쇄·등록취소를 하거나 관계기관에 요구할 수 있어, 두 트랙 모두 결국 시설 소멸이라는 같은 결론으로 수렴합니다.
폐쇄요구를 1개월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최대 1천만원과 별개로, 관할청이 인가 자체를 취소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 어린이집은 사실상 존속 근거를 잃는다.
아동학대 행위로서 별도로 진행되는 운영정지·원장 자격정지
위의 해임요구·폐쇄요구 절차는 어디까지나 취업제한명령 위반을 전제로 한 조치입니다. 이와 별개로, 원장의 성범죄가 원아에 대한 아동학대 행위(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의 성적 학대)로 확인되면, 영유아보육법 제45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은 형사재판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도 곧바로 1년 이내의 운영정지 또는 폐쇄를 명할 수 있습니다. 이 처분은 취업제한명령보다 먼저, 조사·확인만으로도 착수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신속합니다.
원장 개인에 대해서도 같은 법 제46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3항 제2호에 따라 아동학대 행위로 영유아의 생명·신체·정신에 중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최대 5년의 원장 자격정지가 가능합니다. 자격정지 기간에는 어디에서도 원장 업무를 수행할 수 없으므로, 앞서 본 취업제한명령과 사실상 겹쳐 적용됩니다.
운영정지·폐쇄(영유아보육법 제45조 제1항 제4호) — 지자체장 재량, 아동학대 확인 즉시 가능
원장 자격정지(제46조 제1항 제1호 가목, 제3항 제2호) — 최대 5년
재원 영유아 보호조치(제45조 제5항) —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도록 지자체가 조치
취업제한명령을 근거로 한 해임·폐쇄요구는 형사판결 확정 이후에 움직이지만, 아동학대 행위 자체를 근거로 한 운영정지·폐쇄명령은 형사절차와 별개로 조사만으로도 먼저 시작될 수 있다.
결격사유 5년에서 20년까지 — 재개원·재취업이 막히는 기간
어린이집 문이 한 번 닫힌다고 끝이 아닙니다. 영유아보육법 제16조는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아예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할 수 없는 결격사유를 정하는데, 아동학대관련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 그 집행이 종료된 날부터 20년(제5호),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 확정된 날부터 20년(제6호) 동안 결격 상태가 유지됩니다. 일반 범죄의 결격기간이 5년인 것과 비교하면, 아동학대관련범죄는 네 배에 이르는 기간 동안 재개원이 원천 차단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제45조에 따라 어린이집 폐쇄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그 명령을 받은 날부터 5년(제7호) 동안 별도로 결격 상태가 부과됩니다. 원장이 형사처벌을 받아 아동학대관련범죄로 20년 결격이 걸린 상태에서 동시에 폐쇄명령까지 받았다면, 두 결격기간 중 더 긴 기간이 실질적으로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런 구조를 미리 이해하지 못한 채 형사재판에만 대응하다가, 재판이 끝난 뒤에야 자신이 향후 수십 년간 이 업계에 발을 들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아동학대관련범죄로 실형이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 그 시점부터 20년간, 폐쇄명령까지 받으면 그 명령일로부터 별도로 5년간 어린이집을 설치·운영할 수 없다.
자주 묻는 질문
Q. 원장이 아니라 보육교사가 성범죄를 저질러도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수 있나요?
A. 보육교사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의 적용을 받으므로, 취업제한 기간 중 근무 사실이 확인되면 관할청이 어린이집 설치·운영자에게 그 교사의 해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린이집 자체의 폐쇄까지 이어지려면 설치·운영자가 그 요구조차 거부하거나 별도로 아동학대 행위에 관여했다고 인정돼야 하므로, 교사 개인의 문제와 시설 전체의 존속 여부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Q. 취업제한명령을 받으면 그 지역에서만 어린이집 운영이 금지되나요?
A. 아닙니다. 취업제한명령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국의 어린이집을 포함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전체에 효력이 미칩니다. 명의를 다른 지역이나 다른 사람으로 바꿔 운영하려 해도 사실상 노무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여전히 해임요구·폐쇄요구의 대상이 됩니다.
Q. 무죄가 확정되거나 기소유예로 끝나면 취업제한명령도 사라지나요?
A. 취업제한명령은 유죄판결이나 치료감호 선고에 부수해 내려지는 처분이므로, 형사절차가 무죄나 기소유예로 종결되면 애초에 선고 자체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다만 아동학대 행위가 별도로 인정돼 영유아보육법상 행정처분이 먼저 진행된 경우라면,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그 행정처분의 효력은 별개로 다퉈야 합니다.
Q. 폐쇄요구를 받은 원장이 자진해서 폐업신고를 하면 결격기간을 피할 수 있나요?
A. 자진 폐업만으로는 결격기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영유아보육법 제16조의 결격사유는 폐쇄명령을 받았는지, 아동학대관련범죄로 형이 확정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폐업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처벌에 따른 20년 결격기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Q. 어린이집이 폐쇄되면 재원 중이던 다른 영유아들은 어떻게 되나요?
A. 영유아보육법 제45조 제5항에 따라 관할 지자체는 어린이집이 운영정지되거나 폐쇄될 때 재원 중인 영유아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는 등 영유아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원생과 학부모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절차가 법으로 마련돼 있는 셈입니다.
Q. 해임요구나 폐쇄요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방법이 있나요?
A. 해임요구·폐쇄요구·등록허가 취소요구는 모두 행정청의 처분에 해당하므로, 사실관계나 법 적용에 다툼이 있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다투는 동안에도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별도로 집행정지를 신청할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맺음말
어린이집 원장의 성범죄는 형사처벌 한 번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성폭력처벌법에 따른 무거운 형량, 그 형에 자동으로 따라붙는 취업제한명령, 원장의 신분이 취업자인지 운영자인지에 따라 갈리는 해임요구·폐쇄요구, 그리고 이를 거부했을 때 이어지는 등록취소와 과태료까지 — 여러 단계의 행정절차가 순차적으로, 때로는 형사절차와 별개로 동시에 진행됩니다.
특히 아동학대 행위로 인정되는 순간 영유아보육법상 운영정지·폐쇄명령은 형사판결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움직일 수 있고, 그 결과는 5년에서 20년에 이르는 결격기간으로 이어집니다. 각 단계마다 대응 시점과 방법이 다르므로, 조사 초기 단계부터 형사와 행정 두 트랙을 함께 살펴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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