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 감정유치, 구속 아니어도 미결구금일수에 산입되는 이유
마약 중독 감정유치, 구속 아니어도 미결구금일수에 산입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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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 감정유치, 구속 아니어도 미결구금일수에 산입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경찰이나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감정유치"라는 낯선 절차 통지를 받으면 대부분 당혹스러워합니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도 아닌데 국립법무병원 같은 시설에 일정 기간 갇혀 지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더 당혹스러운 순간은 나중에 찾아옵니다. 재판이 끝나고 실형이 선고된 뒤, 그 감정유치 기간이 고스란히 형기에서 공제된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감정유치가 구속과 어떻게 다른지, 그럼에도 왜 미결구금일수에 산입되는지 그 법적 근거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감정유치란 무엇인가 — 구속과는 별개인 강제처분

감정유치는 피의자나 피고인의 정신 또는 신체 상태를 정밀하게 감정하기 위해 일정 기간 병원 등 시설에 유치하는 강제처분입니다. 피고인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3항에 따라 법원이 직접 유치처분을 할 수 있고, 수사 단계의 피의자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 제221조의3에 따라 검사가 판사에게 감정유치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마약 사건에서는 대부분 후자, 즉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청구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절차는 이렇습니다. 검사가 판사에게 감정유치를 청구하면서 유치가 필요한 이유, 유치할 장소, 감정을 맡을 감정인을 함께 적어 냅니다. 판사가 그 청구가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감정유치장을 발부하고, 그 유치장에 따라 피의자는 지정된 시설로 신병이 옮겨집니다. 마약 사건에서 지정되는 장소는 대개 국립법무병원(옛 공주치료감호소)으로, 이곳에서 전문의가 중독 정도와 재범 위험성 등을 감정합니다. 신체의 자유가 실제로 제한된다는 점에서 체감상 구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법적 성격은 어디까지나 '감정을 위한' 처분이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 청구권자 — 수사 단계는 검사, 공판 단계는 법원이 직권으로.

  • 대상 — 마약 관련 사건에서는 주로 중독 여부·정도를 다투는 피의자·피고인.

  • 발부 요건 — 범죄 혐의의 상당성이 아니라 감정의 필요성이 핵심 판단 기준.

  • 장소 — 통상 국립법무병원 등 감정을 수행할 수 있는 지정 시설.

감정유치는 범죄 혐의를 이유로 신병을 확보하는 처분이 아니라, 정신·신체 감정이라는 목적을 위해 법이 별도로 마련해 둔 강제처분이다.

마약 중독 감정유치를 청구하는 이유 — 치료감호 여부를 가리는 절차

마약 사건에서 검사가 감정유치를 청구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상 치료감호 대상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입니다. 마약류 중독자가 치료감호 대상이 되려면 마약류 등에 중독된 습벽이 있을 것,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었을 것, 재범의 위험성과 치료의 필요성이 인정될 것이라는 세 요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합니다. 이 가운데 '중독된 습벽'과 '치료 필요성'은 수사기관이 서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전문적 영역이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정밀한 진단 없이는 검사도 치료감호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 곤란합니다.

그래서 검사는 구속영장 청구와는 별개로, 혹은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건에서도 감정유치를 청구해 전문 감정 결과를 확보하려 합니다. 국립법무병원에 유치된 기간 동안 전문의는 피의자의 중독 정도, 치료에 대한 반응 가능성, 재범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감정서를 작성합니다. 이 감정서는 이후 검사가 치료감호를 청구할지, 법원이 치료감호를 선고할지를 가르는 핵심 자료로 쓰입니다. 감정 결과가 중독이 심각하고 치료 가능성도 낮다고 나오면 오히려 실형과 치료감호가 함께 선고될 근거로 작용하기도 하므로, 감정유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이후 처분의 방향을 좌우하는 분기점입니다.

