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전담경찰관과 사이버수사팀을 통해, 중·고등학생들이 메신저나 SNS 단체 채팅방에서 공유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아청물)을 저장하거나 반복해서 열람했다가 수사선상에 오르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요청하시는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친구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걸 몇 번 보기만 했을 뿐이다”, “애가 아직 중학생인데 설마 처벌까지 가겠느냐”는 생각으로 조사 초기 대응을 미루십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출석 요구서를 받고 나서야, 자녀의 나이·저장 여부·전송 이력에 따라 사건이 완전히 다른 절차로 흘러간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의 의미를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로 엄격하게 해석하면서도, 실제로 파일을 내려받는 등 지배 상태로 나아간 경우라면 소지죄 성립을 넓게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중학생 자녀가 아청물 소지 혐의로 조사받을 때 소년부로 가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어떻게 갈리는지, 그리고 부모가 지금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형사책임 여부를 가르는 것은 학년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만 나이입니다
같은 중학생이라도 만 14세를 기준으로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으로 절차가 완전히 갈립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해, 만 14세 미만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소년법은 이 형사미성년자 중 10세 이상 14세 미만을 ‘촉법소년’으로, 14세 이상 19세 미만으로서 죄를 범한 소년을 ‘범죄소년’으로 구분합니다(소년법 제4조).
문제는 ‘중학생’이라는 신분만으로는 이 경계를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조기 입학이나 유급 없이 정상적으로 진학했더라도 중학교 1학년은 만 13세에서 14세 사이에 걸쳐 있고, 중학교 3학년이면 이미 만 15~16세로 범죄소년에 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생일이 언제 지났는지에 따라 같은 학년 안에서도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이 갈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가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학년이 아니라, 문제된 행위를 한 시점의 정확한 만 나이입니다. 이 나이에 따라 경찰 조사 이후의 절차 자체가 달라집니다.
학년이 아니라 행위 당시 만 나이가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을 가르는 유일한 기준입니다.
2. 아청물을 저장하거나 반복해서 열람했다면 소지죄가 문제됩니다
단순히 열어본 것과 실제로 저장·보관한 것은 법적으로 다르게 평가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제작·배포와 달리 소지·시청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삼은 것은, 착취물에 대한 수요가 남아 있는 한 재유통 피해가 계속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소지’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최근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소지’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자기가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지배관계를 지속시키는 행위를 말하고, 피고인이 자신이 지배하지 않는 서버 등에 저장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접근하였지만 이를 다운로드하는 등 실제로 지배할 수 있는 상태로 나아가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지로 평가하기 어렵다(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3도5757 판결).
즉 단체 채팅방 화면을 한두 번 넘겨본 정도라면 소지죄 성립 여부를 다툴 여지가 있지만, 파일을 휴대폰이나 클라우드에 내려받거나 다른 기기로 전송해 보관하고 있었다면 소지죄가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자녀가 실제로 무엇을 어디까지 했는지가 혐의의 핵심이지, 단순히 “봤다”는 사실만으로 결론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파일을 실제로 저장·보관했는지 여부가 소지죄 성립을 가르는 핵심 쟁점입니다.
3. 촉법소년은 곧바로 소년부로, 범죄소년은 검사의 판단을 거쳐 소년부로 갑니다
같은 아청물 소지 혐의라도 나이에 따라 사건이 향하는 문이 다릅니다.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사책임 자체가 없기 때문에 경찰 조사 이후 검찰을 거치지 않고, 경찰서장이 사건을 직접 관할 소년부로 송치합니다(소년법 제4조 제3항). 이 경우 자녀에게는 형사처벌이 아니라 보호처분이라는 별도의 절차가 적용됩니다.
반면 범죄소년(14세 이상 19세 미만)은 성인과 마찬가지로 경찰 수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됩니다. 검사는 사건을 수사한 결과 보호처분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사건을 소년부로 송치해야 하지만(소년법 제49조 제1항), 죄질이 무겁고 재범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면 정식으로 기소해 형사재판에 넘길 수 있습니다.
아청물 소지죄는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결코 가벼운 죄목이 아니어서, 반복적으로 저장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송·유포한 정황까지 겹치면 검사가 보호처분보다 정식 기소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촉법소년은 소년부행이 사실상 정해져 있지만, 범죄소년은 검사의 판단에 따라 형사재판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4. 소년부로 가면 보호처분이지만, 정식 기소되면 일반 형사처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같은 사건도 어느 절차로 가느냐에 따라 결과와 이후 불이익의 폭이 크게 달라집니다.
