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나 경찰서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연락을 받으면, 자신이 그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부터 걱정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막상 일정이 맞지 않거나 굳이 나가고 싶지 않을 때, "안 나가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함께 따라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고인의 출석요구는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와 법적 성격 자체가 다르고, 원칙적으로 불응했다고 해서 강제로 끌려가거나 처벌받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이 원칙에는 검사나 법원이 쓸 수 있는 우회로가 몇 가지 있고, 그 한계를 모르고 넘어가면 뒤늦게 더 불리한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참고인 출석요구가 왜 강제되지 않는지, 그리고 예외적으로 어떤 경우에 사실상 강제력이 작동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참고인 출석요구와 피의자 출석요구 — 조문은 닮았어도 무게가 다르다
형사소송법 제200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정하고, 제221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문언만 보면 두 조문은 거의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참고인도 피의자와 똑같이 출석요구에 응해야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둘은 형사소송법 체계 안에서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집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출석요구 조문 자체가 아니라,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때 뒤따르는 후속 규정의 유무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고 정해 강제처분 법정주의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즉 수사기관이 누군가에게 어떤 의무를 강제로 지우려면 형사소송법에 그 근거 조문이 별도로 있어야 합니다. 피의자에 대해서는 출석요구 불응을 강제처분으로 연결하는 조문(제200조의2)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반면, 참고인에 대해서는 그런 연결 조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참고인 출석요구가 피의자 출석요구와 조문 문언은 비슷해도 실제 효력에서 갈라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참고인 출석요구와 피의자 출석요구는 조문 문언이 비슷해도, 불응 시 이를 강제처분으로 연결하는 후속 규정이 있는지 여부에서 효력이 완전히 갈린다.
참고인이 불응해도 처벌받지 않는 이유 — 강제처분 법정주의
참고인 조사는 형사소송법상 대표적인 임의수사에 해당합니다. 임의수사란 상대방의 동의나 협조를 전제로 하는 수사 방법으로, 상대방이 응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그 수사방법은 실행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참고인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고, 경찰관이 강제로 데려가는 절차도 원칙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출석요구서에 정해진 날짜에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는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불이익이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참고인의 진술이 사건 해결에 중요한 경우, 수사기관은 전화·문자·우편 등으로 재차 출석을 요청하거나 방문조사·전화조사 등 다른 방식으로 진술을 확보하려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참고인이 계속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기관이 그 진술 없이 다른 증거만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참고인 본인에게 유리한 사정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수사가 종결될 위험도 있습니다. 즉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협조하지 않는 선택이 사실관계 확정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여지는 남습니다.
피의자라면 다르다 — 출석요구 불응이 체포영장으로 이어지는 구조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1항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사가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즉 피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요구에 불응하면, 그 사실 자체가 체포영장 발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인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이 조문이, 피의자 출석요구와 참고인 출석요구가 갈라지는 결정적 지점입니다.
실무적으로 이 조문은 두 갈래로 작동합니다. 하나는 실제로 출석요구에 불응한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조문에 명시된 대로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도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아직 출석요구에 불응한 사실이 없더라도,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체포영장 청구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고인으로 조사에 응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참고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지, 혐의가 있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지는 않았는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 번째 한계 — 검사가 청구하는 증인신문
참고인이 아무리 협조하지 않아도 검사가 완전히 손을 놓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 제1항은 "범죄의 수사에 없어서는 아니될 사실을 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자가 전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 또는 진술을 거부한 경우에는 검사는 제1회 공판기일 전에 한하여 판사에게 그에 대한 증인신문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절차는 참고인이 알고 있는 사실이 수사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되고, 그 참고인이 출석 자체를 거부하거나 출석은 했지만 진술을 거부한 경우에 쓸 수 있습니다.
이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판사가 직접 증인신문 기일을 열게 되고,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그 판사는 증인신문에 관하여 법원 또는 재판장과 동일한 권한을 가집니다. 판사 앞에서의 증인신문으로 전환되는 순간, 그 사람은 더 이상 단순한 참고인이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증인의 지위에서 다뤄지고, 뒤에서 살펴볼 증인 불출석 제재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다만 이 절차는 검사만 청구할 수 있고, 서면으로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하며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는 시간적 제한이 있어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수단은 아닙니다.
두 번째 한계 — 재판이 시작되면 참고인은 증인이 된다
사건이 기소되어 정식재판이 열리면 상황은 또 한 번 바뀝니다. 수사 단계에서 참고인이었던 사람이 공판에서는 검사나 변호인의 신청, 또는 법원 직권으로 증인으로 채택되어 소환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형사소송법 제151조·제152조가 정한 증인에 대한 제재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참고인 조사와 달리, 법정 증인 소환은 임의수사가 아니라 법원의 소송지휘권에 근거한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제151조 제1항은 소환장을 송달받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이 그 불출석으로 인한 소송비용을 증인에게 부담시키고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과태료 재판을 받고도 다시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원이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152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응하지 않는 증인을 구인할 수 있다고 별도로 정합니다. 수사 단계 참고인 출석요구와 달리, 법정 증인 소환은 이렇게 단계적으로 강제력이 강해지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1차 불출석 — 소송비용 부담 + 500만원 이하 과태료(제151조 제1항)
과태료 재판 후 재차 불출석 — 7일 이내 감치(제151조 제2항)
소환에 불응하는 증인 — 구인 가능(제152조)
감치 집행 중 증언하면 즉시 감치결정 취소·석방(제151조 제7항)
수사 단계의 참고인 출석요구는 강제력이 없지만, 같은 사람이 공판 단계에서 증인으로 소환되면 과태료·감치·구인까지 이어지는 전혀 다른 제재 구조가 적용된다.
