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유학이나 해외 취업을 이유로 나갔다가, 국외여행허가 기간이나 연장 신청 시기를 놓친 채 그대로 해외에 머물고 있는 병역의무자분들의 상담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 상당수는 “이미 나가 있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하겠어”, “일단 들어가서 사정을 설명하면 봐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귀국 시점을 계속 미룹니다. 그런데 막상 귀국을 준비하려고 하면, 이미 병무청이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입건된 상태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은 국외여행허가 없이 해외에 머문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체류 자체에 병역의무를 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는 경향을 분명히 하고 있고, 뒤늦게 자진 귀국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자체를 면제해주지는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국외여행허가 제도가 누구에게 어떤 의무를 부과하는지, 허가 없이 나가 있다가 귀국하면 어떤 형사처벌과 행정제재가 뒤따르는지, 그리고 귀국을 결심했다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국외여행허가 대상자는 병무청 허가 없이 출국하거나 국외에 머물 수 없습니다
국외여행허가는 여권과 별개로 병역의무자에게만 부과되는 독립된 출국·체류 통제 절차입니다.
병역법 제70조는 25세 이상인 병역준비역·보충역·대체역으로서 아직 입영이나 소집이 되지 않은 사람, 그리고 승선근무예비역이나 사회복무요원·대체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인 사람이 국외여행을 하려면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허가를 받아 출국했더라도 그 기간 안에 귀국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허가기간이 끝나기 15일 전까지 병무청장에게 기간연장허가나 새로운 국외여행허가를 다시 받아야 합니다. 25세가 되기 전에 출국한 사람이라면 25세가 되는 해의 1월 15일까지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별도의 기한도 정해져 있습니다.
즉 여권을 정상적으로 소지하고 출국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국외여행허가 의무까지 이행한 것은 아닙니다. 출입국관리법상 출국 자체에 문제가 없더라도, 병역법상 국외여행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연장 기한을 넘긴 시점부터는 이미 위법한 상태가 시작된 것으로 봅니다.
국외여행허가는 출입국 절차와는 별개로, 병역의무자에게만 적용되는 독립된 병역법상 의무입니다.
2. 허가 없이 출국하거나 국외에 머무는 것 자체가 이미 처벌 대상입니다
병역 기피 목적이 인정되면 형량이 1년 이상 5년 이하로 크게 뛰어오릅니다.
병역법 제94조는 국외여행허가 의무 위반을 두 단계로 나누어 처벌합니다.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이 없더라도, 허가를 받지 않고 출국했거나 국외에 체류하고 있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허가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그 출국이나 체류에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되면, 형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으로 무거워집니다. 처음에는 학업이나 취업이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귀국을 계속 미루는 사이 병역면제 연령에 가까워지는 사정 등이 겹치면 기피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처음부터 병역을 피하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항변이 자주 나오지만, 법원은 출국 당시의 의도보다 국외에 머무는 동안의 전체적인 행동, 즉 귀국을 시도했는지, 연장허가를 신청했는지, 병역면제 연령에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등을 종합해 기피 목적 유무를 판단합니다.
허가 없이 나가 있는 상태 자체가 3년 이하 징역 대상이고, 기피 목적까지 인정되면 형량은 1년 이상 5년 이하로 올라갑니다.
3. 귀국을 미루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병역 기피 목적”이 인정되기 쉬워집니다
법원은 국외 체류가 계속되는 동안 병역 기피 의사도 함께 유지되는 것으로 봅니다.
국외여행허가 기간이나 연장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그 준수의무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출국한 상태가 계속되는 한 위반행위도 계속되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오래 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체류한 기간에는 공소시효도 진행되지 않는다고 보는데, 이때의 목적은 국외 체류의 유일한 이유일 필요가 없고 여러 체류 목적 가운데 하나로만 포함돼 있어도 충분하다고 판단합니다. 이 법리는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4101 판결에서 확립된 뒤 계속 유지되고 있습니다.
범인이 국외에 있는 것이 형사처분을 면하기 위한 방편이었다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이러한 목적과 양립할 수 없는 주관적 의사가 명백히 드러나는 객관적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국외 체류기간 동안 그 목적은 계속 유지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1. 30. 선고 2017노2652 판결).
실제로 이 사건 피고인은 국외여행 연장허가가 불허된 뒤에도 귀국하지 않고 10년 가까이 해외에 머물다가, 병역이 사실상 면제되는 나이가 지나서야 자진 귀국했습니다. 법원은 그 사이 학업을 계속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병역 기피 목적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이 선고한 징역 10월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자진 귀국과 초범이라는 점은 형을 정할 때 참작됐을 뿐, 처벌 자체를 막지는 못한 것입니다.
귀국을 미루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법원은 그 체류 자체에 병역 기피 목적이 있었다고 볼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4. 형사처벌과 별도로 40세까지 취업·인허가 제한 같은 불이익이 따라옵니다
형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국외여행허가 위반 사실만으로 행정 제재가 함께 적용될 수 있습니다.
