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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회사에 계속 다닐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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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회사에 계속 다닐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회사 자금이나 물품을 개인 용도로 쓰다가 업무상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은 뒤, 액수가 크지 않거나 초범이라는 이유로 벌금형으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벌금형이면 실형도 아니고 전과도 아니지 않냐”, “벌금만 내면 회사는 계속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하려 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벌금형이 확정되고 이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면, 인사팀으로부터 당연퇴직 통보를 받거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는 연락을 받고 나서야 당황해 상담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사규에 당연퇴직으로 규정돼 있더라도 그 실질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한 근로관계 종료라면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라는 형의 종류 자체보다, 그 벌금형을 받게 된 비위행위의 내용과 직무 관련성이 실제 판단의 핵심입니다.

아래에서는 횡령으로 벌금형을 받은 경우 사규상 당연퇴직이 곧바로 유효한지, 공무원과 일반 회사원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벌금형 확정만으로 회사를 자동으로 그만두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벌금형은 재산형이라 자유형과 달리 신분상 불이익이 법률상 당연히 따라오지 않습니다.

형법상 형벌은 사형·징역·금고·자격상실·자격정지·벌금·구류·과료·몰수 아홉 가지로 나뉩니다. 이 중 벌금형은 재산형으로, 징역이나 금고 같은 자유형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자격정지가 함께 선고되지 않는 한, 벌금형 확정만으로 공무원 임용자격이나 근로자 지위가 법률상 당연히 박탈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회사의 취업규칙·인사규정은 당연퇴직 또는 결격사유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 식으로 규정합니다. 문언 그대로라면 벌금형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경우”처럼 형의 종류를 특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규정한 사규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우 벌금형도 문언상 당연퇴직 사유에 포함되는지를 둘러싸고 다툼이 생깁니다.

이때 핵심은 그 당연퇴직 조항이 실질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느냐입니다. 대법원은 사규나 단체협약이 정한 절차와 명칭이 무엇이든, 근로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끝내는 것이라면 그 성질은 해고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회사가 어떠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근로자에 대한 퇴직조처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되었다 하더라도 위 퇴직조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이 규정하는 바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즉 회사가 벌금형 확정을 이유로 당연퇴직 처리를 통보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근로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볼 정당한 이유 요건을 갖췄는지를 다시 따져봐야 합니다.

벌금형은 재산형일 뿐이므로, 확정 사실 하나만으로 회사를 자동으로 그만두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당연퇴직 처리도 정당한 이유가 없으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비위행위의 내용과 직무 관련성이 정당한 이유 판단의 핵심 기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본 것처럼 당연퇴직 조항에 따른 처리도 실질은 해고이므로, 이 조항의 적용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벌금형이어야 정당한 이유로 인정될까요. 대법원은 해고처분이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이 기준을 횡령 사건에 대입하면, 자금 관리·경리 등 업무와 관련해 회사 재산을 횡령해 벌금형을 받은 경우는 담당직무와 비위행위가 직접 연결돼 신뢰관계 훼손 정도가 크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반면 사적인 자리에서 발생한, 업무와 무관한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은 경우라면 같은 비중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벌금형이라는 형의 종류보다, 그 벌금형의 원인이 된 행위가 담당 업무와 얼마나 밀접한지, 회사 재산에 대한 신뢰를 얼마나 훼손했는지가 당연퇴직·징계해고의 정당성을 가르는 실질적 기준입니다.

당연퇴직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유효하며, 그 판단은 비위행위와 직무의 관련성에 달려 있습니다.


3. 공무원이라면 300만원 이상 벌금형만으로도 당연퇴직될 수 있습니다

직무와 관련한 횡령으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일반 회사원과 달리 공무원은 사정이 다릅니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는 공무원 임용 결격사유를 정하면서, 제6호의2에서 “공무원으로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355조 및 제356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를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69조는 공무원이 제33조 각 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면 당연히 퇴직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횡령·업무상횡령으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별도의 징계위원회 의결 없이도 이 규정에 따라 당연퇴직 처리됩니다. 일반 회사원에게 적용되는 “정당한 이유” 심사와는 완전히 다른 구조입니다.

반대로 직무와 무관한 사적인 횡령이거나, 벌금액이 300만원 미만이거나, 형법 제355조·제356조가 아닌 다른 죄명으로 처벌받은 경우라면 이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액수 기준이 정확히 300만원이라는 점, 그리고 “직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이 함께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놓치면 안 됩니다.

지방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 등도 소속 기관의 인사 관계 법령이나 내부 규정에 이와 유사한 특칙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공직이나 공공기관에 재직 중이라면 국가공무원법 조항만 볼 것이 아니라 소속 기관에 적용되는 개별 법령과 인사규정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공무원은 직무 관련 횡령으로 3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법률상 당연퇴직 대상이 됩니다.


4. 횡령 액수와 정상에 따라 벌금형이 나올 수도, 실형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벌금형은 대개 액수가 작고 초범·전액변제 등 정상참작 사유가 있을 때 선고됩니다.

