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회수하려고 채무자 찾아갔다 채권추심법 위반으로 고소당했어요
사건 개요
지인이나 거래처에 돈을 빌려줬는데 약속한 날짜가 한참 지나도록 갚지 않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 결국 채권자는 직접 찾아가는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내가 빌려준 내 돈을 받으러 가는 것뿐인데 뭐가 문제냐"는 생각으로 채무자의 집이나 직장 앞으로 찾아가고, 연락이 계속 닿지 않으니 며칠에 걸쳐 여러 번 방문하거나, 퇴근 후 시간에 맞춰 저녁 늦게 찾아가는 일도 생깁니다.
문제는 이 시점부터 시작됩니다. 채무자가 오히려 "채권추심법 위반으로 신고하겠다"며 반발하거나, 실제로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습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폭력을 쓴 것도, 큰소리로 협박을 한 것도 아닌데 형사 고소를 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당혹스럽습니다. "빌린 돈 안 갚은 사람이 왜 나를 고소하느냐"는 억울함도 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돈을 빌려준 개인 채권자라도 채무자를 찾아가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행위는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하 채권추심법)의 규율 대상이 될 수 있고, 방문의 횟수·시간대·태도에 따라서는 실제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무조건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문이 법이 정한 금지 요건에 실제로 들어맞는지,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며, 그 갈림길은 처음부터 어떤 자료를 남겨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개인이 빌려준 돈을 스스로 받으러 다니는 경우에도 채권추심법상 '채권추심자'에 해당하는지입니다(같은 법 제2조제1호나목은 대부업자뿐 아니라 일반 금전대여 채권자 본인도 채권추심자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둘째, 문제된 방문이 법이 금지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에 방문해 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제9조제2호)에 실제로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그 방문으로 채무자의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쳤다고 볼 만한 정도였는지입니다. 넷째, 방문 과정에서 언성이 오갔거나 몸싸움에 준하는 상황이 있었다면 채권추심법을 넘어 형법상 협박죄·공갈죄·주거침입죄까지 함께 문제 되는지, 그에 따라 처벌 수위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검토됩니다. 개인 채권자라 해서 애초에 법의 적용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채무자를 한두 번 찾아간 것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도 아닙니다. 방문의 횟수·시간대·목적·태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놓았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방문 행위가 처벌 요건에 실제로 들어맞는지부터 따져보기
고소를 당했다고 해서 곧바로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방문' 그 자체가 아니라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이거나 야간에 이루어져 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는 방문이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방문의 횟수와 시간대를 객관적 자료로 특정합니다.
"여러 번 찾아왔다"는 채무자 측 진술은 그 자체로 처벌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며칠에 걸쳐 몇 회를 방문했는지, 방문 시각이 법이 정한 야간 시간대(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에 속했는지를 통화·문자 내역, 차량 이동 기록, 방문지 인근 CCTV, 출입 기록 등으로 시점별로 정리합니다. 단발적인 방문 한두 차례는 통상 '반복적'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점, 방문 시각이 통상적인 주간 시간대였다는 점을 자료로 뒷받침해 두면, 애초에 제9조제2호의 구성요건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방어선을 세울 수 있습니다.
2) 방문의 '정당한 사유'를 뒷받침하는 정황을 모읍니다.
채무자가 전화를 차단하고 문자에도 응하지 않는 등 통상의 연락 수단이 모두 막힌 상태였다면, 채권 확인과 소재 파악을 위한 방문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커집니다. 방문에 앞서 통화·문자로 접촉을 여러 차례 시도했던 이력, 채무자가 이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정황, 방문 당시 짧은 시간 안에 용건만 전달하고 돌아간 사실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방문 자체를 '악의적 괴롭힘'이 아니라 '통상적인 채권 확인 절차'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3) 폭행·협박에 해당할 만한 언동이 없었음을 입증합니다.
목소리가 커지거나 언쟁이 오간 사실만으로 협박죄나 채권추심법 제9조제1호(폭행·협박 등 금지, 5년 이하 징역)까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공포심을 느낄 만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확립된 기준입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제3자의 진술, 통화·대화 녹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구체적인 해악 고지가 없었다는 점, 단순히 변제를 독촉하는 취지의 언쟁에 그쳤다는 점을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핵심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형사 리스크 없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절차로 전환하기
고소 대응만큼 중요한 것이, 앞으로 어떻게 하면 형사 리스크 없이 실제로 돈을 받아낼 수 있는가입니다. 방문·연락 방식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줄일 수 있고, 아예 법원 절차로 옮겨 가면 리스크 자체를 없앨 수 있습니다.
1) 지급명령·소송을 통해 방문 자체를 없앱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채무자를 직접 찾아가지 않는 것입니다. 차용증이나 계좌이체 내역 등 채권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다면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얻고, 이를 근거로 채무자의 급여나 예금을 압류해 강제로 회수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면 통상의 소송 절차로 넘어가지만, 어느 쪽이든 법원이라는 제3의 절차를 통해 돈을 받는 구조가 되므로, 방문·연락 자체로 인한 형사 고소 리스크가 원천적으로 사라집니다.
2) 부득이 직접 접촉을 이어가야 한다면 접촉 원칙을 미리 세웁니다.
당장 소송으로 넘어가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연락은 문자·이메일 등 기록이 남는 수단으로 하고, 방문이 필요하더라도 사전에 방문 사실을 알린 뒤 주간 시간대에 1회로 제한하는 원칙을 세웁니다. 채무자의 직장 동료나 가족 등 관계인 앞에서 채무 내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별도의 금지행위(제9조제7호)이므로 절대 피해야 합니다. 이렇게 접촉 방식을 스스로 제한해 두면, 이후 채무자가 다시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애초에 법이 금지하는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쉽게 소명할 수 있습니다.
3) 형사 대응과 민사 회수를 분리해서 병행합니다.
채권추심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는다고 해서 원래 빌려준 돈을 받을 권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 절차는 방문 방식의 적법성을 다투는 것이고, 민사 절차는 채권의 존재와 액수를 다투는 것으로 완전히 별개입니다.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채무자가 제출한 진술이나 자료를 통해 차용 사실 자체가 명확히 드러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형사 대응에만 매몰되지 말고 지급명령이나 소송을 통한 민사 회수 절차를 같은 시기에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실질적으로 돈을 받아내는 데 유리합니다.
결론
"내 돈을 받으러 간 것뿐"이라는 인식과, 법이 방문 행위를 바라보는 기준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습니다. 몇 번을, 언제, 어떤 태도로 찾아갔는지가 형사처벌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인 기준이 됩니다.
이미 고소를 당한 상황이라면 방문의 횟수와 시간대, 정당한 사유를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하시는 것이 먼저이고, 앞으로 채권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방문·연락 방식을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설계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지금 상황이 어느 쪽이든, 채권 회수의 방향과 방식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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