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음주단속 현장에서 처음에는 측정을 거부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을 바꿔 다시 호흡측정에 응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처음엔 당황해서 거부한다고 말했지만, 몇 분 뒤에는 순순히 응했으니 이제는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안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입건 통보를 받아보면, 거부한 순간의 말투와 태도, 그 사이 흐른 시간, 경찰이 고지한 불이익 안내 횟수까지 모두 근거로 쓰여 이미 거부죄가 완성됐다는 판단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음주측정거부죄가 언제 성립하는지를 두고 거부한 그 순간이 아니라 전체적인 사건 경과에서 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었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한 번 거부했다가 다시 측정에 응한 경우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는지, 그리고 어떤 정황이 있으면 뒤늦은 협조로도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음주측정 거부는 한 번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곧바로 범죄가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립 여부는 거부한 그 순간이 아니라 사건 전체의 경과를 보고 판단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은 경찰공무원이 음주 여부를 호흡조사로 측정할 수 있고, 운전자는 그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이러한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합니다.
여기서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란 단순히 그 순간 “싫다”고 말했다는 사실적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이 문구를 전체적인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운전자가 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현장에서 당황해 한마디로 거부 의사를 표시한 뒤 곧바로 마음을 바꾼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거부죄가 완성됐다고 보는 것은 아닙니다.
음주측정거부죄는 거부라는 말 한마디가 아니라, 사건 전체의 경과에서 응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이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2. 1차 측정만 거부하고 곧이어 2차 측정에 응했다면 거부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일시적인 거부는 대법원이 말하는 ‘측정불응의사의 객관적 명백성’을 채우지 못합니다.
이 처벌조항의 주된 목적은 음주측정을 간접적으로 강제해 음주운전에 대한 입증과 처벌을 용이하게 하려는 데 있을 뿐, 거부행위 그 자체의 불법성을 벌하려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죄의 법정형은 주취운전죄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유형과 같은 수준이어서, 대법원은 그 성립 범위를 신중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런 취지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란 전체적인 사건의 경과에 비추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음주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때를 의미하고,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의 1차 측정에만 불응하였을 뿐 곧이어 이어진 2차 측정에 응한 경우와 같이 측정거부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경우까지 측정불응행위가 있었다고 보아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 판결).
즉 현장에서 잠깐 “싫다”는 말이 나왔더라도, 경찰이 별도로 불이익을 고지하거나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를 작성하기도 전에 곧바로 마음을 바꿔 순순히 측정에 응했다면, 그 거부는 일시적인 것에 그쳐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1차 거부 직후 곧바로 2차 측정에 응한 것처럼 거부가 일시적이었다면, 그것만으로 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한다고 보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3. 다만 명시적이고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뒤라면 뒤늦게 응해도 이미 처벌 대상일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의 명확성과 그 사이 흐른 시간, 불이익 고지 여부가 결론을 가릅니다.
앞서 본 판례는 일시적 거부를 무죄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해서도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운전자가 소극적으로 거부한 경우라면 그 거부행위가 일정 시간 계속적으로 반복되어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해진 때 비로소 거부죄가 성립하지만, 명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운전자가 명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음주측정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면 즉시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할 수 있으나, 그 경우 운전자의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였는지는 음주측정을 요구받을 당시의 언행이나 태도, 측정요구의 경위와 방법,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등 관련 서류의 작성 여부 및 거부한 사유와 태양·거부시간 등 전체적 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 판결).
예컨대 경찰관으로부터 측정 불응에 따른 불이익을 10분 간격으로 3회 이상 고지받고도, “안 불겠다, 처벌받아도 상관없다”는 취지로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히며 상당한 시간을 끌었다면, 이미 그 시점에 거부죄가 성립했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이 경우 뒤늦게 태도를 바꿔 측정에 응했다는 사정은 성립 여부 자체를 뒤집지 못하고, 이후 수사·재판 단계에서 양형에 참작될 수 있는 사정으로만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확하고 적극적인 거부 의사 표명, 그리고 그 사이 흐른 시간과 고지 횟수는 뒤늦은 협조로도 되돌릴 수 없는 성립 요건입니다.
