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물이 퍼진 해외 사이트 운영자가 외국인이면 처벌 못 하나요
사건 개요
국내에 거주하는 의뢰인 A씨는 지인의 제보로 자신의 SNS 사진이 도용돼 얼굴을 합성한 성적인 영상물이 어느 사이트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트에 접속해 보니 이용약관과 고객센터 연락처, 결제 방식이 전부 외국어로 되어 있었고, 도메인 등록 정보를 조회해도 서버 소재지와 운영주체가 국내가 아닌 해외로 나왔습니다. A씨는 곧바로 경찰서를 찾아 신고했지만 "서버가 해외에 있고 운영자도 외국인으로 보여 수사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A씨가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은 "외국인이 외국에서 사이트를 운영하면 우리나라 법으로는 아예 손을 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에서 피해자들은 서버 위치나 운영자의 국적이 확인되는 순간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레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범인이 외국인이고 행위지가 국외라는 사정만으로 우리 형법이 완전히 손을 놓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적용에는 분명한 조건과 한계가 있고, 그 조건을 정확히 알아야 지금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갈피를 잡아야 할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형법이 국외에 있는 외국인에게까지 적용되는 예외 규정이 있는지입니다(형법 제6조 대한민국과 대한민국국민에 대한 국외범). 둘째, 그 예외에는 행위지의 법률로도 같은 행위가 범죄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쌍방가벌성)이 붙어 있어, 서버 소재국이나 운영자 국적국의 법제도가 실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셋째, 서버 위치와 무관하게 이 사건을 국내범으로 구성할 여지가 있는지입니다(형법 제2조). 넷째, "처벌 대상이 되는가"와 "실제로 검거·기소·형 집행까지 이어지는가"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를 뒤섞으면 "외국인이라 처벌 못 한다"는 성급한 체념이나 "우리 법으로 처벌되니 문제없다"는 안이한 낙관, 둘 중 하나로 쏠리기 쉽습니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이 둘 사이에서 지금 확보할 수 있는 실효적 조치가 무엇인지를 가려내는 작업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외국인 운영자에 대한 형사관할권을 확보하고 국제공조로 접근하기
운영자가 외국인이고 국외에 있다는 사정 자체가 처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문을 여는 데는 정확한 법적 구성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관할 확보 전략을 세웁니다.
1) 형법 제6조의 적용요건을 사실관계로 채웁니다.
형법 제6조는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도 우리 형법을 적용한다고 정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는 형법 총칙이 적용되는 "죄"에 해당하므로(형법 제8조), 피해자가 대한민국 국민이고 그 성적 수치심·인격권 침해라는 법익이 대한민국 국민에 대해 발생했다는 점을 특정하면 이 조항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다만 제6조 단서는 행위지의 법률로도 범죄가 성립해야 한다(쌍방가벌성)는 조건을 두고 있으므로, 서버 소재국이나 운영자 국적국이 합성 음란물 유포를 처벌하는 법제를 갖추고 있는지를 함께 조사해 자료로 남겨 둡니다. 최근 여러 국가가 딥페이크·합성 성적 이미지에 대한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추세여서, 이 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예전보다 커져 있습니다.
2) 형법 제2조에 따른 국내범 구성을 함께 준비합니다.
형법 제2조는 "대한민국영역내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형법을 적용한다고 정하는데, 실행행위지와 결과발생지 중 어느 한쪽이라도 국내라면 국내에서 죄를 범한 것으로 보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서버 자체는 해외에 있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거주하고 그 합성물이 국내 이용자들에게 유포·열람되어 실질적인 피해가 국내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근거로 국내범 구성을 병행해 수사기관에 제시합니다. 제6조의 쌍방가벌성 요건이 까다로워지는 상황에 대비한 보조 논리입니다.
3) 국제공조와 별개로 확산 차단부터 신청합니다.
경찰청 국제공조 채널이나 인터폴을 통한 공조수사, 운영자의 신병 확보는 상대국의 협조 여부에 따라 길게는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해외 사이트 접속차단 심의 신청과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삭제지원 요청은 그 결과와 무관하게 지금 바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처벌 여부를 기다리기보다 확산부터 끊는 것이 실무상 우선순위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국내에 있는 연결고리로 실효적인 처벌·배상을 먼저 확보하기
운영자 검거만 바라보며 시간을 흘려보내면 안 됩니다. 실제로 형이 확정되고 배상이 이루어지는 것은 대개 국내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트랙을 다음과 같이 병행합니다.
1) 국내에서 재유포·소지·시청한 사람을 특정해 처벌합니다.
최초 게시물이 국내 메신저 대화방·SNS·커뮤니티로 캡처돼 다시 퍼진 정황, 그것을 내려받아 소지하거나 시청한 정황을 확보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2항(반포등)과 제4항(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으로 각각 형사고소가 가능합니다. 이들은 국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므로 형법 제2조에 따라 관할이나 집행에 아무런 장애가 없고, 국제공조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2) 국내에서 접속·결제 경로를 끊습니다.
사이트가 국내 결제대행업체나 광고 네트워크와 연동되어 있는지, 국내 통신사를 통한 접속 경로가 있는지를 확인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에 따른 불법정보 유통방지 조치와 결제·광고 연동 차단을 함께 신청합니다. 운영자를 직접 처벌하지 못하더라도 사이트의 운영 기반 자체를 흔드는 방법입니다.
3) 국내 가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먼저 청구합니다.
특정된 국내 재유포자·소지자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위자료를 먼저 청구하고, 이후 국제공조로 해외 운영자의 신원이 특정되면 공동불법행위자로 청구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소송 전략을 설계합니다. 배상을 국내 가담자 검거 이후로 미룰 필요가 없습니다.
결론
운영자가 외국인이고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6조의 국외범 규정과 제2조의 결과발생지 구성, 두 갈래의 문이 모두 열려 있습니다. 다만 그 문을 여는 데는 상대국의 협조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서 운영자 검거를 기다리는 동안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국내에서 이를 재유포하거나 소지·시청한 사람을 먼저 특정해 형사·민사 책임을 확보하고, 동시에 접속차단·삭제 신청으로 확산부터 끊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무엇을 먼저 확보하고 어느 경로로 접근해야 할지 사건 전체를 한 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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