소년부로 송치되면 소년법 제32조에 따른 보호처분(1호 보호자 등 감호위탁부터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총 10종) 중 사안에 맞는 처분이 내려집니다. 이는 형사처벌이 아니어서 전과, 즉 범죄경력자료로 남지 않고, 원칙적으로 신상정보 등록·공개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반면 범죄소년이 정식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으면, 소년이라는 이유로 부정기형(소년법 제60조)이 적용되는 등 일부 완화는 있지만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순간 아청물 소지죄의 등록대상 성범죄 성격상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될 수 있고, 벌금형에 그치더라도 취업제한 등 부수처분이 따라붙을 수 있습니다.
결국 초범인지, 저장한 파일의 수량과 기간, 전송·유포 여부, 학교 내 선도위원회 등 별도 조치가 이미 이뤄졌는지 같은 사정들이 소년부행과 정식 기소를 가르는 실질적인 변수로 작용합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으면 이 순서로 확인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조사 전 자료 정리와 변호인 조력 확보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바꿉니다.
중학생 자녀의 아청물 소지 사건은 통상 ①학교전담경찰관 또는 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사이버수사팀의 조사 → ②촉법소년이면 경찰이 직접 관할 소년부로 송치, 범죄소년이면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 ③검사의 보호처분 송치 또는 기소 여부 판단 → ④소년부(가정법원) 심리 또는 정식 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자녀가 조사 대상이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의 정확한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문제된 행위 당시의 만 나이를 계산해 촉법소년인지 범죄소년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자녀가 실제로 무엇을 저장·전송했는지, 대화방 캡처와 기기 내 파일 존재 여부를 함께 정리합니다.
보호자 동석 없이 자녀가 단독으로 진술하지 않도록,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습니다.
이 세 가지를 먼저 정리해두면, 촉법소년 보호사건이든 범죄소년 형사사건이든 자녀에게 유리한 절차와 처분을 이끌어내는 데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자녀가 아청물 소지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 애가 그럴 리 없다”는 부정과 “괜히 크게 만들지 말자”는 조심스러움이 뒤섞이면서 정작 초기 대응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기심에 몇 차례 열어본 정도로 조사를 받게 된 자녀를 둔 보호자라면, 소지에 이르렀는지를 다투며 촉법소년·범죄소년 여부에 따른 최선의 절차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저장을 넘어 다른 학생들에게 전송·재유포한 정황까지 있는 경우라면, 피해 아동·청소년 보호자 측과의 관계와 합의 가능성까지 폭넓게 검토해야 사안이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미성년 자녀의 디지털 성범죄 사건과, 반대로 피해를 입은 아동·청소년 측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나이 하나 차이로도 절차와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자녀의 나이와 행위 정도에 따라 대응 방향이 달라지는 만큼, 지금 상황을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촉법소년인지 범죄소년인지는 조사받는 시점 나이로 따지나요, 행위 당시 나이로 따지나요?
A. 행위 당시의 만 나이로 판단합니다. 아청물을 저장한 시점에 만 14세 미만이었다면 그 이후 생일이 지나 조사를 받더라도 촉법소년으로 취급됩니다.
Q. 학교 선도위원회 징계를 받으면 경찰 조사는 안 받게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 내 선도위원회 조치는 교육적 조치일 뿐이고, 형사·소년보호 절차와는 별개로 진행됩니다. 학교 조치와 경찰 조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촉법소년으로 보호처분만 받으면 나중에 전과 기록이 남나요?
A. 남지 않습니다. 보호처분은 형사처벌이 아니어서 범죄경력자료가 아닌 별도의 소년보호사건 기록으로만 관리되고, 원칙적으로 신상정보 등록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Q. 파일을 이미 삭제했으면 소지죄가 성립하지 않나요?
A.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소지를 실제로 지배할 수 있는 상태에 두고 지배관계를 지속시킨 행위로 보므로, 삭제 이전에 이미 저장·보관하고 있었다면 이후 삭제했더라도 소지죄 성립 자체에는 영향이 없고 양형에서만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부모가 자녀 대신 처벌을 받거나 함께 조사를 받게 되나요?
A. 자녀의 행위만으로 부모가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보호자로서 조사에 동석하게 되고, 자녀가 파일을 유포하는 데 관여했다는 정황이 있다면 별도로 조사 대상이 될 수는 있습니다.
Q. 변호사는 언제부터 선임하는 것이 좋나요?
A. 경찰 출석 요구를 받은 직후,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 내용과 촉법소년·범죄소년 여부 확인이 이후 소년부 송치나 기소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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