감정유치와 구속의 차이 — 요건과 목적이 다르다

구속은 형사소송법 제70조에 따라 범죄 혐의를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인정되는 처분입니다. 반면 감정유치는 범죄 혐의의 상당성 자체가 핵심 요건이 아니라, 정신 또는 신체 감정을 위한 계속적 관찰이 필요한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그래서 구속영장이 도망이나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되지 않아 기각된 사건에서도, 감정의 필요성만 인정되면 감정유치는 별도로 청구되어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가 감정유치 통지를 받고서야 이 절차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두 처분의 차이는 불복 수단에서도 드러납니다.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7항은 구속에 관한 규정을 감정유치에도 준용하도록 하면서도, 단서로 보석에 관한 규정은 준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합니다. 실무상 구속적부심사 역시 감정유치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다뤄집니다. 즉 구속이라면 활용할 수 있는 보석이나 구속적부심 같은 대표적 방어 수단이 감정유치에는 곧바로 준용되지 않는다는 뜻이며, 이 지점이 감정유치를 받은 피의자가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구속이 아닌데도 미결구금일수에 산입되는 이유

여기서 이 글의 핵심 질문이 나옵니다. 감정유치는 구속이 아니라고 해놓고, 왜 형을 정할 때는 구속과 똑같이 취급해 미결구금일수에 넣어주는 것일까요. 답은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8항에 있습니다. 이 조항은 "제3항의 유치는 미결구금일수의 산입에 있어서는 이를 구속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률이 명시적으로 '간주'라는 표현을 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감정유치가 실제로 구속은 아니지만, 미결구금일수를 계산할 때만큼은 법이 구속과 똑같이 취급하도록 의제해 버린 것입니다.

이런 간주 규정을 둔 이유는 실질에 있습니다. 감정유치 기간 동안 피의자·피고인은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정된 시설에 머물러야 하고, 그 시간만큼 신체의 자유가 제한된다는 점에서 구속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절차의 명칭과 목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 기간을 형기 계산에서 통째로 빼버리면, 결국 신체의 자유를 제한당한 기간만큼 실질적으로 더 오래 처벌받는 결과가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 형법 제57조는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를 그 전부를 유기징역·유기금고·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 또는 구류에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고, 감정유치 기간은 제172조 제8항의 간주 규정을 거쳐 바로 이 미결구금일수에 포함됩니다.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8항의 간주 규정 덕분에, 감정유치는 법적 성격상 구속이 아니면서도 형기 계산에서는 구속과 동일하게 처리된다.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감정유치되면 — 구속기간과의 착시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감정유치장까지 집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형사소송법 제172조의2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구속 중인 피고인에게 감정유치장이 집행되면, 그 유치기간 동안 구속의 집행은 정지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리고 그 유치기간은 구속기간에는 산입하지 않습니다. 즉 구속기간을 계산할 때는 감정유치로 나가 있던 시간을 빼고 계산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생깁니다. '구속기간'과 '미결구금일수'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구속기간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구속 상태로 붙잡아 둘 수 있는 법정 기한을 말하고, 미결구금일수는 형을 정할 때 형기에서 공제해 주는 실제 구금 일수를 말합니다. 구속 중이던 피고인이 두 달간 감정유치를 다녀왔다면, 그 두 달은 구속기간 계산에서는 빠지지만(제172조의2), 미결구금일수 계산에서는 여전히 포함됩니다(제172조 제8항). 결국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구속기간이 그만큼 여유가 생기지만, 피고인 입장에서는 그 기간 역시 나중에 형기에서 고스란히 공제받는 구조입니다.

