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원가에서 강사와 미성년 수강생이 열애설로 논란이 되거나, 부모의 신고로 곧바로 형사사건화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강사분들 중 상당수는 “학생이 먼저 좋아한다고 다가왔다”, “서로 좋아서 사귄 거지 억지로 한 게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이어간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학부모가 이 사실을 알게 되어 학원에 항의하거나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 “학생도 동의했다”, “먼저 다가온 쪽은 학생이었다”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간음・추행 사건에서 위계 또는 위력의 판단 기준을 폭행・협박의 유무가 아니라 지위・권세를 실질적으로 이용했는지 여부로 폭넓게 보고 있습니다. 학원 강사와 수강생처럼 성적・진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관계라면, 학생의 동의 표시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아래에서는 학원 강사와 미성년 수강생의 교제가 어떤 경우에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조사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학원 강사와 미성년 수강생의 교제는 일반 연애와 다른 법적 잣대로 판단됩니다
학생이 동의했더라도 보호・감독 관계가 성립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아청법)은 19세 미만인 사람(다만 19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을 아동・청소년으로 정의합니다. 고등학생 수강생은 대부분 이 정의에 해당하고, 이 경우 일반 형법상 간음・추행죄가 아니라 아청법이 우선 적용되는 특별한 관계에 놓이게 됩니다.
형법 제303조 제1항은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는 원칙적으로 성인 피감독자를 전제로 한 조항입니다.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면 이보다 형이 훨씬 무거운 아청법 제7조 제5항이 특별법으로서 우선 적용됩니다.
문제는 “사귄다”, “서로 좋아한다”는 표현이 법적으로 관계의 성격을 결정짓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학원 강사는 수강생의 성적 평가, 진학 상담, 수강 지속 여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이런 지위가 실제로 관계의 형성・유지에 이용되었다면 당사자들이 스스로 “연애”라고 부르더라도 법적으로는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문제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학원 강사와 미성년 수강생 사이의 “교제”는 동의 여부가 아니라 지위・권세의 이용 여부로 판단됩니다.
2. “서로 좋아서 사귄 것”이라는 동의만으로는 위력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위력이란 폭행・협박이 없어도 지위나 권세를 이용해 상대의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힘을 말합니다.
대법원은 업무상위력등에의한간음・추행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피감독자간음죄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의미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행・협박은 물론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포함되며, 위력으로써 간음하였는지 여부는 행사한 유형력의 내용과 정도, 이용한 지위나 권세의 종류, 피해자의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범행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9. 9. 선고 2019도2562 판결).
이 기준을 학원 강사・수강생 관계에 대입하면, 폭행이나 협박이 전혀 없었다 하더라도 강사가 수강생의 성적 관리, 상담, 계속 수강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그 지위가 관계의 형성이나 유지 과정에서 실제로 작용했다면 위력이 인정될 여지가 큽니다. 나이 차이가 클수록, 학생이 강사에게 심리적으로 의존하는 정도가 클수록 이 판단은 더 쉽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학생이 먼저 고백했다”, “거절하려면 거절할 수 있었다”는 사정을 강조해 방어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위 판례 기준에 따르면 관계가 시작된 계기보다 이후 관계가 유지・전개되는 과정에서 지위가 어떻게 작용했는지가 더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동의 표시나 관계의 시작 경위만으로는 위력 인정을 피하기 어렵고, 관계 전반에서 지위가 어떻게 작용했는지가 핵심입니다.
3. 학생이 먼저 다가왔다거나 성인처럼 보였다는 사정도 방어 논리가 되기 어렵습니다
청소년 대상 위계・위력 간음은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과 같은 수준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청법 제7조 제5항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아동・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자를 같은 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위력으로 간음한 경우에는 폭행・협박으로 강간한 경우와 같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추행한 경우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미 오래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위계・위력 간음의 법정형을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과 같게 정한 것이 부당하지 않다고 보아 왔습니다.
여자 청소년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아니하여 그 판단능력이 미약하다는 점에서, 형법상 강간죄가 요구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이 없더라도 위계 또는 위력만으로 그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위험이 크므로,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청소년을 간음한 자를 강간죄와 같은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은 자의적인 입법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818 판결).