병역법 제76조는 허가를 받지 않고 출국했거나 국외에 체류하고 있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허가기간 안에 귀국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40세가 될 때까지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임용·채용될 수 없고, 이미 재직 중이라면 해직 대상이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종 관허업, 즉 인가·허가·면허·등록·지정 등을 새로 받을 수 없고, 이미 받은 것이 있다면 취소 대상이 됩니다. 다만 귀국해 병역의무를 실제로 마친 경우에는 이 제재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국외여행허가 위반이 극단적으로 이어져 국적까지 상실한 경우, 병무청 요청으로 재외동포 자격의 사증발급이 거부되고 사실상 입국 자체가 제한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16. 9. 30. 선고 2015구합77189 판결). 형사처벌 문제를 제쳐두더라도, 국외여행허가를 방치한 채로 시간이 흐를수록 되돌리기 어려운 불이익이 계속 쌓인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40세가 되기 전 귀국해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는 한, 형사처벌과 별개로 취업·인허가 제한이 계속됩니다.
5. 고발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발장이 접수되기 전에 자료부터 정리해야 대응 방향이 달라집니다.
병무청은 국외여행허가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30일이 지나도 정당한 사유 없이 귀국하지 않으면 관할 수사기관에 지체 없이 고발하는 것을 실무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허가기간을 넘겨 귀국한 횟수가 2회를 초과하는 사람이라면 30일이 지나지 않아도 더 앞당겨 고발할 수 있습니다.
고발이 이루어지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예를 들어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나 수원중부경찰서) 입건과 조사 → ②귀국 후 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제라도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초 국외여행허가서와 이후 연장허가 신청·불허통보 문서가 있다면 시간순으로 정리해, 언제부터 허가가 끊긴 상태였는지를 특정합니다.
병무청을 통해 본인의 병역사항과 고발 여부를 미리 확인해, 이미 형사입건된 상태인지 아닌지를 파악합니다.
귀국 항공권을 예약하기 전에 국외여행허가 위반 사건을 다뤄본 변호사와 상담해, 자진 귀국 시기와 조사에서의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처벌 가능성 자체를 없앨 수는 없더라도 자진 귀국이나 정당한 사유 소명 등을 통해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국외여행허가 문제는 “이미 늦었으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대응이 더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국외에 머물며 귀국 시점을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지금이라도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나중보다 낫습니다. 반대로 이미 병무청 고발로 형사입건이 이루어진 뒤에야 상담을 요청하는 가족분들도 적지 않은데, 이 경우에도 자진 귀국 시점이나 진술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저는 국외여행허가 위반으로 이미 고발된 분들의 형사변론과, 아직 해외에 머물며 귀국 여부를 고민하는 분들의 상담을 모두 진행해 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안이라도 준비된 시점과 그렇지 않은 시점의 결과 차이를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을 방치할수록 병역 기피 목적이 인정될 위험만 커집니다. 귀국을 결심했다면 그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외여행허가 기간이 지난 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연장 신청을 하면 괜찮을까요?
A. 기간이 이미 지난 뒤의 연장 신청은 통상 받아들여지지 않고, 오히려 허가 없이 체류해 온 사실이 드러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신청 이력보다는 실제 귀국 여부와 그동안의 체류 경위가 처벌 판단에서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Q. 자진해서 귀국하면 처벌을 아예 피할 수 있나요?
A. 처벌 자체를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자진 귀국을 양형에서 참작할 사정으로 보고 있을 뿐, 이미 성립한 국외여행허가 의무 위반죄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Q. 얼마나 오래 나가 있었는지가 형량에 영향을 주나요?
A. 그렇습니다. 국외 체류 기간이 길고 그 사이 병역면제 연령에 가까워질수록 병역 기피 목적이 인정되기 쉬워 형이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Q. 병무청에서 아직 연락이 없는데, 먼저 확인해봐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본인의 병역사항과 고발 여부는 병무청을 통해 미리 확인할 수 있고, 고발 전인지 이후인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지므로 먼저 확인해보는 것이 유리합니다.
Q. 25세가 되기 전에 나갔다면 상황이 다른가요?
A. 25세가 되기 전에 출국한 사람은 25세가 되는 해의 1월 15일까지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그 시점 이후로 허가를 받지 않았다면 같은 병역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귀국해서 입영하면 공무원 임용 제한 같은 불이익도 사라지나요?
A. 귀국해 병역의무를 실제로 마치면 병역법상 임용·인허가 제한 규정의 적용에서는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처벌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Q. 변호사 상담은 귀국 전과 귀국 후 중 언제 받는 게 좋나요?
A. 귀국 전 상담을 권합니다. 귀국 시점과 조사에서의 진술 방향을 미리 정리해두면, 조사 초기 단계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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