피의자·변호인 쪽에서도 쓸 수 있는 절차 — 증거보전 청구
참고인의 진술을 미리 확보해야 할 필요는 검사 쪽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84조 제1항은 "검사, 피고인, 피의자 또는 변호인은 미리 증거를 보전하지 아니하면 그 증거를 사용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제1회 공판기일 전이라도 판사에게 압수, 수색, 검증, 증인신문 또는 감정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앞서 본 제221조의2 증인신문 청구가 검사 전용인 것과 달리, 이 증거보전 청구는 피의자나 변호인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줄 참고인이 고령이거나 해외 출국을 앞두고 있어 나중에는 진술을 들을 수 없게 될 우려가 있다면, 피의자나 변호인 측에서 먼저 증거보전을 청구해 그 참고인의 증언을 미리 법정 절차로 확보해 둘 수 있습니다. 이 청구를 받은 판사도 제221조의2와 마찬가지로 법원 또는 재판장과 동일한 권한을 가지므로, 여기서도 참고인은 사실상 증인신문 절차의 적용을 받게 됩니다. 청구가 기각되면 3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인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 실무에서 확인할 것들
참고인 출석요구서나 전화 연락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자신이 정말 순수한 참고인인지, 아니면 사실상 피의자에 준하는 입장에서 조사를 받게 되는 것인지입니다. 수사기관이 참고인이라는 명목으로 조사를 진행하다가, 진술 과정에서 혐의점이 드러나면 그 자리에서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신분이 전환되면 그 시점부터 진술거부권 고지 등 피의자 신문 절차가 적용되어야 하므로, 조사 도중 질문의 방향이 자신의 혐의를 캐묻는 쪽으로 바뀐다면 그 점을 분명히 확인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으나, 참고인 조사에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고지 절차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참고인이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까지 다 진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질문에 어디까지 답할지는 스스로 판단할 부분이 남아 있습니다. 출석요구에 응할지, 언제 응할지, 변호사와 함께 갈지를 미리 정리해 두면 조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당황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출석요구서에 적힌 사건번호·피의사실 요지를 먼저 확인할 것
자신이 참고인인지, 사실상 피의자로 취급되는지 조사 초반에 파악할 것
진술 내용이 이후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음을 전제로 답변할 것
필요하면 변호사와 동행하거나 사전에 조력을 구할 것
자주 묻는 질문
Q. 참고인 출석요구서를 계속 무시하면 나중에 불이익이 있나요?
A. 참고인 출석요구 자체는 임의수사여서 불응해도 형사처벌이나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검사가 그 참고인의 진술이 수사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면 형사소송법 제221조의2에 따라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할 수 있고, 사건이 기소된 뒤에는 법정 증인으로 소환되어 제151조·제152조에 따른 과태료·감치·구인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당장의 처벌은 없어도 협조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강제력 있는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Q. 참고인도 조사에 변호사를 대동할 수 있나요?
A. 참고인 조사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구할 수 있고, 실무상 변호사가 조사에 동행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조사 내용이 자신의 이해관계와 얽혀 있거나 신분이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조사 전에 변호사와 먼저 상담해 답변 범위를 정리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변호인 동석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Q. 참고인으로 조사받다가 피의자로 바뀔 수 있나요?
A. 참고인으로 출석했더라도 진술이나 관련 증거로 혐의점이 드러나면 조사 도중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될 수 있습니다. 신분이 전환되는 시점부터는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 따라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받아야 하고, 그 이후의 진술은 피의자 신문조서로 작성됩니다. 조사 중 질문의 초점이 자신의 혐의를 캐묻는 방향으로 바뀐다면 이 부분을 분명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검사의 증인신문 청구를 받으면 무조건 출석해야 하나요?
A. 검사의 청구로 판사가 증인신문 기일을 정하면, 그 순간부터는 형사소송법상 증인에 관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면 소송비용 부담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되고, 재차 불출석하면 7일 이내의 감치에 처해질 수 있으며 소환에 불응하는 경우 구인도 가능합니다. 참고인 단계와 달리 이 절차에서는 사실상 출석이 강제된다고 봐야 합니다.
Q. 참고인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쓸 수 있나요?
A. 형사소송법은 참고인에게 진술거부권을 별도로 고지하도록 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고지 규정이 없다고 해서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까지 모두 진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어떤 질문에 어디까지 답할지는 스스로 판단해 조절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답변을 지나치게 거부하면 오히려 의심을 키울 수 있으므로 사전에 대응 방향을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Q. 참고인 조사를 받았는데 재판에서 증인으로 또 소환될 수 있나요?
A. 수사 단계의 참고인 진술과 공판 단계의 증인신문은 법적으로 별개의 절차입니다. 이미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더라도 기소 후 법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같은 사람을 증인으로 다시 소환할 수 있고, 이때는 형사소송법 제151조·제152조에 따른 출석의무와 제재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참고인 조사에 이미 협조했다는 사실이 이후 증인 소환을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맺음말
참고인 출석요구는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와 달리 강제력이 없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원칙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검사가 증인신문을 청구하거나 재판이 시작되어 법정 증인으로 소환되면, 같은 사람이라도 전혀 다른 강제력 아래 놓이게 됩니다. 반대로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는 처음부터 불응 시 체포영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참고인과는 무게 자체가 다릅니다.
참고인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면 무작정 무시하기보다, 자신이 사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협조 여부, 진술 범위, 변호사 동행 여부를 미리 정리해 두면 이후 신분이 바뀌거나 재판 단계로 넘어가더라도 대응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특히 수원지검이나 인근 경찰서에서 조사 일정을 통보받은 상황이라면, 출석요구서를 받은 시점부터 변호사와 함께 대응 방향을 검토해 두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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