이런 판단 구조에서는 “학생이 만 18세에 가까워 성인처럼 보였다”거나 “학생이 먼저 대시했다”는 사정이 나온다 해도, 학원 강사가 수강신청서・출석부 등을 통해 학생의 나이와 학년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착오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만났다는 사정 역시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하고,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에 그칩니다.
학생 쪽 태도나 외견상 성숙도는 위력 간음・추행의 성립을 막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4. 간음인지 추행인지, 그리고 관계가 이어진 기간에 따라 형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신체 접촉의 정도와 관계 지속 기간이 구체적인 처벌 수위를 좌우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아청법 제7조 제5항은 위력에 의한 간음이면 제1항(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의 예에, 추행이면 제3항(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신체 접촉이 성관계까지 이르렀는지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형량 구간 자체가 크게 갈립니다.
관계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수개월에서 수년간 반복되었다면, 이는 단순히 형량을 가중하는 사정을 넘어 범행 횟수・기간・수강생의 심리적 위축 정도를 판단하는 근거로 함께 다뤄집니다. 또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별도로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등 부수적인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어 실무상 형량 못지않게 비중 있게 다뤄야 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초범인지, 관계가 이어진 기간, 학생 측의 진술 태도, 학원 측 징계 여부 등은 범죄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이후 양형 단계에서는 고려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조사 초기에 어떤 자료를 정리해 두는지가 이후 대응 방향을 결정합니다.
학원 강사・수강생 관계에서 문제가 불거지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학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여성청소년과 조사 → ②피의자・참고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아청법 위반 사건은 대부분 신뢰관계인 동석 등 피해자 보호 절차가 함께 진행되고, 사안에 따라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원 등록일, 수강신청서, 출석부 등 학생의 나이・학년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자료를 정리해 지위・인식 여부를 파악합니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통화기록 등 교제가 시작되고 이어진 경위를 보여주는 대화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학원 내 강사의 성적 평가・상담・진학지도 권한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그 권한이 관계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진술 방향과 법리 구성을 미리 점검해 불필요한 불이익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학원 강사와 수강생 사이의 관계는 “좋아하는 감정”이라는 말로 시작되었더라도, 문제가 불거지고 나면 순식간에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를 제기한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주장보다,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고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대화 기록, 학원 내 지위, 심리적 위축을 보여주는 정황이 쌓일수록 수사기관의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반대로 조사를 받게 된 강사 입장에서도 “학생도 동의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위가 관계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위력으로 평가될 만한 구체적 행위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에서 신고한 쪽과 조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학생이 먼저 좋아한다고 고백해서 사귄 건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위력 판단은 관계가 시작된 계기보다 이후 관계가 유지・전개되는 과정에서 지위가 실제로 작용했는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학생이 먼저 고백했다는 사정만으로 위력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Q. 스킨십 없이 교제만 한 경우도 처벌 대상인가요?
A. 아청법의 위계・위력 조항은 간음・추행이 있었을 때 적용됩니다. 단순히 호감을 주고받은 정도라면 이 조항의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성적 접촉이 있었다면 추행에 해당할 수 있고, 학원 자체의 징계・계약 해지 사유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학생이 만 18세로 성인에 가까운 나이인데도 위력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될 수 있습니다. 위력 판단의 핵심은 연령 자체보다 지위에 대한 종속성과 심리적 의존 정도이므로, 나이가 많은 편이라 하더라도 강사의 지위가 실제로 작용했다면 위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만난 경우도 다르게 판단되나요?
A. 범죄 성립 여부 자체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혼 의사나 관계의 진정성은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일 뿐, 위력 간음・추행죄의 성립을 막지는 못합니다.
Q. 학원 측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어떻게 되나요?
A. 형사절차와 별개로 학원 내부 징계, 강사 계약 해지, 자격 관련 불이익 등 행정적 조치가 함께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아동・청소년 대상 위계・위력 간음・추행죄는 비친고죄로, 피해자와 합의했다고 해서 공소권 자체가 소멸하지 않습니다. 다만 합의 여부는 이후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에서 지위가 관계에 어떻게 작용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후 위력 인정 여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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