형기에서 실제로 얼마나 공제되나 — 전부 통산의 원칙

과거에는 법원이 미결구금일수 중 일부만 형에 산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 2009. 6. 25. 선고 2007헌바25 결정은 형법 제57조 제1항 중 "또는 일부" 부분을 위헌으로 판단했고, 이후로는 미결구금일수를 법원 재량으로 일부만 산입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판결이 선고되기 전의 구금일수는 그 전부가 법률상 당연히 본형에 산입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감정유치로 45일, 이후 구속 기소되어 재판이 끝날 때까지 120일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면, 미결구금일수는 이를 합산한 165일이 됩니다. 만약 법원이 징역 1년을 선고한다면, 이 165일은 형기에서 그대로 공제되고 피고인은 나머지 기간만 실제로 복역하게 됩니다. 감정유치가 재판 결과와 무관해 보이는 절차 같지만, 실제로는 형 집행의 총량에 직접 영향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무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

감정유치를 통지받았거나 이미 유치된 상태라면, 서류와 절차를 그때그때 확인해 두는 것이 나중에 형기 계산에서 다툼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감정유치장에 적힌 유치 기간과 장소를 정확히 확인하고, 기간이 연장된다면 그 연장 사유와 새 유치장 발부 여부를 함께 챙겨야 합니다. 보석이나 구속적부심사가 준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아무런 방어권이 없는 것은 아니므로, 변호인을 통해 접견 신청을 하고 감정 과정에서의 진술이 불리하게 쓰이지 않도록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 감정유치장에 명시된 유치 기간·장소·감정인을 정확히 확인해 둘 것.

  • 기간이 연장되면 연장 사유와 새 유치장 발부 여부를 함께 기록해 둘 것.

  • 변호인 접견을 신청해 감정 과정의 진술이 불리하게 쓰이지 않도록 조력받을 것.

  • 감정 결과서 사본을 확보해 치료감호 대응이나 양형자료로 활용할 것.

  • 구속기간과 미결구금일수는 별개 개념이므로 두 수치를 각각 정리해 둘 것.

자주 묻는 질문

Q. 감정유치도 구속영장처럼 법원에서 다툴 수 있나요?

A. 보석이나 구속적부심사에 관한 규정은 감정유치에 준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감정유치장 발부 자체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면 별도의 불복 수단을 검토할 수 있으므로, 유치장 발부 경위를 변호인과 함께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감정유치 기간 중에도 변호인 접견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7항이 구속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어, 접견교통권을 비롯한 구속 피의자·피고인의 권리 대부분이 감정유치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Q. 감정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무조건 치료감호가 선고되나요?

A. 아닙니다. 치료감호는 중독된 습벽, 금고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 재범의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을 법원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고 여부를 정합니다. 감정 결과는 중요한 자료이지만 그 자체로 선고를 결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Q.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감정유치를 다녀오면 구속기간이 늘어나나요?

A.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172조의2에 따라 그 유치기간 동안 구속의 집행은 정지된 것으로 간주되어 구속기간에는 산입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기간은 미결구금일수에는 여전히 포함됩니다.

Q. 불구속 상태에서 감정유치만 받았는데 벌금형이 나오면 그 기간이 반영되나요?

A. 반영됩니다. 형법 제57조는 벌금이나 과료에 관한 유치에도 구금일수를 산입하도록 정하고 있어, 감정유치 기간은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에도 환형유치 계산에 통산됩니다.

Q. 감정유치 기간은 얼마나 걸리고, 늘어날 수도 있나요?

A. 사건과 감정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2개월 정도가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검사가 다시 청구해 유치기간이 연장될 수 있으므로, 진행 상황을 변호인을 통해 계속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감정유치는 구속과 이름도 다르고 요건도 다른 별개의 강제처분이지만,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실질이 같기 때문에 형사소송법 제172조 제8항의 간주 규정을 통해 미결구금일수 계산에서는 구속과 동일하게 취급됩니다. 여기에 미결구금일수는 전부 산입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더해져, 감정유치 기간은 나중에 선고되는 형기에서 예외 없이 공제됩니다. 통지를 받는 순간에는 낯설고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기간이 형 집행 단계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미리 이해해 두면 이후 절차에 훨씬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계동이나 수원구치소·수원지검 관할에서 마약 사건으로 조사를 받다가 감정유치 통지를 받았다면, 구속 여부와 무관하게 이 기간이 이후 치료감호 청구나 양형에 미치는 영향을 초기 단계부터 함께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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