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구금자간음죄, 동의했어도 처벌되는 이유와 감호자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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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금자간음죄, 동의했어도 처벌되는 이유와 감호자의 범위 

강대현 변호사

구치소나 유치장, 소년원처럼 법률에 따라 사람을 가두어두는 시설에서 그 사람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구금된 상대와 성관계를 가졌다면, 겉으로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보여도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형법은 이런 관계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같은 조문 안에 두면서도 별도의 항으로 떼어 훨씬 무겁게 처벌하고 있고, 적용 대상도 교도관이나 유치장 담당 경찰관처럼 극히 제한된 신분에만 좁혀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 조문이 잘 알려지지 않아, 정작 그 지위에 있는 사람도 "합의였으니 문제없다"거나 "추행이 아니라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형법 제303조 제2항이 정하는 피구금자간음죄가 정확히 누구에게 적용되고, 왜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되며, 실제 수사와 재판에서는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피구금자간음죄란 — 형법 제303조 제2항이 별도로 두는 이유

형법 제303조는 제목이 "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으로 하나의 조문이지만 내용은 두 개의 항으로 완전히 나뉩니다. 제1항은 업무·고용 등 보호·감독 관계에 있는 사람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한 경우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제2항은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때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벌금형 선택지가 아예 없고 법정형 상한도 더 높다는 점에서, 입법자가 이 유형을 일반적인 업무상 위력 관계보다 훨씬 무겁게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별도의 항으로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는 구금이라는 상태가 만들어내는 권력 불균형이 다른 어떤 보호·감독 관계보다도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라면 그만두거나 부서를 옮기는 선택지가 이론상으로라도 존재하지만, 구금된 사람은 감호자의 허락 없이는 그 공간을 벗어날 수 없고 일상의 거의 모든 부분이 감호자의 재량에 달려 있습니다. 이 실제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표면적으로 동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구금이라는 상황 자체에서는 진정한 의미의 동의가 성립하기 어렵고 감호자의 지위 자체가 이미 절대적인 권력관계를 이룬다는 취지로 판단해 제303조 제2항을 적용한 바 있습니다. 조문의 위치도 이런 취급을 뒷받침합니다. 제303조는 형법 제2편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에 속해 있어, 강간·강제추행과 같은 계열의 범죄로 다뤄진다는 점도 이 죄의 무게를 보여줍니다.

형법 제303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보다 법정형이 높고 벌금형 선택지도 없다 — 구금 상태의 권력 불균형을 업무상 보호·감독 관계보다 훨씬 무겁게 보기 때문이다.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의 범위

이 조문이 실무에서 자주 오해받는 지점은 적용 대상의 범위입니다. 조문이 말하는 "감호하는 자"는 넓은 의미의 보호자나 상담자가 아니라, 법률에 근거해 구금 상태에 있는 사람을 직접 관리·감시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으로 한정됩니다. 대표적으로 교도소·구치소의 교도관, 유치장을 담당하는 경찰관, 소년원·소년분류심사원의 담당 직원, 치료감호시설의 담당 직원 등이 여기에 해당하고, 이들이 실제로 감호 업무를 맡고 있는 대상자를 간음했을 때 이 조문이 적용됩니다.

반대로 구금 시설과 관련이 있더라도 그 사람을 직접 감호하는 관계에 있지 않다면 제2항이 아니라 다른 조문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변호인 접견을 온 변호사나 외부 강사, 종교인처럼 구금자를 감시·통제하는 권한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조문의 적용 대상이 아니며, 이런 경우 위계·위력이 인정되면 제1항이나 일반 강제추행·강간죄로 검토될 수 있을 뿐입니다. 또한 감호자와 피구금자가 법률상 부부인 경우처럼 애초에 이 조문이 예정한 권력 남용 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예외적 사정이 있다면 별도의 판단이 필요합니다.

