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수입, 들여온 물건이 가짜였어도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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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수입, 들여온 물건이 가짜였어도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인 이유 

강대현 변호사

텔레그램이나 해외 사이트를 통해 마약을 구했는데, 정작 받아보니 밀가루나 소금 같은 가짜였다는 사연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결국 마약이 아니었으니 처벌받지 않는다"고 안심했다가 형사처벌을 받는 사례가 실제로 나옵니다. 진짜 마약인 줄 알고 국내로 들여오려 했다면, 물건 자체가 가짜였더라도 형법상 불능미수 법리에 따라 마약류관리법 위반죄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법원 판례를 보면 "가짜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하급심의 유죄 판단이 뒤집힌 사례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가짜 마약을 진짜로 믿고 수입하려 한 경우 형사책임이 어떻게 갈리는지, 실행의 착수와 증명책임이라는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 수입죄의 무거운 법정형 — 마약류관리법 제58조가 정한 기준

마약을 수입하다 적발되면 어느 정도 처벌을 받는지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 제1항은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가목·나목, 대마를 수출입한 자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하나의 법정형으로 묶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형법상 웬만한 재산범죄나 폭력범죄보다 훨씬 무거운 하한선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 되는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이 법 제2조 제3호 나목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이를 수입하거나 수입할 목적으로 소지한 사람은 제58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처벌받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거나 상습적으로 이런 행위를 하면 제58조 제2항에 따라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그리고 제58조 제3항은 이들 범죄의 미수범을 예외 없이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실제로 마약이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나아가 이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음모한 단계(제7호는 제외)도 제58조 제4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별도 처벌됩니다. 법정형의 무게 자체가, 단순가담이나 초범이라는 사정만으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범죄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필로폰의 수입은 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되고, 미수범도 예외 없이 처벌된다.

"몰랐다"가 아니라 "가짜였다" — 형법 제27조 불능미수의 논리

여기서 다루는 상황은 마약인지 몰랐다는 문제(고의 자체가 없는 경우)가 아니라, 진짜 마약이라고 믿고 구했는데 실제로는 가짜였다는 문제입니다. 고의는 분명히 있었지만 대상물이 처음부터 잘못됐던 경우입니다. 형법 제27조(불능범)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고 규정합니다. 애초에 성공할 수 없는 시도였다 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가 위험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단서에서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해, 감경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대법원은 불능미수를 "행위자에게 범죄의사가 있고 실행의 착수라고 볼 수 있는 행위가 있더라도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결과발생 또는 법익침해의 가능성이 없지만 다만 그 행위의 위험성 때문에 미수범으로 처벌하는 경우"라고 정의합니다(대법원 1998. 10. 23. 선고 98도2313 판결). 여기서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범죄행위의 성질상 어떠한 경우에도 구성요건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법학에서 흔히 드는 예시가 설탕을 독약인 줄 알고 먹여 살해하려 한 경우인데, 마약 사건에서는 실제로는 마약 성분이 전혀 없는 물질을 진짜 마약으로 믿고 사고팔거나 들여오려 한 경우가 이에 대응합니다.

  • 범죄의사 — 행위자가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을 것.

  • 실행의 착수 — 단순한 준비를 넘어 구성요건 실현에 밀접한 행위로 나아갔을 것.

  • 결과발생의 불가능 —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애초에 결과가 발생할 수 없었을 것.

  • 위험성 — 그럼에도 일반인의 관점에서 결과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평가될 것.

형법 제27조는 결과 발생이 애초에 불가능했더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되, 감경·면제 여부는 법원의 재량에 맡긴다.

대법원 2019도97 판결 — 워터볼에 필로폰이 없었던 사건이 보여주는 것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사건이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9도97 판결입니다. 피고인은 베트남에 거주하는 공범과 짜고, 공범이 '워터볼' 장난감 안에 필로폰 30그램을 넣어 물에 녹인 뒤 국제우편으로 발송하면 국내에서 이를 받아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1심은 워터볼에 필로폰이 없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완성된 범죄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2심(원심)은 검사 측 증거만으로는 워터볼 액체에 필로폰이 녹아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원심은 "만약 공범이 실제로 필로폰을 보냈다면 수입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를 필로폰 수입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워터볼의 액체에 필로폰을 용해하여 은닉한 다음 이를 국제우편을 통해 받는 방식으로 필로폰을 수입하고자 한 행위가, 범죄의 성질상 그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님은 너무도 분명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워터볼에 마약을 숨겨 국제우편으로 들여오는 방법 자체는 실제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는 통상적인 밀수 수법이므로, "이 방법으로는 애초에 결과가 발생할 수 없다"는 불능미수의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원심이 "필로폰이 없었다는 증거가 불충분해 완성범죄는 무죄"라고 하면서 동시에 "그러니 불능미수"라고 판단한 것은, 서로 다른 두 가지 결론을 논리적으로 이어 붙인 오류였던 셈입니다.

