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으로 휴대폰 3대를 압수당했는데 몇 년 치까지 복구되나요
사건 개요
불법촬영(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면서, 현재 쓰는 휴대폰뿐 아니라 서랍에 넣어 두었던 예전 폰까지 3대가 한꺼번에 압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문제된 촬영물이야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해도, 의뢰인들이 정작 잠을 못 이루는 지점은 따로 있습니다. "저 폰들에는 몇 년 전 자료까지 남아 있는데, 그것까지 다 복구돼서 별건으로 걸리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오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이미 지웠다고 생각한 사진·동영상, 심지어 몇 년 전에 쓰다가 서랍에 처박아 둔 옛날 폰까지 압수 목록에 오른 뒤 이 질문을 던집니다. "포렌식이면 다 복구된다는데, 그럼 몇 년 치까지 보는 건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술적으로 복구 가능한 기간과 수사기관이 실제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간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전자는 기기 사용 이력과 저장 방식에 달려 있고, 후자는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 얼마나 관련이 있느냐로 결정됩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지레 겁먹고 불필요하게 불리한 진술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술적으로 몇 년 치까지 복구되는가입니다. 삭제된 파일도 저장영역에 흔적이 남아 카빙(carving) 기법으로 복원되는 경우가 많고, 클라우드 자동 동기화가 켜져 있었다면 기기에서 지운 뒤에도 서버에 원본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지웠으니 안전하다"는 전제 자체가 틀린 경우가 흔합니다.
둘째, 압수수색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정보저장매체를 압수할 때 원칙적으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만 선별해 출력·복제하도록 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수사기관이 전자정보를 압수·수색할 때는 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부분에 한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3대를 압수했다고 해서 그 안의 모든 파일을, 모든 시기에 걸쳐 무제한으로 열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셋째, 관련 없는 옛날 자료에서 다른 정황이 나왔을 때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이 세 지점을 미리 파악하고 대응하느냐가, 지금 문제된 사건 하나로 끝나느냐 여러 해 치 자료가 전부 도마에 오르느냐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관련성 원칙'으로 열람 범위에 선을 긋습니다
3대나 되는 휴대폰이 통째로 넘어갔다고 해서 수사기관이 그 안의 몇 년 치 자료를 마음대로 뒤질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확인하고 다툽니다.
1)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의 일시·장소를 먼저 특정합니다.
압수수색영장에는 특정 일시·장소에서 벌어진 촬영행위가 혐의사실로 적혀 있습니다. 그 범죄사실과 관련성이 인정되는 정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먼저 명확히 해 둡니다. 몇 년 전에 다른 상황에서 찍은 사진이나, 아예 촬영과 무관한 개인 사진·메신저 대화까지 열람 대상에 넣는 것은 관련성 원칙에 반한다는 점을 초기부터 짚어 둡니다.
2) 참여권을 행사해 이미징·분석 과정을 직접 지켜봅니다.
형사소송법 제121조, 제122조는 피의자·변호인이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참여할 권리를, 제129조는 압수목록을 교부받을 권리를 보장합니다. 포렌식 이미징과 파일 선별 작업에 참여해, 혐의사실과 무관한 시기의 자료까지 통째로 복제·보관되지 않는지, 어떤 파일이 어떤 근거로 압수목록에 오르는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합니다. 참여권을 포기하면 나중에 절차의 하자를 지적할 근거 자체가 사라집니다.
3) 무관정보의 삭제·반환을 서면으로 요청해 기록을 남깁니다.
압수목록을 받은 뒤,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시기의 파일·자료가 포함돼 있다면 그 삭제와 반환을 서면으로 요청합니다. 구두로 흘려보내지 않고 문서로 남겨 두어야, 이후 그 자료가 수사나 재판에 등장했을 때 "애초에 관련성 없는 정보였다"는 점을 다툴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오래된 자료에서 다른 정황이 나왔을 때를 대비합니다
실무에서는 3대를 통째로 압수하다 보니, 지금 문제된 사건과 무관한 옛날 자료에서 다른 정황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무조건 처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절차 자체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1) 별건 자료는 별도 영장 없이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수사 중 우연히 발견한 무관 정보를 계속 살펴보려면 원칙적으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새로 발부받아야 합니다. 기존 영장 하나로 몇 년 치 자료를 전부 훑어 별건 혐의까지 구성하는 것은 관련성 원칙에서 벗어난 절차이므로, 그 과정에서 새 영장 없이 수집·활용된 정보가 있다면 절차 위반 여부를 짚어야 합니다.
2) 위법하게 수집된 자료는 증거능력을 다툽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정합니다. 관련성 범위를 벗어난 자료가 별도 영장 없이 압수·분석돼 수사나 공소사실에 반영됐다면, 그 취득 경위를 근거로 증거능력을 다투어 재판 단계에서 배제를 구할 수 있습니다.
3) 상습범 가중 규정을 염두에 두고 초기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은 촬영행위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같은 조 제5항은 상습으로 범한 때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합니다. 오래된 자료가 적법하게 수집·확인된 자료라면 상습성 판단의 근거로 쓰일 수 있으므로, 절차의 적법성을 다투는 작업과 별개로 각 자료의 성격과 시기를 처음부터 명확히 정리해 두어야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결론
"몇 년 치까지 복구되나요"라는 질문에는 사실 두 개의 답이 필요합니다. 기술적으로는 기기 사용 이력과 클라우드 동기화 여부에 따라 생각보다 오래된 자료까지 복원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이 그 자료를 실제로 들여다보고 증거로 쓸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휴대폰 3대가 한꺼번에 넘어갔다는 사실 자체에 위축되어 불필요한 진술을 하기보다는, 압수수색의 범위와 참여권, 압수목록을 하나씩 짚어 가며 대응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지금 자료가 어디까지 열람되고 있는지, 무관한 시기의 자료가 섞여 있지는 않은지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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