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등하굣길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 차량으로 인한 사고 소식이 잇따라 알려지면서, 단순 교통사고를 넘어선 형사처벌 수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대리를 부르기엔 얼마 안 남았다”, “천천히만 가면 사고 안 난다”는 생각으로 짧은 거리를 직접 운전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짧은 구간이 하필 어린이보호구역이었고, 순간의 부주의로 등하교하던 아이를 다치게 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면서, “속도는 지켰다”,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항변만으로는 처벌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를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최근 법원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를 함께 적용해 죄책을 엄격히 묻는 기준을 세우고 있습니다. 세 죄가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따라 실제 선고형이 크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냈을 때 어떤 죄가 성립하고, 각 죄가 서로 어떤 관계에 놓이며, 형량 구간과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만으로 이미 처벌 대상이 됩니다
속도를 지켰어도 음주 자체로 도로교통법 위반이 성립하고,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사정이 그대로 가중 요소가 됩니다.
도로교통법 제12조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자동차 운전자가 지정된 통행속도(시속 30킬로미터 이내)와 각종 안전시설을 준수하고, 어린이의 안전에 특히 유의하며 운전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역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엄격한 주의의무가 요구됩니다.
여기에 음주 상태가 겹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도 이 수치만으로 이미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사고 장소가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사정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를 가중해서 보는 요소로 취급합니다. 등하교 시간대였는지, 통행속도를 지켰는지,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는지가 이후 과실 유무와 양형 모두에서 쟁점이 됩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되고, 장소적 특성은 그 자체로 가중 요소가 됩니다.
2. 음주 상태로 사고를 내 다치게 하면 위험운전치사상죄가 별도로 성립합니다
음주운전죄와 위험운전치사상죄는 별개의 범죄로, 두 죄의 형이 함께 문제됩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1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의 특정 수치가 아니라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입니다. 단순 음주운전죄가 0.03퍼센트 이상이라는 수치 기준으로 성립하는 것과 달리, 위험운전치사상죄는 실제 주행 영상, 사고 경위, 진술 등을 종합해 운전 능력이 실질적으로 저하됐는지를 따집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지점은 “위험운전치사상죄로 처벌되면 음주운전죄는 흡수되어 따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음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죄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는 입법 취지와 보호법익 및 적용영역을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이므로, 양 죄가 모두 성립하는 경우 두 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대법원 2008. 11. 13. 선고 2008도7143 판결).
즉 음주운전 자체로 성립하는 죄와, 그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게 한 죄는 서로 다른 범죄로 취급되어 형법 제37조·제38조에 따른 경합범 가중의 대상이 됩니다. “위험운전치사상으로 처벌받으니 음주운전 부분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음주운전죄와 위험운전치사상죄는 각각 별도로 성립해, 형이 가중된 채로 함께 처벌됩니다.
3.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내면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까지 함께 문제됩니다
위험운전치사상죄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로, 더 무거운 형으로 처벌됩니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3(이른바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도로교통법 제12조제3항의 안전운전의무를 위반해 어린이(13세 미만)를 다치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음주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하지만, 문제는 음주까지 겹쳤을 때 앞서 본 위험운전치사상죄와 어떤 관계에 놓이느냐입니다. 실제로 어린이보호구역인 초등학교 후문 교차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9세 어린이를 충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서, 법원은 두 죄의 관계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피고인의 행위는 1개의 운전행위로 한 번의 교통사고를 내어 1명의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로서,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위험운전치사)죄와 같은 법 위반(어린이보호구역치사)죄가 각각 성립하고, 위 각 죄는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다(서울고등법원 2023. 11. 24. 선고 2023노1673 판결).