대법원 2019도97 판결은 워터볼에 마약을 숨겨 국제우편으로 반입하는 수법 자체는 실행 불가능한 방법이 아니라고 보아, 하급심의 불능미수 판단을 파기했다.

실행의 착수는 언제 인정되나 — 국제우편 수입의 기수·미수 판단 기준

2019도97 판결은 마약 수입죄의 기수 시기와 실행의 착수 시점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향정신성의약품 수입행위로 인한 위해는 그 의약품을 선박이나 항공기로부터 양륙하거나 지상에 반입함으로써 발생하므로, 마약이 국내에 들어와 양륙 또는 반입되는 순간 범죄는 기수에 이릅니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 국내에서 실제로 이를 수령했는지, 판매까지 이어졌는지는 기수 여부와 무관합니다.

실행의 착수 시점은 이보다 앞섭니다. 국제우편 등을 통해 마약을 수입하는 경우, 국내 거주자가 수신인으로 명시된 채 발신국의 우체국 등에 마약이 든 우편물을 제출하는 시점에 실행의 착수가 인정됩니다. 반대로 국내에서 수신 주소만 알려주고 아직 발신국에서 우편물이 접수되지 않았다면, 이는 예비행위에 머물 뿐 실행의 착수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 구분은 실무상 매우 중요합니다. 예비 단계에 그친 행위와 실행에 착수한 미수·불능미수는 성립 요건과 입증 대상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수신 주소만 알려준 단계 — 예비행위 (제58조 제4항, 10년 이하 징역).

  • 발신국 우체국 등에 마약이 든 우편물을 제출한 시점 — 실행의 착수(미수·불능미수 판단의 출발점).

  • 마약이 국내에 양륙·반입된 시점 — 기수(수령·판매 여부와 무관).

불능미수와 무죄 사이 — "가짜"라는 사실은 누가, 어떻게 증명하나

2019도97 판결이 남긴 가장 실질적인 시사점은, "가짜였다"는 사실이 확정적으로 증명되어야 비로소 불능미수 법리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검사는 완성된 범죄든 불능미수든 실제로 있었던 물건이 마약이었는지, 혹은 마약이 아니었는지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성분감정 결과가 불확실하거나, 물건이 이미 폐기·소진되어 감정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실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때 검사가 마약이 들어있었다는 점을 완전히 증명하지 못했다면 완성범죄로는 무죄가 됩니다. 그런데 그 반대로 "마약이 없었다"는 점까지 적극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상태라면, 곧바로 불능미수로 유죄를 인정할 근거도 부족합니다. 단지 증명이 부족하다는 사정과, 실제로 가짜였다는 사실이 적극적으로 확인된 사정은 법적으로 전혀 다른 평가를 받습니다. 변호인 입장에서는 이 지점, 즉 검사가 제시한 증거가 "마약이 있었음을 증명하기에 부족하다"는 수준을 넘어 "가짜였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지"까지 세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완성범죄를 무죄로 볼 만큼 증명이 부족한 것과, 물건이 가짜였다는 사실이 적극적으로 확인된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이 구분이 불능미수 인정 여부를 가른다.

모든 마약 범죄가 같지는 않다 — 수입죄와 단순사용죄의 차이

불능미수 법리가 마약 관련 범죄 전체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8조와 제29조에 따라, 미수범을 처벌하려면 그 죄에 미수범 처벌 규정이 별도로 있어야 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3항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 가목·나목·대마의 수출입·제조·매매죄에 대해 예외 없이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이 범위에서는 형법 제27조의 불능미수 법리가 온전히 작동합니다.

