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기일에 못 갔다면? 형사재판 불출석,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선고기일에 못 갔다면? 형사재판 불출석,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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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기일에 못 갔다면? 형사재판 불출석,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안영림 변호사

"선고기일인 줄 몰랐습니다."

"기일변경신청을 냈는데 안 받아주고 선고했다고 합니다."

"이제 저 잡으러 오나요?"

형사재판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못한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들입니다. 그리고 이때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퍼져 있는 잘못된 정보가 하나 있습니다. "항소장만 내면 구속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 글에서는 선고기일 불출석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지금 순서대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1. 피고인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선고할 수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76조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재판을 열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판결 선고도 재판이므로, 1심에서 피고인이 나오지 않으면 대부분 선고기일이 다시 지정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아래에 해당하면 피고인 없이도 선고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벌금 500만 원 이하 등 경미한 사건(형사소송법 제277조)

  • 약식명령에 불복해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제277조 제4호)

  • 피고인의 소재를 알 수 없어 공시송달로 진행된 사건(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 항소심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두 번 이상 불출석한 경우(형사소송법 제365조)

즉, 불출석했는데 선고가 났다면 위 예외 중 하나에 해당했을 가능성이 높고, 특히 항소심이라면 두 번째 불출석에서 바로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2. 불출석 자체가 만드는 불이익

선고가 연기되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닙니다. 정당한 이유 없는 불출석은 다음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① 구인장·구속영장 발부

법원은 소환에 응하지 않는 피고인을 구인하거나 구속할 수 있습니다. 불출석은 '도망할 염려'를 뒷받침하는 가장 직접적인 사정으로 평가됩니다.

② 양형 불이익

재판부는 피고인의 재판 태도를 봅니다. 사유 없는 불출석은 반성 여부와 재범 위험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③ 항소심에서의 궐석 판결

항소심은 두 번째 불출석부터 피고인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습니다. 방어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3. 가장 흔한 오해 — "항소하면 안 잡혀간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항소의 효과와 구속영장의 효력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 항소로 막을 수 있는 것: 판결의 확정. 항소하면 1심 판결이 확정되지 않으므로, 확정판결에 따른 형 집행(교도소 수감)은 시작되지 않습니다.

  • 항소로 막을 수 없는 것: 이미 발부된 구속영장의 집행. 법정구속이 되었거나 별도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라면, 항소장을 냈더라도 구속 상태는 그대로 유지되고 영장 집행도 멈추지 않습니다.

구속 상태에서 풀려나려면 항소와 별개로 보석 신청 등의 절차가 필요합니다. "항소장만 내고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해 아무 조치를 하지 않으면, 그 사이 영장이 집행될 수 있습니다.


4. 지금 순서대로 해야 할 일

1단계 — 오늘 바로 재판부에 연락하세요

사건번호를 대고 담당 재판부(형사과)에 전화해 두 가지를 확인합니다. ① 선고가 이루어졌는지, 이루어졌다면 결과(형량, 집행유예 여부)가 무엇인지 ② 구인장이나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는지. 이 두 가지 답에 따라 이후 대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단계 — 불출석 사유를 서면으로 소명하세요

질병, 사고, 송달 미수령 등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면 진단서, 입원확인서, 사고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첨부해 사유서를 제출합니다. 기일변경신청을 했다가 불허된 경우라면 그 신청서와 불허 통지도 함께 보관하세요. 이 자료는 구속 여부 판단과 향후 양형에서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3단계 — 선고가 되었다면 항소 기간을 놓치지 마세요

항소 제기 기간은 7일이고, 선고일 다음 날부터 계산합니다(형사소송법 제358조, 제66조). 계산 착오 위험이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항소장은 항소심 법원이 아니라 판결을 선고한 1심 법원에 제출합니다(제359조).

4단계 — 영장이 발부되었다면 자진 출석하세요

도피하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 보석은 기각되고 항소심 양형도 불리해집니다. 영장이 발부된 사실을 확인했다면 변호인과 상의해 자진 출석하고, 곧바로 보석 신청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리한 길입니다.

5단계 — 변호인을 선임하세요

구속된 피고인은 변호인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없는 필요적 변호 사건이므로 국선변호인 선정도 가능합니다. 다만, 불출석·구속 가능성이라는 급박한 상황에서는 사선이든 국선이든 가능한 한 빨리 변호인을 확보해 재판부와의 소통 창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애초에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면

  • 기일변경은 미리, 서면으로, 사유를 증빙해서 신청하세요. 선고기일 당일 오전에 하는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주소가 바뀌었다면 반드시 법원에 주소변경 신고를 하세요. 송달을 못 받았다는 사정은 본인이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 변호인이 있다면 기일 관리는 변호인에게 맡기되, 본인도 기일을 직접 확인하세요.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에서 사건번호로 기일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선고기일 불출석은 그 자체로 형이 무거워지는 사유는 아니지만, 대응을 잘못하면 구속과 양형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불출석 후 연락이 끊긴 피고인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과정을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반대로 곧바로 연락해 사유를 소명하고 자진 출석한 피고인은 대부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이어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상황이라면, 검색을 더 하기보다 재판부에 전화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건의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반드시 변호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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