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하다 보증금 못 돌려줬는데 전세사기로 구속되나요
사건 개요
몇 년 전,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을 여러 채 사들인 임대인들이 있습니다. 자기 돈은 조금만 들이고, 새 세입자가 내는 전세보증금으로 앞선 매매대금 잔금을 치르는 이른바 갭투자 구조였습니다. 시세가 오르던 시기에는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금리가 오르고 전세가가 떨어지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만기가 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새 세입자를 구해도 예전만큼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집을 팔려 해도 매수인이 나서지 않습니다. 결국 여러 채에서 동시에 반환 시기가 겹치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태에 빠집니다.
세입자들이 하나둘 고소장을 접수하면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다수의 피해자와 상당한 피해 금액이 확인되면 임대인은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실감합니다. "나도 시장이 이렇게 될 줄 몰랐을 뿐, 처음부터 돈을 떼먹으려 한 게 아니다"라고 항변하지만, 이미 다수 피해자·거액 피해라는 사실만으로 형사절차는 무겁게 진행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보증금을 못 돌려준 사실 자체가 곧바로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죄는 계약을 맺을 당시 상대를 속이고 재산을 편취하겠다는 고의가 있었는지로 판단합니다. 다만 무리한 갭투자 구조에서 애초에 반환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숨긴 정황이 확인되면, 실제로 구속과 유죄로 이어진 사례들이 존재합니다. 그 갈림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승패와 구속 여부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계약 체결 당시를 기준으로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을 알면서도 이를 숨긴 것인지, 아니면 계약 이후 시장 상황이 급변해 사후적으로 반환이 어려워진 것인지입니다(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편취의 고의가 행위 당시에 존재해야 성립합니다). 둘째, 단순한 채무불이행과 사기죄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차용 또는 계약 당시 변제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하고, 단순히 나중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한 사정만으로 편취의 범의를 단정할 수 없다"는 법리를 확립해 왔습니다. 셋째, 무자본·소자본으로 다수의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를 인수할 자력이 없다는 사실을 매도인이나 신규 세입자에게 고지하지 않았는지입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도16422 판결은 매수인이 자기 자본 없이 다수의 오피스텔을 사들이면서 보증금 반환채무를 이행할 자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상대방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이를 고지하지 않은 행위가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하고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넷째, 피해 금액과 피해자 수에 따라 형사소송법상 구속사유(주거부정·증거인멸 우려·도주 우려)가 얼마나 무겁게 판단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어, 계약 당시 고의를 다투는 문제와 구속을 피하는 문제는 별개의 트랙으로 동시에 준비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계약 당시에는 고의가 없었음을 시간순으로 소명하기
사기 혐의를 벗어나는 길은 결국 "언제부터 반환이 어려워졌는가"라는 시간의 문제로 좁혀집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계약 체결 당시의 자금 상황을 객관적 수치로 복원합니다.
매입 당시 매매가 대비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의 비율(LTV), 당시 시세와 임대차 시세, 대출 한도와 상환 계획을 정리해, 계약 시점에는 시세 흐름상 반환에 지장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매매계약서, 근저당권 설정 내역, 임대차계약서, 당시 부동산 시세 자료, 대출 실행 내역이 그 뼈대가 됩니다. 이 자료가 갖춰져야 대법원 2022도16422 판결이 문제 삼은 "애초부터 변제자력이 없었던 경우"와 분명히 구분됩니다.
2) 반환 불능이 시작된 시점과 원인을 외부 요인으로 특정합니다.
금리 인상, 전세가율 하락, 대출 규제 강화, 매수세 실종 등 시장 전반의 변화가 실제로 언제부터 임대인의 자금 계획을 무너뜨렸는지를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여러 채의 반환 시기가 동시에 몰린 경위, 매도를 시도했으나 무산된 경위(중개 의뢰 내역, 매수 희망자와의 협상 기록)를 남겨, 반환 불능이 계약 이후에 발생한 사정변경임을 뒷받침합니다. 이 자료는 편취의 고의를 부정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3) 자금의 흐름을 추적해 개인적 유용이 없었음을 보입니다.
받은 보증금이 개인적으로 소비되지 않고 기존 대출 상환, 다른 임대차보증금 반환, 부동산 유지·관리비 등 임대사업 범위 안에서 순환됐음을 계좌 거래내역으로 증명합니다. 반대로 보증금을 받자마자 다른 용도로 빼돌리거나 재산을 은닉한 정황이 있다면 이는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하는 불리한 사정이 되므로, 이 부분을 먼저 점검해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구속의 필요성을 정면으로 다투기
혐의 자체를 다투는 것과, 구속을 피하는 것은 별개의 싸움입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만 구속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피해 규모가 크고 피해자가 여럿인 사건일수록 이 우려를 무겁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준비합니다.
1)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낮다는 사정을 자료로 제시합니다.
일정한 주거에서 계속 거주해 온 사실,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임의로 응해 온 이력, 계좌내역·부동산 관련 서류를 임의제출한 정황, 세입자들과의 연락을 회피하지 않은 사실을 정리해 제출합니다. 반대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거나 재산을 급히 처분·은닉한 정황이 있다면 구속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영장실질심사 전에 이런 오해를 살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2) 피해 회복 노력과 변제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당장 전액 변제가 어렵더라도, 처분 가능한 부동산 목록과 예상 매각 대금, 우선 변제가 가능한 피해자와 순위, 임차권등기·보증보험 청구 진행 상황 등을 정리한 변제 계획서를 준비합니다. 일부라도 공탁하거나 변제에 착수한 사실은 도주 우려를 낮추는 사정이자, 향후 양형에서도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요소입니다.
3) 피해액 규모에 따른 적용 법조를 미리 파악해 대응 수위를 정합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다수 피해자의 피해액을 합산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어느 구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및 실질심사 전략, 나아가 재판 단계의 방어 논리가 달라지므로 초기에 피해 합산액을 정확히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결론
갭투자가 실패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사기 전과가 남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계약을 맺던 그 순간, 반환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숨긴 것인지, 아니면 이후 시장 상황이 무너지면서 벌어진 일인지에 있습니다.
고소장이 접수되고 수사가 개시된 시점부터, 계약 당시의 자금 상황과 반환 불능이 시작된 시점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었는가가 혐의 유무를 가르고, 도주·증거인멸 우려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해소했는가가 구속 여부를 가릅니다. 세입자들의 고소 움직임이 감지되거나 이미 수사가 시작됐다면, 지금 갖고 있는 자료로 어느 쪽을 증명할 수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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