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경찰서에 갈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경찰로부터 갑자기 “사건이 접수됐으니 조사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으면 당황하면서도, 사안이 가벼워 보이면 이렇게 생각하기 쉽습니다.
“가서 상황을 설명하면 훈방으로 끝나겠지.”
“경찰관도 별일 아닌 것처럼 말했으니 문제없겠지.”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초코파이 한 개를 먹었거나, 카페에 버려진 것으로 생각한 우산을 가져가 사용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법 감정으로는 이 정도 행위가 형사사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물건의 소유관계와 가져간 경위, 당시의 인식에 따라 절도나 점유이탈물횡령 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피해액이 작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시작된 형사절차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경찰의 연락은 단순한 해명 요청이 아닐 수 있습니다
먼저 참고인인지 피의자인지 확인해야 하지만, 경찰이 특정 혐의에 관해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연락했다면 이미 본인을 범죄 혐의가 있는 사람으로 보고 수사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경찰관과 편하게 대화하고 오면 현장에서 없던 일로 정리되는 자리가 아닙니다. 정식으로 접수된 사건은 피의자 조사와 증거 확인을 거쳐 송치 또는 불송치 등 일정한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사건이 가볍거나 피해가 작더라도 경찰관 개인이 대화 몇 마디만 듣고 임의로 사건 자체를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불송치 결정을 받을 수 있고, 모든 경미한 사건이 처벌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훈방으로 끝날 사건”이라고 단정하고 준비 없이 조사받는 것은 위험합니다.
경찰관이 부드럽다고 사건이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조사를 담당하는 경찰관은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친절하게 말하거나 일상적인 대화처럼 질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무혐의로 판단했거나 선처를 약속한 것은 아니고 경찰관에게 그러한 권한이 있지도 않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져간 건 맞는데 훔치려던 건 아니었습니다.”
“주인이 없는 물건인 줄 알았습니다.”
“화가 나서 말했지만 협박하려던 것은 아닙니다.”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갚으려고 했습니다.”
이러한 답변에는 행위의 인정과 고의에 관한 해명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조사관은 이를 조서에 기록하고 다른 증거와 비교해 판단합니다. 피의자가 진술거부권을 포기하고 한 진술은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도 조사 전에 고지됩니다.
따라서 경찰관의 말투보다 내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금 하는 답변이 조서에 어떻게 남는지를 기준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경미한 사건도 벌금형 전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사건이 경찰에서 송치되면 검사는 기록을 검토해 불기소, 약식기소 또는 정식기소 여부를 결정합니다. 비교적 가벼운 사건은 약식기소를 거쳐 벌금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벌금이 적다고 해서 단순한 과태료나 행정상 제재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벌금형도 형사처벌이며 범죄경력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람에게는 금액보다 형사처분 자체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교사·군인 등 신분상 불이익이 문제 되는 경우
금융회사·공기업·보안업체 등 취업과 인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전문자격이나 인허가를 보유한 경우
외국 체류·비자·출입국 문제가 있는 경우
이미 전과나 동종 사건 처분 전력이 있는 경우
따라서 피해액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사건 결과까지 가볍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조사 전에 고소 내용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처음 연락을 받으면 전화상으로 바로 해명하기보다 담당 경찰관의 소속과 성명, 사건번호, 적용 혐의와 문제 되는 행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고소사건이라면 조사 전에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고소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사 상황과 개인정보 등에 따라 전부가 공개되지 않거나 일부 내용이 가려질 수 있습니다. 고소장을 확보했다면 단순히 읽어보는 데 그치지 말고 다음 내용을 구분해야 합니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구체적인 행위
인정할 수 있는 사실과 사실과 다른 부분
범죄의 고의나 목적을 다투어야 하는 부분
문자·CCTV·영수증·위치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
기억이 명확한 부분과 불분명한 부분
조사에서 예상되는 질문과 답변
자료를 검토하지 않은 채 “별일 아니었다”고만 답하면 상대방의 구체적인 주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안한 마음에 무조건 부인하면 CCTV나 메시지 등 객관적인 증거와 충돌해 진술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변호사와 함께 조사받아야 할까?
모든 경미한 사건에 변호사를 정식으로 선임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관계가 단순하고 객관적인 증거가 명확하며, 처분에 따른 별도의 신분상 위험도 크지 않다면 조사 전 상담만 받고 혼자 출석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적어도 첫 조사 전에 변호사의 검토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고소장을 확인하지 못해 상대방의 주장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
행위는 인정하지만 절도·사기·협박 등의 고의는 없었던 경우
경찰관에게 이미 전화로 불리한 말을 한 경우
상대방과 진술이 엇갈리거나 CCTV·메시지 해석이 필요한 경우
벌금형만 받아도 직업·자격·체류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는 경우
합의나 피해 회복을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
전과 또는 동종 사건 처분 전력이 있는 경우
변호사가 필요할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건이 커 보이는지가 아닙니다. 혐의 내용을 이해한 상태에서 증거와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첫 진술을 일관되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남앤김 법률사무소 김도훈 변호사는 경찰의 연락 내용과 고소장, 사건 경위와 보유자료를 검토해 혼자 조사받아도 될 사건인지, 조사 전 상담이나 변호인 참여가 필요한 사건인지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경미해 보이는 사건일수록 “가서 잘 설명하면 되겠지”라고 넘기기보다, 첫 조사 전에 사건이 정식 형사처분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진술 방향을 한 번 점검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