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처한 상황
창고 건물 옆에 증축 공사를 맡은 시공사가 의뢰인입니다. 공사 도중 발주자가 증축 규모를 3층에서 5층으로 늘리고 기초 공법을 기초파일에서 온통기초로 바꾸는 설계변경을 했는데, 사용승인 직후부터 건물이 기울고 부등침하와 누수가 나타났습니다. 발주자는 "시공사가 온통기초를 권유했고 설계와 다르게 시공했다"며 4억 4,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사건의 쟁점
부등침하가 온통기초 변경 때문이라는 기술적 인과관계는 감정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남은 문제는 '그 설계변경을 누가 결정했는가', 즉 ① 시공사가 온통기초를 권유했는지 ② 설계변경 논의에 시공사가 참여했는지 ③ 시공사가 설계의 위험을 알고도 알리지 않았는지였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2015년 9월부터 10월까지 오간 이메일·견적서·도면을 날짜순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발주자 측 증인은 "9월 7일에 시공사가 지반조사 결과 온통기초로 충분하다고 권유했다"고 증언했지만, 지반조사 보고서는 9월 7일부터 11일 사이에 작성되어 그날에는 결과가 존재하지 않았고, 조사 결과 자체도 기초파일 시공이 필요하다는 정반대 내용이었습니다. 증인이 근거로 든 메일에는 정작 온통기초 이야기가 없었고, 오히려 시공사는 당시 기초파일 견적을 받아 시공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설계변경을 결정한 회의 기록에는 발주자와 설계사만 있었고, 이들이 위험을 예측해 대안 공법까지 논의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결과
법원은 시공사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법행위·불완전이행·하자담보책임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발주자가 부담했고 판결은 확정되었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하자가 있다는 것과 시공사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별개입니다. 설계상 하자는 설계사·발주자의 몫이고, 시공사는 변경된 설계대로 시공했다면 원칙적으로 면책됩니다. 건설 분쟁의 승부는 감정이 아니라 '누가 언제 무엇을 결정했는가'를 보여주는 이메일 타임라인에서 갈립니다. 증인의 진술이 특정 날짜에 걸려 있다면 그날 무엇이 있었는지를 객관적 문서로 확인해 보십시오. 시공 하자 책임을 추궁당하고 있다면 공사 전 과정의 문서를 지참해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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