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손이 스쳐 강제추행 현행범 체포됐는데 다툴 수 있나요
지하철에서 손이 스쳐 강제추행 현행범 체포됐는데 다툴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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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강제추행 등

지하철에서 손이 스쳐 강제추행 현행범 체포됐는데 다툴 수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지하철에서 손이 스쳐 강제추행 현행범 체포됐는데 다툴 수 있나요


사건 개요


출퇴근 시간대 만원 지하철에서는 몸이 밀착되고 손잡이를 잡느라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순간이 자주 생깁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있던 승객이 "방금 만졌잖아요"라며 소리를 지르고, 주변 승객들이 몰려들며, 다음 역에서 팔을 붙잡힌 채 끌려 내려가 지하철보안관이나 출동한 경찰에게 넘겨지는 일이 있습니다. 본인은 그저 인파에 밀려 손이 스쳤을 뿐 의도적으로 접촉한 적이 없다고 항변하지만, 그 자리에서 "성추행 현행범"으로 지목돼 체포되고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게 됩니다.

이런 사건으로 상담을 청하는 분들은 대개 "밀려서 스친 것뿐인데 왜 범죄자 취급을 받느냐"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법정에서 실제로 다투는 지점은 그 억울함 자체가 아니라,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을 넘어 그 접촉에 성적 의미를 인식하고 용인하는 고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체포 절차 자체가 법이 정한 요건을 갖췄는지라는 두 갈래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만원 지하철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몰려서 억울하다"는 감정적 항변만으로는 승산이 낮습니다. 체포 당시의 정황과 접촉의 구체적 양상을 처음부터 법적으로 재구성해 두어야,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실제로 다툴 수 있는 근거가 만들어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이 사안이 어떤 죄명으로 의율되는지입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을 요건으로 하는 반면(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는 대중교통수단 등 공중이 밀집한 장소라는 요건만 있으면 폭행·협박 없이도 성립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지하철 사건 대부분은 후자로 의율되는데, 이 차이를 모르면 방어의 축 자체를 잘못 잡게 됩니다.

둘째, 체포 자체가 형사소송법 제211조가 정한 현행범·준현행범 요건과 '체포의 필요성'을 갖췄는지입니다. 셋째, 접촉에 '추행의 고의'가 실제로 있었는지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1조는 폭행·협박이 필요 없는 대신 고의범이라는 성격은 그대로 남아 있어, 대법원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성립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도13081 판결). 넷째, 체포 이후 절차 — 48시간 이내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조사 대응입니다. 이 네 가지가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앞 단계에서 무너지면 뒤에서 다툴 여지 자체가 좁아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체포 절차 자체의 적법성을 다투기


많은 분들이 "일단 잡혔으니 죄가 인정된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지만, 체포 자체가 위법하면 그 뒤에 이어진 절차와 증거 전체가 흔들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체포 당시 상황부터 되짚습니다.

1) 준현행범 요건이 실제로 충족됐는지 짚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1조 제2항은 준현행범으로 볼 수 있는 경우를 범인으로 불리며 추적되고 있을 때, 흉기·장물 등을 소지하고 있을 때, 신체·의복에 증거가 될 만한 뚜렷한 흔적이 있을 때, 누구냐고 묻자 도망하려고 할 때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지목만 있었을 뿐 도주를 시도한 적이 없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신원을 밝히고 해명했다면 이 요건 자체가 갖춰지지 않은 것입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역사 CCTV, 함께 있던 목격자의 진술을 통해 도주 시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보해 둡니다.

2) '체포의 필요성' 부존재를 기록합니다.

대법원은 현행범인으로 체포하려면 범죄의 명백성 외에도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라는 체포의 필요성이 별도로 인정되어야 하고, 이를 갖추지 못한 체포는 위법한 체포라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도3682 판결). 직장·주소가 확인되고 도주 의사가 없었으며 신분 확인에 순순히 응한 정황을 문자·통화 기록, 목격자 진술 등으로 남겨 두면, 체포 당시 필요성이 없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3) 위법체포의 파급 효과를 정리합니다.

체포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그 상태에서 이루어진 신원확보·현장 진술의 임의성과 증거가치가 흔들릴 수 있고, 만약 그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다면 이를 이유로 한 공무집행방해 등 부수 혐의에 대해서도 불법체포에서 벗어나려던 행위로서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위 2011도3682 판결 취지). 아울러 체포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즉시 석방해야 한다는 규정(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제213조의2)도 함께 확인해, 절차가 그 시한을 넘기지 않았는지 점검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추행의 '고의' 부존재를 간접사실로 구축하기


체포 절차를 다투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결국 본안에서 승부를 가르는 것은 접촉에 성적 의미를 인식하고 용인하는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죄명부터 정확히 확인해 방어의 축을 정합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으로 의율됐다면 애초에 폭행·협박이라 부를 만한 행위가 없었다는 점을 다투고, 성폭력처벌법 제11조 공중밀집장소추행으로 의율됐다면 폭행·협박은 요건이 아니므로 그 부분을 다퉈 봐야 실익이 없고 오직 고의의 유무에 방어를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처음부터 명확히 합니다.

2) 고의를 부정하는 간접사실을 쌓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추행의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구체적 행위 태양 및 행위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위 2023도13081 판결). 이에 따라 사고 시각 해당 노선·시간대의 혼잡도 자료, 접촉 당시 손잡이나 기둥을 잡고 있었는지·가방이나 짐을 들고 있었는지와 같은 자세, 접촉 부위와 지속 시간(스치듯 짧았는지 반복·지속됐는지), 피해자와 사전 인지나 마찰이 있었는지, 열차가 흔들리거나 정차·출발하는 타이밍과 접촉 시점이 일치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정리합니다.

3) 증명책임과 무죄추정 원칙을 방어의 축으로 삼습니다.

위 판결은 공소사실에 관해 조금이라도 합리적 의심이 남는다면 무죄를 선고해야 하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가 자신의 주장을 완전히 입증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선고할 수는 없다는 점도 함께 재확인했습니다. 사실상 피해자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사안에서는, 그 진술의 신빙성이 앞서 정리한 정황증거들과 어긋나는 지점을 조사·공판 단계에서 일관되게 짚어 나가는 것이 관건입니다. 다만 성범죄 사건에서 요구되는 '성인지적 관점'은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무조건 높여 주거나 유죄 판단을 강제하는 원칙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지하철 성추행 현행범 체포는 붙잡히는 그 순간부터 시계가 돌아갑니다. 48시간 안에 구속 여부가 갈리고, 그 초기 조사에서 남긴 진술과 태도가 이후 재판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손이 스쳤을 뿐"이라는 항변은 사실일 수 있지만, 그 사실을 조사기관과 법정에서 인정받으려면 체포 당시의 정황과 접촉의 구체적 양상을 증거로 남겨야 합니다.

체포 요건이 갖춰졌는지, 그리고 문제된 접촉이 고의를 인정할 만한 정황과 실제로 부합하는지는 사건마다 다르게 갈립니다. 체포된 직후, 늦어도 첫 조사를 받기 전에 대응의 방향과 시점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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