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수거 두 번 했는데 가담 횟수 적으면 집행유예 되나요
사건 개요
구인 사이트나 지인 소개로 "사무실 심부름", "수금 대행" 같은 이름의 일을 소개받고, 지시받은 장소에서 낯선 사람에게 현금 봉투를 건네받아 다시 다른 곳에 전달하는 일을 두 번 한 뒤 경찰에서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작 본인은 "심부름 몇 번 해준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조사를 받아 보면 이미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입건되어 있고, 사기죄의 공동정범 혐의가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때 많은 분들이 "나는 딱 두 번밖에 안 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심부름값만 받았다"는 점을 들어 가벼운 처벌, 나아가 집행유예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실제 수사·재판 단계에서 마주하는 편취금액은 본인이 실제로 받은 돈이나 심부름값이 아니라, 본인이 가담한 기간 동안 조직 전체가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 전부인 경우가 많습니다. 두 번의 심부름이 어느새 수천만 원, 많게는 억대의 편취액과 함께 기소장에 적히는 이유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담 횟수가 적다는 사정만으로는 집행유예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집행유예 여부는 횟수 자체가 아니라, 언제부터 범행을 인식했다고 볼 것인지,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져야 할 편취액의 범위가 얼마로 확정되는지, 그리고 그 범위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가중 구간에 걸리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현금 수거가 보이스피싱 범행의 일부라는 미필적 고의가 언제부터 인정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현금수거책이 보이스피싱 범행의 전모나 구체적 수법까지 인식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행위가 다른 공범들과 결합해 피해자의 현금을 편취하는 데 쓰인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만 인식해도 공모관계와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채용 경위의 비정상성(면접 없이 메신저로 채용), 업무 내용의 비정상성(낯선 사람에게 현금을 받아 다시 전달), 보수의 비정상성(일당치고 과도한 수수료) 같은 간접사실이 그 판단 근거가 됩니다.
둘째,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볼 것인지 방조범으로 볼 것인지입니다. 순차적·암묵적 공모로도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흐름이라, 단순 가담자라도 방조범이 아니라 정범으로 기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정범으로 인정될 경우 책임져야 할 편취액의 범위가 개인이 실제 수거·전달한 금액인지, 가담 기간 중 조직 전체가 편취한 금액 전부인지입니다. 넷째, 이 편취액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가중 구간(이득액 5억원 이상 3년 이상 유기징역, 50억원 이상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걸리는지, 걸린다면 형법 제62조가 정한 집행유예 선고 요건(3년 이하의 징역이 선고되는 경우에 한함) 자체를 충족할 수 있는지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고의 인식 시점과 공동정범 성립 범위를 다투기
가담 횟수가 적을수록, 오히려 "그 두 번 동안 정말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선을 세웁니다.
1) 채용·지시 경로를 재구성해 인식 시점을 다툽니다.
구인 광고의 문구, 면접 여부, 업무 지시가 오간 메신저·통화 기록, 처음 받은 설명 내용을 전부 모아 "이 일이 정상적인 수금·심부름 업무로 보일 여지가 있었는지"를 재구성합니다. 지시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았는지, 업무 내용이 매번 바뀌었는지, 현금을 받는 방식이 통상적인 거래와 얼마나 달랐는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더라도 그 시점을 최대한 특정하고 좁히는 데 씁니다.
2) 조직 구조 파악 여부로 공모관계의 범위를 다툽니다.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다른 공범과 범죄를 함께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이 있어야 합니다. 본인이 지시자 외에 다른 공범을 알지 못했는지, 편취 방법이나 대상 피해자를 사전에 공유받지 못했는지, 단발적 지시에 따라 움직인 최말단 역할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소명해, 조직 전체의 범행 계획에 대한 공모관계가 아니라 가담한 두 번의 행위에 한정된 책임으로 범위를 좁히는 작업을 합니다.
3) 수사 협조로 실질적 가담 정도를 드러냅니다.
지시자의 연락처, 대화 내용, 현금 전달 장소와 방식 등 본인이 아는 정보를 수사기관에 성실히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반성 태도를 넘어, 조직 내에서 본인이 실제로 얼마나 말단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가 됩니다. 이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가담 정도가 경미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이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책임 범위(편취액)를 좁히고 집행유예의 문턱을 넘기
고의와 공모관계를 다투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면, 책임져야 할 편취액 자체를 좁혀 형량 구간을 관리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1) 책임 범위를 가담 기간 내로 한정하는 주장을 구성합니다.
공동정범이라 해도 그 책임은 원칙적으로 공모에 가담한 이후 발생한 범행에 한정됩니다. 가담 이전에 이미 발생한 편취액까지 포괄일죄로 묶여 전부 본인 책임으로 산정되지 않도록, 실제 가담 시작 시점과 두 차례 수거 일자를 명확히 특정하고, 그 이전·이후 조직의 범행 내역과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편취액을 실제 가담 범위에 맞게 재산정받는 출발점입니다.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합니다.
책임 범위로 산정된 편취액이 5억원을 넘는지가 형량 구간을 가르는 분수령입니다.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적용되어, 이 경우 원칙적으로 형법 제62조가 정한 집행유예 선고 요건인 '3년 이하의 징역' 자체를 충족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앞선 책임 범위 다툼을 통해 편취액을 5억원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집행유예를 논할 수 있는 문턱을 넘기 위한 사실상 첫 번째 관문입니다.
3) 피해 회복과 양형자료로 3년 이하 구간 안의 실형·집행유예를 가릅니다.
편취액이 가중처벌 구간에 미치지 않거나 그 구간을 벗어나도록 다툰 뒤에는, 초범 여부, 가담 정도가 경미했다는 사실, 피해자와의 합의 또는 공탁을 통한 피해 회복, 수사 협조 정도를 종합한 양형자료를 준비합니다. 특히 피해 회복은 액수가 크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소명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재판부가 실형과 집행유예 사이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때 가장 무겁게 반영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결론
"두 번밖에 안 했다"는 사실은 억울함의 근거는 될 수 있어도, 그 자체로 집행유예를 보장하는 답은 아닙니다. 결과를 가르는 것은 언제부터 인식했다고 볼 것인지, 공동정범으로서 책임질 편취액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그 범위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가중 구간을 넘는지입니다.
이 세 가지는 수사 초기 진술과 자료 정리 단계에서 사실상 방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금수거책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입건된 상황이라면, 인식 시점과 책임 범위를 어떻게 다툴 것인지 초기 단계에서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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