단순횡령은 형법 제355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저지른 업무상횡령은 형법 제356조에 따라 형이 무거워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제3조가 적용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량 자체가 크게 뛰어오릅니다.

실무상 벌금형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는 대체로 유용 금액이 크지 않고, 초범이며, 수사·재판 단계에서 피해액을 전액 또는 상당 부분 변제하거나 피해자와 합의한 정상참작 사유가 있는 사안입니다. 특경법이 적용되는 5억원 이상 사건에서는 법정형 자체에 벌금형 선택지가 없어, 벌금형만으로 끝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 벌금형이라는 결과만 보고 “가벼운 사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소액이라도 자금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반복적으로 유용했다면, 벌금형이라는 형의 경중과 별개로 회사 재산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정도는 클 수 있고, 이는 앞서 본 정당한 이유 판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근로자 입장에서도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벌금형이 어떤 사실관계와 정상참작 사유를 바탕으로 나온 것인지를 소명 자료로 남겨두는 것이 이후 징계 절차에서 중요합니다.


5. 형사절차와 회사 징계절차는 별도로, 그러나 사실상 함께 진행됩니다

벌금형 확정 통보를 받았다면, 형사 기록과 사규 문언부터 대조해야 합니다.

회사 자금 횡령이 문제 되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인지 및 조사 → ②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약식명령 청구 또는 정식기소 → ④법원(수원지방법원)의 약식명령 발령 또는 정식재판을 거쳐 벌금형이 확정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액수가 크지 않고 정상참작 사유가 뚜렷한 사안은 정식재판 없이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확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형사절차와 별개로 회사는 자체 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를 열어 당연퇴직 또는 징계해고 여부를 심의합니다. 형사처벌이 확정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징계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해진 소명 기회 부여, 징계위원회 개최 등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그 자체로 징계처분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벌금형 확정 통보를 받았거나 회사로부터 인사 조치 예고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취업규칙·인사규정의 당연퇴직·징계해고 조항이 “금고 이상의 형”인지 “형사처벌” 전반인지 문언을 정확히 확인합니다.

  2. 약식명령문 또는 판결문에서 죄명·벌금액·범죄사실이 담당 업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합니다.

  3. 공무원·공공기관 소속이라면 국가공무원법 등 개별 임용 법령의 결격사유·당연퇴직 조항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이 확인 결과에 따라 당연퇴직 처분에 불복할지, 징계위원회에서 어떤 소명 자료를 낼지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므로, 형사 사건 단계에서부터 노동 사건까지 함께 살펴줄 수 있는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벌금형으로 형사사건이 마무리되면 “이제 다 끝났다”는 안도감에, 정작 회사와의 관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문제는 뒷전으로 미뤄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퇴직 통보를 받은 근로자 입장에서는 사규 문언과 비위행위의 직무 관련성을 정리해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점을 소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형사 기록, 담당 업무 범위, 회사와의 그간의 근무 태도를 뒷받침할 자료가 쌓일수록 부당해고 다툼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소속 직원의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인사 조치를 검토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벌금형이라는 결과만으로 곧바로 당연퇴직 처리를 하면 절차와 정당한 이유 요건을 놓쳐 오히려 부당해고로 뒤집힐 위험이 있습니다.

저는 횡령 사건에서 형사 변호와 함께 그 이후 이어지는 징계·해고 관련 자문까지 병행해 온 변호사로서, 벌금형이라는 결과 하나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사안들을 여러 번 다뤄 왔습니다.

지금 통보받은 내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벌금형도 전과기록에 남나요?

A. 수형인명부에는 남지만,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벌금형은 집행을 마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실효됩니다. 다만 실효되기 전에 회사가 이를 확인해 문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취업규칙에 “금고 이상의 형”만 당연퇴직 사유로 돼 있는데, 벌금형인데도 회사가 퇴직 처리했습니다. 유효한가요?

A. 문언상 벌금형은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 조항만으로 한 당연퇴직 처리는 무효를 다툴 여지가 큽니다. 다만 사규에 다른 징계해고 사유가 별도로 있다면 그 조항으로 다시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사기업 회사원인데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해고될 수 있나요?

A. 가능은 하지만 정당성 인정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담당 직무와의 관련성, 회사 신뢰에 미친 영향이 적을수록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Q. 공무원인데 직무와 무관하게 사적으로 지인 돈을 횡령해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당연퇴직인가요?

A.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2는 “직무와 관련하여” 범한 형법 제355조·제356조 위반만을 대상으로 하므로, 직무와 무관한 사적 횡령이라면 이 조항에 따른 당연퇴직 대상은 아닙니다. 다만 별도의 징계 사유는 될 수 있습니다.

Q.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을 받았는데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회사 징계 절차도 멈추나요?

A. 자동으로 멈추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형사처벌 확정을 전제로 한 당연퇴직 조항은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회사에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부당해고라고 생각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퇴직 통보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관할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간이 지나면 구제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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