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제 사진으로 음란 합성물을 만든 정황인데 압수수색되나요
사건 개요
회사 동료의 휴대전화 화면을 스치듯 보게 됐거나, 다른 직원으로부터 "네 사진으로 이상한 게 돌아다니는 것 같더라"는 말을 전해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작 문제의 파일을 직접 손에 넣은 것도 아니고, 캡처본 하나 확보한 것도 아닙니다. 남은 것은 목격자의 말과 정황뿐인데, 그것만으로 신고가 의미가 있을지, 신고를 해도 경찰이 상대방 휴대전화나 PC를 실제로 뒤져 줄지 막막해 상담을 청해 오시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상담자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하는 것은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하나는 이 정도의 정황만으로 신고할 가치가 있는가, 다른 하나는 신고하면 실제로 압수수색이라는 강제수사로 이어지는가입니다. "정황뿐이라 어차피 흐지부지될 것"이라고 지레 포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목격 정황을 구체적인 소명자료로 바꾸어 제시하면 압수수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여부는 운이 아니라, 신고 시점에 무엇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했는가에 좌우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사람의 얼굴을 대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한 행위는 그 자체로 완성되는 범죄라는 점입니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 제1항,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반포하지 않고 만들기만 했어도, 심지어 소지·구입·저장·시청만 한 경우에도 별도로 처벌됩니다(같은 조 제4항,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즉 "아직 퍼뜨리지는 않은 것 같다"는 사정이 수사의 문턱을 낮추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려면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된다는 요건입니다(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제2항).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유죄를 확신할 수 있는 수준의 증거가 아니라 상당한 개연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셋째, 그 정황만으로는 임의수사(출석요구·진술 청취)에 그칠지, 곧바로 강제수사(압수수색)로 나아갈지의 갈림은 증거인멸·은닉의 우려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소명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넷째, 압수수색이 실제로 이뤄지더라도 전자정보에 대한 수색은 무제한이 아니라 혐의사실과 관련된 범위로 한정된다는 점입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정황'을 압수수색 필요성으로 바꾸는 신고 설계
가장 많이 무너지는 지점은 "누가 봤다더라"는 전언 수준에서 신고 내용이 멈추는 경우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목격 정황을 다음과 같은 순서로 소명자료로 재구성합니다.
1) 목격 정황을 시간·장소·매개체별로 특정해 진술서 형태로 만듭니다.
편집·합성죄는 반포 여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완성되므로, 원본 파일을 직접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만으로 혐의 소명이 가능합니다. 목격자가 언제, 어떤 화면 또는 어떤 채팅방에서, 누구의 휴대전화로, 무엇을 보았는지를 육하원칙에 따라 진술서로 남기고, 목격자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확보해 둡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가 요구하는 것도 확정적 증거가 아니라 "의심할 만한 정황"이므로, 막연한 전언을 구체적 일시·장소·매개체가 특정된 진술로 바꾸는 작업이 소명력을 좌우합니다.
2) 증거인멸·은닉 우려를 구체적으로 함께 적시합니다.
압수수색은 임의수사만으로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택하는 강제처분입니다. 동료가 신고 사실이나 소문을 이미 감지한 정황, 최근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 정황, 특정 대화방을 최근에 정리했거나 "지워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정황 등이 있다면 이를 함께 기재합니다. 이런 사정이 소명되어야 "임의 출석요구만으로는 증거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논리가 서고, 수사기관이 곧바로 압수수색영장 청구로 나아갈 근거가 됩니다.
3) 압수 대상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영장청구를 돕습니다.
동료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의 기종, 회사 지급 PC 사용 여부, 주로 쓰는 메신저·클라우드 계정 등 압수 대상이 될 만한 매체를 고소장이나 진정서에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압수수색영장은 압수할 물건과 수색할 장소를 특정해 발부되므로, 대상이 막연하면 영장청구 단계에서부터 특정성 요건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상이 구체적일수록 수사기관이 영장청구서를 작성하는 부담이 줄고, 발부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압수수색이 집행된 뒤 증거로 살아남게 만들기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끝이 아닙니다. 절차가 잘못되면 애써 확보한 전자정보가 통째로 증거능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혐의사실을 처음부터 명확히 특정해 '관련성 원칙'의 근거를 세웁니다.
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은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저장매체 확보부터 이미징 복제, 탐색, 출력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 전체를 압수수색영장 집행절차로 보고, 그 과정에서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탐색·출력하는 것을 절차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고소 단계에서 편집이 이뤄진 시점·방법·대상 사진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두면,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의 범위를 그와 관련된 파일·대화방으로 좁히는 근거가 되고, 이후 상대방 측이 "무관한 사생활 정보까지 뒤졌다"며 절차위반을 다투는 여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2) 임의제출(형사소송법 제218조)이라는 병행 경로도 챙깁니다.
동료가 회사 지급 PC를 사용한 정황이라면, 그 PC의 관리자인 회사가 소지자로서 자료를 임의로 제출하는 경우 영장 없이도 적법하게 압수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18조). 압수수색영장 발부까지 시일이 걸리거나 초기 소명이 아직 충분하지 않은 국면에서는, 회사의 협조를 구해 임의제출 경로를 함께 진행하면 그 사이 증거가 사라질 공백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참여권이 지켜졌는지를 확인해 기록해 둡니다.
위 전원합의체 결정의 핵심은, 전자정보의 탐색·복제·출력 과정에서 피압수자 측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으면 그 절차 전체가 위법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수사 진행 경과를 확인하면서 이 참여권 절차가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파악해 두면, 나중에 상대방이 절차위반을 이유로 증거능력 전체를 다투는 상황에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결론
목격 정황뿐이라고 해서 위축될 이유는 없습니다. 편집·합성죄는 반포 여부와 무관하게 그 자체로 완성되는 범죄이고, 압수수색영장 역시 확정적 증거가 아니라 "의심할 만한 정황"과 관련성 소명만으로도 발부될 수 있습니다. 관건은 막연한 전언을 시간·장소·매개체가 특정된 진술로, 그리고 증거인멸 우려를 구체적 정황으로 바꾸어 제시하는 작업입니다.
압수수색이 실제로 이뤄진 뒤에도 혐의사실을 처음부터 정확히 특정해 두어야 관련성 원칙과 참여권이 지켜지고, 그렇게 확보된 증거만이 재판에서 온전히 힘을 갖습니다. 지금 갖고 있는 정황이 소명자료로서 어느 정도 힘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순서로 신고를 준비해야 할지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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