  • 교도소·구치소 교도관 — 수용자를 직접 감호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경우

  • 유치장 담당 경찰관 — 체포·구속된 피의자를 유치 관리하는 경우

  • 소년원·소년분류심사원 담당 직원 — 보호소년을 감호하는 경우

  • 치료감호시설 담당 직원 — 치료감호 대상자를 감호하는 경우

  • 감호 업무와 무관한 접견 변호사·외부인 — 원칙적으로 이 조문의 적용 대상 아님

위계·위력을 증명하지 않아도 처벌되는 구조

제1항과 제2항의 결정적인 차이는 조문 문구에 있습니다. 제1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라고 규정해 수사·재판 단계에서 가해자가 상대를 속이거나(위계) 심리적·물리적으로 압박했다는 사실(위력)을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제2항은 "그 사람을 간음한 때"라고만 규정할 뿐 위계나 위력이라는 수단을 요건으로 두지 않습니다. 감호자라는 지위와 구금 관계라는 사실, 그리고 간음이라는 결과만 확인되면 범죄가 성립하는 구조입니다.

이런 조문 구조가 나온 이유는 구금 상태 자체가 이미 위력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피구금자가 감호자의 요구에 겉으로 순순히 응했다거나 먼저 호감을 표시했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그 의사표시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온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법이 아예 그 판단 자체를 필요 없게 만들어 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죄는 실무상 "합의 여부를 다투는 사건"이 아니라 "감호 관계와 간음 사실 자체를 다투는 사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감호자 쪽에서 "피해자가 원해서 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죄의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 어렵고, 오히려 관계를 부인하지 않았다는 정황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제303조 제2항에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라는 문구가 없다 — 구금 관계와 간음 사실만 인정되면 성립하고, 상대의 동의는 성립을 막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죄(제1항)와 어떻게 다른가

같은 조문 안에 있다 보니 제1항과 제2항을 같은 죄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립 요건과 처벌 수위 모두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제1항은 회사 상사와 부하 직원, 교수와 대학원생, 시설 운영자와 이용자처럼 업무·고용·기타 관계로 보호·감독을 받는 관계에서 위계 또는 위력이라는 수단이 실제로 사용되었는지를 따집니다. 이 요건 때문에 제1항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부탁이었을 뿐 위력을 행사한 적 없다"고 다투는 경우가 흔하고, 법원도 지위의 우월성만으로 곧바로 위력을 인정하지 않고 구체적인 정황을 살핍니다.

제2항은 이런 다툼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줄여둔 조문입니다. 감호자와 피구금자라는 관계 자체가 이미 법이 정한 물리적 구금 상태를 전제로 하므로, 위계·위력의 존재를 별도로 증명할 필요 없이 구금·감호 관계와 간음 사실만 확인하면 됩니다. 처벌 수위도 제1항의 7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보다 제2항의 10년 이하 징역이 더 무겁고, 제2항에는 벌금형이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어 실형이나 집행유예를 다투는 구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 항 모두 2018년 형법 개정으로 법정형이 함께 상향된 조문이라, 이전 판례나 자료를 볼 때는 개정 전후 형량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미수에 그쳐도 처벌될까 — 형법 제300조가 빠뜨린 조문

형법 제300조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및 제29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규정해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의 미수범을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열거 목록에 제303조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실제로 간음에 이르지 못하고 시도에 그친 경우, 제303조 제2항의 미수범으로는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것이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간음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나 그 미수범으로 검토될 수 있고, 감호자라는 신분과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따른 징계책임은 미수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도 피의자가 "미수에 그쳤으니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사안에서는, 실제로 간음에 이르렀는지 아니면 다른 신체적 접촉 단계에 머물렀는지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사건의 죄명과 형량을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수사·재판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

피구금자간음죄 사건은 구금시설이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건 진행 방식이 일반적인 성범죄 사건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구치소·유치장 내부는 폐쇄회로 화면이 감호 업무 전반을 촬영하더라도 사적인 접촉 장면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고, 결국 피해자와 피고인 양측의 진술, 근무일지·출입기록, 동료 직원의 목격 진술이나 정황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이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 즉 최초 진술이 언제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와 그 내용이 시간이 지나며 일관되게 유지되는지가 수사·재판의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릅니다.