상상적 경합은 형법 제40조에 따라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할 때 가장 무거운 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하는 방식으로, 앞서 본 음주운전죄와 위험운전치사상죄의 관계(실체적 경합·형이 가중되어 합산)와는 정반대입니다. 실제로 위 사건 1심은 위험운전치사죄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죄를 실체적 경합으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죄수관계를 상상적 경합으로 바로잡으면서 최종적으로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죄수관계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처단형의 상한 자체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와 위험운전치사상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이지만, 음주운전죄와는 별도로 형이 합산됩니다.
4. 다친 경우와 사망한 경우, 형량 구간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상해에 그치면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사망에 이르면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까지 가능합니다.
실제 처벌 수위를 가늠하려면 세 갈래를 함께 봐야 합니다. 먼저 음주운전 자체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 형이 정해지고, 여기에 사고로 사람이 다치거나 사망했다면 위험운전치사상죄(상해 시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 사망 시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상해 시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 사망 시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가 함께 성립합니다.
위험운전치사상죄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는 법정형이 사실상 같아 상상적 경합으로 처리되더라도 처단형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여기에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가 실체적 경합으로 더해지면 형법 제38조에 따라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을 기준으로 형이 가중되어 처단형의 상한이 올라갑니다.
실무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무면허 여부, 사고 후 구호조치 여부, 피해 정도와 유족·피해자 측과의 합의 여부가 구체적인 선고형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사고 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하면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사상죄까지 추가로 검토될 수 있어 처벌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5. 고소·수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조사에서의 진술과 자료 확보가 이후 재판 결과를 좌우합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음주운전 사고는 통상 ①사고 현장 조사와 음주측정(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서) → ②피의자 조사 및 참고인·목격자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망 사고이거나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은 경우 초기 단계에서부터 구속수사 가능성이 검토됩니다.
사고 직후에는 당사자도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점검하는 것이 이후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
블랙박스·CCTV 영상과 사고 당시 신호·통행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음주측정 시각·수치와 실제 운전 시각의 간격을 확인해 위드마크 공식에 따른 역추산 쟁점이 있는지 점검합니다.
피해 어린이의 진단서·치료 경과, 보호자와의 연락 및 합의 진행 상황을 정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위험운전치사상죄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의 죄수관계, 양형 요소를 함께 검토하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방어 전략과 대응 방향을 보다 명확히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라는 당혹감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 입장에서는 음주운전죄, 위험운전치사상죄,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가 각각 어떤 관계로 처벌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대응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피해 어린이의 보호자 입장에서도 형사처벌과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진행해야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가능한데, 형사절차 진행 상황을 놓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저는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와 음주운전 사건에서 가해자·피해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죄수관계와 양형 요소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습니다.
사고 초기 대응이 이후 처벌 수위와 재판 결과를 가르는 만큼,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났는데 속도는 지켰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A. 통행속도를 지켰더라도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인정되면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속도 준수 여부는 과실 유무를 다투는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Q.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으면 위험운전치사상죄가 안 되나요?
A. 위험운전치사상죄는 특정 수치가 아니라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수치가 낮더라도 주행 영상·진술 등으로 그 상태가 인정되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음주운전죄와 위험운전치사상죄로 이중처벌받는 건가요?
A. 대법원은 두 죄가 입법 취지와 보호법익을 달리하는 별개 범죄로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중처벌이 아니라 각각 성립하는 별개의 죄가 함께 처벌되는 것입니다.
Q. 위험운전치사상죄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가 둘 다 인정되면 형이 두 배가 되나요?
A. 아닙니다. 두 죄는 상상적 경합관계로 더 무거운 죄에서 정한 형으로만 처벌됩니다. 다만 이와 별도로 성립하는 음주운전죄는 경합범 가중의 대상이 됩니다.
Q. 사고 후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왔는데도 도주로 볼 수 있나요?
A.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는지가 핵심입니다. 병원 이송 경위, 경찰에 연락했는지 여부 등 구체적 정황에 따라 도주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피해 어린이 측과 합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위험운전치사상죄와 어린이보호구역치사상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처벌을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합의와 반성, 재발 방지 조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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