4. 거부죄로 인정되면 초범이라도 최소 징역형이 예정된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이 기본형이고, 10년 내 재범이면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지 아니하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 구간의 단순 음주운전죄는 벌금형만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는 것과 달리, 거부죄는 처음부터 징역형의 하한이 정해져 있어 초범이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거부죄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 거부하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 구간 자체가 올라갑니다.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운전면허에 대한 행정처분도 통상 함께 진행되므로, 거부 정황을 다투는 것은 형사처벌뿐 아니라 면허 문제에도 직결됩니다.
5. 조사부터 재판까지, 거부 정황을 다투려면 이 순서로 준비해야 합니다
거부와 그 이후 응답 사이 흐른 시간을 재구성하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음주측정거부 사건은 통상 ①현장(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서의 측정 요구와 거부·응답 정황 기록 → ②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 작성 및 현장 영상·진술 확보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거부가 일시적이었는지, 아니면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거부였는지는 결국 현장의 세부 정황으로만 다툴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블랙박스·휴대전화 녹화 등으로 거부 당시의 정확한 발언과 시각을 확인합니다.
주취운전자 적발보고서에 불이익 고지 여부와 고지 횟수, 측정요구 경위가 어떻게 기재됐는지 확인합니다.
1차 거부와 2차 응답 사이에 실제로 흐른 시간과 그 사이 오간 대화 내용을 재구성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거부의 ‘일시성’ 여부를 다투면 실제로 무혐의나 무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치며
음주단속 현장은 몇 초 사이에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 당황한 나머지 거부와 응답을 오가다가 나중에 “그때 왜 그렇게 말했는지” 후회하며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부죄로 입건된 쪽 입장에서는 순간의 말 한마디로 징역형 하한이 예정된 무거운 처벌 위기에 놓였더라도, 거부가 일시적이었는지 다퉈볼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반대로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히고 상당한 시간을 끈 뒤에야 마지못해 응한 쪽이라면, 뒤늦은 협조만으로 이미 완성된 범죄를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음주측정거부 사건에서 거부의 일시성을 다투는 쪽과, 반대로 측정요구의 적법성을 소명해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현장의 세부 정황 하나하나가 결론을 뒤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거부와 응답 사이의 그 짧은 시간이 사건의 결론을 가릅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음주측정을 거부했다가 몇 초 뒤 바로 다시 응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1차 측정에만 불응했다가 곧이어 2차 측정에 응한 것처럼 거부가 일시적인 경우까지 거부죄가 성립한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이 경찰이 불이익 고지와 적발보고서 작성까지 마쳤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경찰관이 “지금 거부하면 형사처벌 받는다”고 3번 고지한 뒤에야 응했다면요?
A. 이미 거부죄가 성립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10분 간격으로 3회 이상 불이익을 고지하고도 거부가 계속됐다는 사정은 측정불응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했다는 유력한 근거로 쓰입니다.
Q. “못 하겠다, 처벌받아도 좋다”고 말한 뒤 곧바로 마음을 바꿨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거부 의사 표명에 해당할 수 있어, 그 즉시 거부죄가 성립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후에 협조했다는 사정은 성립 자체보다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Q. 술은 마셨지만 운전은 하지 않았는데도 측정을 거부하면 처벌되나요?
A. 거부죄는 자동차등을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성립합니다. 운전 사실 자체가 다투어진다면 측정요구의 적법성부터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Q. 위법하게 연행된 상태에서 측정을 거부한 경우에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법한 체포·강제연행 상태에서 이뤄진 음주측정요구 자체가 위법하므로, 그에 불응했다고 하여 거부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Q. 거부죄와 음주운전죄(수치범) 중 어느 쪽이 더 불리한가요?
A. 일반적으로 거부죄가 더 불리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구간의 음주운전죄는 벌금형도 가능하지만, 거부죄는 처음부터 1년 이상의 징역형이 예정돼 있어 하한 자체가 훨씬 높습니다.
Q. 재범이면 형이 얼마나 더 무거워지나요?
A.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 거부하면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량 구간 자체가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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