또한 앞서 본 것처럼 이 죄는 위계·위력을 별도로 증명할 필요가 없는 구조여서, 변호인 쪽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주로 감호 관계 자체가 성립했는지, 간음이라는 행위가 실제로 있었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문제된 대상자의 감호 업무를 실제로 맡고 있었는지로 좁혀집니다. 감호 근무표상 담당자가 아니었다거나, 문제된 시점에 이미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조문 적용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근무 배치·출입 기록을 통해 감호 관계와 접촉 시점을 구체적으로 특정하는 작업이 사건 초기부터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 피해자 진술의 최초 시점·경위와 이후 진술의 일관성

  • 근무일지·출입기록·근무 배치표를 통한 감호 관계의 특정

  • 동료 직원의 목격·정황 진술 확보 여부

  • 간음에 이르렀는지, 다른 신체 접촉 단계에 머물렀는지의 구분

형사처벌로 끝나지 않는다 — 신상정보 등록부터 징계·국가배상까지

제303조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가 정의하는 "성폭력범죄"에 포함되는 조문입니다. 이 때문에 제303조 제2항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되어,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사진 등의 정보를 일정 기간 관할 기관에 등록해야 하는 의무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까지 이어지는지는 죄질과 재범 위험성 등을 따로 심리해 결정하지만, 등록 의무 자체는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따라붙는 부담입니다.

공무원 신분이라는 사정도 별도의 파장을 만듭니다. 교도관·경찰관 등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이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되면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파면·해임 등 중징계 절차가 형사절차와 별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형사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직위해제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저지른 불법행위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국가배상법에 따라 국가가 피해자에게 배상책임을 지고, 이후 해당 공무원에게 구상하는 절차로 이어질 수 있어, 형사처벌·징계·민사책임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이 유형 사건의 특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구금자가 먼저 호감을 표시했거나 적극적이었다면 감형 사유가 되나요?

A. 제303조 제2항은 위계·위력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구금·감호 관계와 간음 사실만으로 성립하므로, 상대가 적극적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구체적인 정황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여지가 있을 뿐, 무죄나 불기소로 직결되는 사유는 아닙니다.

Q. 근무시간이 아니었거나 감호 업무를 잠시 떠나 있었어도 적용되나요?

A. 핵심은 근무시간표상 형식적인 소속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문제된 대상자를 실제로 감호하는 지위에 있었는지입니다. 근무 배치가 명확히 종료된 이후라면 조문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근무일지와 배치기록을 통한 시점 특정이 중요합니다.

Q.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처벌할 수 없나요?

A. 성폭력범죄 관련 형법 조문은 친고죄 규정이 이미 폐지되어,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기관이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일 뿐, 사건 자체를 종결시키는 요건은 아닙니다.

Q. 유치장 담당 경찰관도 이 조문이 적용되나요?

A. 유치장에 구금된 피의자를 관리·감독하는 경찰관도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에 해당해 제303조 제2항이 적용됩니다. 교도관에게만 적용되는 조문이 아니라 구금시설을 관리하는 여러 직역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조문입니다.

Q. 간음에 이르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면 처벌받지 않나요?

A. 형법 제300조가 열거한 미수범 처벌 대상에 제303조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 조문의 미수범으로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강제추행죄 등 다른 조문으로,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징계책임으로 별도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이런 사건은 신고와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피해자나 목격자의 진술을 시작으로 근무일지·출입기록 등 감호 관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무원 신분이 관련된 사건인 만큼 형사수사와 별도로 감사·징계 절차가 함께 진행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피구금자간음죄는 조문 자체가 낯설어 그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요건이 단순한 만큼 일단 감호 관계와 간음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을 피하기 매우 어려운 범죄입니다. 위계·위력을 따지지 않는 구조 때문에 "동의였다"는 방어가 통하지 않고, 형사처벌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과 공무원 징계, 국가배상 문제까지 겹치는 경우가 많아 사건 초기부터 여러 절차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감호 관계의 성립 여부와 진술의 신빙성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하는 만큼, 조사 통보를 받은 초기부터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원지검이나 수원구치소 관할 사건처럼 구금시설이 관련된 형사사건은 절차가 형사·징계·민사로 동시에 갈라지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른 시점에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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