그런데 제59조 제1항이 정한 죄들 가운데 제5호, 즉 향정신성의약품 가목을 단순히 소지·소유·사용·관리한 죄는 사정이 다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제1항(제5호 및 제13호는 제외한다)… 죄의 미수범은 처벌한다"고 정해, 제5호를 미수범 처벌 대상에서 아예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법원 2025. 9. 11. 선고 2025도11062 판결은, 합성대마(향정신성의약품 가목) 사용 행위가 미수에 그친 사안에서 원심이 이를 불능미수로 유죄 판단한 것을 파기하며, 애초에 미수범 처벌 대상이 아닌 죄에는 불능미수 법리를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수입·제조·매매처럼 조문 자체가 미수범을 처벌하는 범죄와, 단순사용처럼 조문에서 미수범 처벌이 빠져 있는 범죄는 "가짜였다"는 같은 사정 아래서도 전혀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 대응 — 수사 초기 단계에서 다퉈야 할 지점

수사 초기 단계라면 다퉈야 할 지점을 명확히 짚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실제로 압수된 물건에 대한 성분감정 결과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 결과가 없거나 불확실하다면, 완성범죄는 물론 불능미수 성립 여부까지 함께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다음으로 실행의 착수 시점을 다퉈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제우편 발송 경위, 발신국 우체국 접수 기록 등이 불분명하다면 예비 단계에 그쳤다는 주장도 가능합니다.

또한 공범 관계에서 실제로 누가 물건을 조달하고 발송했는지, 그 과정에서 조달책이 애초에 가짜 물건을 유통한 사기적 정황은 없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이런 사정은 죄책의 경중은 물론, 형법 제27조 단서에 따른 임의적 감경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유기징역을 법률상 감경할 때는 그 형기의 2분의 1로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형법 제55조), 예컨대 5년 이상의 법정형이 감경되면 하한이 2년 6개월 이상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법원의 재량 사항이라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으므로, 수사 초기부터 위험성의 정도, 실질적 피해 발생 여부, 초범 여부 등 양형에 유리한 자료를 함께 준비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결과 차이를 만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워터볼처럼 물건에 숨겨 마약을 들여오려다 실제로는 마약이 들어있지 않았다면 무조건 무죄인가요?

A. 반드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한 방법 자체가 통상적으로 성공 가능한 밀수 수법이었다면 형법 제27조 불능미수 법리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 2019도97 판결처럼, 애초에 그 물건에 마약이 들어있었는지 자체가 증거로 확정되지 않으면 불능미수 판단으로 나아가기 전에 사실관계부터 다시 심리해야 합니다.

Q. 실행의 착수는 정확히 언제 인정되나요?

A. 국제우편으로 마약을 수입하는 경우, 발신국의 우체국 등에 마약이 든 우편물을 제출한 시점에 실행의 착수가 인정됩니다. 수취인 주소를 알려준 것만으로는 예비행위에 그쳐 아직 실행의 착수로 보지 않습니다.

Q. 들여오려던 물건이 가짜였다면 형이 자동으로 감경되나요?

A. 형법 제27조는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해 법원의 재량에 맡기고 있어, 감경이 자동으로 이뤄지지는 않습니다.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감경 없이 완성된 범죄와 같은 수준의 형이 선고될 수도 있습니다.

Q. 필로폰 수입은 정확히 어느 정도 형량인가요?

A.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은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 나목에 해당해, 수입·제조·매매 행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집니다. 영리 목적이거나 상습범이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가중됩니다.

Q. 마약을 사용(투약)하려다 가짜였던 경우도 수입 사건과 같은 논리가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 2025도11062 판결은 향정신성의약품 가목의 단순 사용죄는 애초에 미수범 처벌 규정에서 제외되어 있어, 불능미수 법리를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입·제조·매매죄와 달리 사용죄는 조문 구조 자체가 다르므로 결론도 달라집니다.

Q. 실제로 마약이 들어있었는지는 결국 누가 증명하나요?

A.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성분감정 결과나 유통 경로에 관한 증거가 불충분하면, 완성된 범죄는 물론 불능미수로도 유죄를 인정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맺음말

마약인 줄 알고 들여오려던 물건이 실제로는 가짜였다는 사정은, 생각보다 형사책임을 쉽게 벗어나게 해주지 않습니다. 그 방법 자체가 통상적으로 성공 가능한 수법이었다면 형법 제27조의 불능미수 법리가 적용되어,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무거운 법정형의 틀 안에서 다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법원 2019도97 판결이 보여주듯, "가짜였다"는 사실이 확정적으로 증명되었는지, 실행의 착수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사건마다 꼼꼼히 따져야 할 문제입니다.

수원지검이나 인계동 인근 경찰서에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초기 단계부터 성분감정 결과와 실행의 착수 시점을 다투는 것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건 초기의 대응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정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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