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경찰조사에서는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해야 할까?
피의자 경찰조사에서는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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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경찰조사에서는 무엇을 묻고 어떻게 답해야 할까? 

김도훈 변호사

경찰조사를 받으러 가면 준비한 내용을 모두 설명해야 할 것 같지만, 실제 조사는 수사관의 질문에 답하고 그 내용이 피의자신문조서에 기록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이 확인한 사실의 범위 안에서 일관되게 답하는 것​입니다.

조사실에서 순간적으로 한 추측이나 애매한 동의도 조서에는 단정적인 답변처럼 정리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사 중 답변하는 방법뿐 아니라 마지막에 조서를 직접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까지 중요합니다.

조사 초반에는 기본정보와 당사자 관계를 확인합니다

조사는 보통 이름·주소·직업 등 기본정보를 확인한 뒤 사건 관계자와 어떤 사이인지 묻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 상대방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 사건 전 어떤 관계였는지

  • 기존에 갈등이나 금전관계가 있었는지

  • 사건 당일 왜 그 장소에 있었는지

  • 사건 이후 연락·사과·변제·합의 시도가 있었는지

이 질문들은 단순한 배경 확인처럼 보이지만 사건의 동기와 고의, 당사자 진술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그냥 아는 사이”라고 뭉뚱그리기보다 사건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을 끝까지 듣고, 묻는 내용에 먼저 답합니다

긴장하면 질문이 끝나기 전에 해명을 시작하거나, 묻지 않은 내용까지 한꺼번에 설명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답변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기억과 추측, 다른 사람에게 들은 내용이 섞일 수 있습니다.

먼저 질문에 대한 결론을 간단히 말하고, 필요한 이유나 경위를 덧붙이는 방식이 좋습니다.

“그 메시지를 보낸 것은 맞습니다. 다만 그 전에 상대방이 보낸 내용과 당시 대화의 맥락을 함께 설명드리겠습니다.”

질문의 의미가 불분명하다면 짐작해서 답하지 말고 다시 물어봐야 합니다.

“어느 시점의 연락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 질문이 직접 돈을 받은 사실을 묻는 것인지, 전달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묻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사실, 기억, 추측을 구분해야 합니다

조사에서는 다음 세 가지를 구분해 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직접 경험해 명확히 기억하는 사실

  2. 문자·녹음·계좌내역 등 자료를 보고 확인한 사실

  3. 기억이 불분명하거나 추측에 불과한 내용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도 “아마 그랬을 것”이라고 답하면 이후 확보된 자료와 진술이 충돌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기억나지 않는 부분까지 무조건 “모른다”고 답하면 다른 답변의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와 “기억나지 않습니다”도 의미가 다릅니다. 처음부터 알지 못했던 사실인지, 당시에는 알았지만 현재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인지 구분해서 말해야 합니다. 자료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면 그 점도 함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질문에 잘못된 전제가 있다면 바로잡습니다

수사관의 질문에 동의하는 형식으로만 답하다 보면 사실과 다른 전제가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이죠?”라는 질문에는 화가 났다는 점,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 그 표현이 협박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한 문장에 섞여 있습니다. 이 중 인정하는 부분과 동의하지 않는 부분을 나누어 답해야 합니다.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맞지만,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당시 대화의 앞뒤 내용은 이렇습니다.”

모든 사실을 부인하는 것과 일부 사실은 인정하면서 범죄 성립에 필요한 의도나 경위를 설명하는 것은 다릅니다.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투는지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제시받은 자료는 확인한 뒤 답합니다

조사 중 문자, 녹음, 계좌내역, 사진 등을 처음 제시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일부 문구만 보고 즉시 의미를 단정하기보다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 언제 작성되거나 촬영된 자료인지

  • 대화 상대방과 앞뒤 내용은 무엇인지

  • 원본 전체와 같은 내용인지

  • 해당 계좌거래의 실제 목적이 무엇인지

  • 자신이 작성하거나 보낸 자료가 맞는지

처음 보는 자료라면 충분히 확인한 뒤 답하고, 그 자리에서 정확한 설명이 어렵다면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료의 의미를 모르는 상태에서 수사관의 해석에 바로 동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질문에 억지로 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피의자는 전체 진술을 하지 않거나 개별 질문에 답하지 않을 수 있고, 조사 전에 이러한 권리와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안내받습니다. 다만 진술거부권은 불리한 질문을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사용하기보다 사건 전체의 대응 방향 속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한 질문에는 답하고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 방식이 오히려 어떤 의미로 해석될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조사 도중 쉬거나 변호사와 상의할 수 있습니다

조사가 길어져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면 잠시 휴식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급하게 답하기보다 물을 마시고 준비한 경위나 자료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고, 원칙적으로 변호사가 조사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변호인은 질문과 답변 과정을 함께 확인하고, 부당한 신문방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조사 후 의견을 밝힐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조서 열람은 조사만큼 중요합니다

질문과 답변이 끝나면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피곤하다는 이유로 빠르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조서가 실제로 자신이 말한 취지대로 작성되었는지 문장별로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다음 부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 하지 않은 말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지

  •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그렇다”로 정리되지 않았는지

  • 일부 인정한 내용이 전체 인정처럼 표현되지 않았는지

  • 설명한 이유와 앞뒤 맥락이 빠지지 않았는지

  • 날짜·금액·횟수·인물관계가 정확한지

  • 질문과 답변의 취지가 달라지지 않았는지

사실과 다르거나 설명이 빠진 부분이 있다면 수정이나 추가 기재를 요청해야 합니다. 조서는 피의자가 읽어보거나 내용을 전달받은 뒤, 진술대로 기재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변경·추가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서명은 조서의 내용이 정확하게 정리되었는지 확인한 다음 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44조)

조사 당일 기억할 체크리스트

  • 질문을 끝까지 듣고 의미를 정확히 이해했는가

  • 질문에 대한 답부터 말한 뒤 필요한 경위를 설명했는가

  • 기억과 추측을 구분했는가

  • 잘못된 전제가 포함된 질문을 바로잡았는가

  • 처음 본 자료를 충분히 확인한 뒤 답했는가

  • 인정할 사실과 다툴 부분을 구분했는가

  • 집중력이 떨어지면 휴식을 요청했는가

  • 조서를 문장별로 읽고 사실과 다른 부분을 수정했는가

  • 조서 확인이 끝난 뒤 서명했는가

모든 경찰조사에 변호사가 동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대방과 진술이 정면으로 엇갈리거나, 일부 사실은 인정하면서 고의와 경위를 다퉈야 하거나, 조사 중 처음 확인할 증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은 사전에 답변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앤김 법률사무소 김도훈 변호사는 사건 경위와 증거를 바탕으로 예상 질문과 진술 방향을 정리하고, 필요한 경우 경찰조사에 참여해 질문·답변과 조서 작성 과정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찰조사에서 중요한 것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된 사실을 정확하게 말하고 그 취지가 조서에 제대로 남도록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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