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실제 사진 없이도 사람 얼굴이나 몸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내는 기술이 빠르게 퍼지면서, 미성년자로 보이는 인물을 소재로 한 이미지를 생성해 주고받거나 유포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실제로 존재하는 아이가 아니니 문제없다”, “AI가 만든 그림일 뿐 진짜 사진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이미지를 만들거나 전달받아 보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실존 인물이 아니다”, “단순히 그림일 뿐이다”라는 항변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실제로 존재하는 아동·청소년인지 여부보다, 표현물이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AI로 만든 가상의 이미지라 하더라도 유통 자체가 실제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를 조장할 위험이 크다고 보아, 이를 처벌하는 현행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아래에서는 AI로 만든 이미지가 어떤 경우에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처벌되는지, 그리고 실제로는 처벌 대상이 갈리는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실존하는 아동이 없어도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될 수 있습니다
법이 정한 처벌 대상은 ‘실제 아동’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표현물’입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2조 제5호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실제 인물이 등장할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표현물’까지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대법원은 이미 만화·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는 사건에서도 이 조문을 적용해 왔습니다. 교복을 입은 캐릭터가 성행위를 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유포한 사건에서, 실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물의 외모와 신체 발육 묘사, 복장, 상황 설정, 작품의 배경과 줄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된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고 확인한 바 있습니다.
AI로 새로 생성한 이미지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AI가 실존 인물의 사진을 소재로 삼아 만들었든,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그려낸 것이든, 결과물이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된다면 정의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AI가 만들었다”는 사정 자체가 법 적용을 비켜가는 예외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등장인물의 실제 나이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표현물이 국내에서 열람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는 이상, 그 인물이 실존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처벌 여부를 가르는 것은 ‘실제 아동인지’가 아니라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는 표현물인지’입니다.
2. AI가 만들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는 없지만, 결론이 갈리는 지점도 있습니다
판단은 신체 발육 상태·제작 경위·배경 등을 종합해 ‘사회 평균인의 시각’으로 이뤄집니다.
대법원은 표현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지를 사안마다 인물의 외모와 신체 발육에 대한 묘사, 복장, 상황 설정, 영상물의 배경이나 줄거리, 출처와 제작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밝혀 왔습니다. 즉 ‘아동·청소년처럼 보이는지’를 형식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전체 맥락을 함께 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 때문에 예상과 다른 결론이 나온 사례도 있습니다. 실존하는 중학생 후배의 얼굴 사진을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성인 여성의 나체 사진과 합성한 이미지를 만든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합성물에 등장하는 인물의 외모와 신체 발육 상태, 실제 나이나 신원, 영상물의 출처와 제작 경위, 배경과 상황 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동·청소년의 얼굴 사진을 성인 여성의 나체 사진에 합성한 이미지는 실제로 존재하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여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도17801 판결).
다만 이 판결이 “실존 인물의 얼굴을 썼으니 무죄”라는 취지는 아닙니다. 신체·상황 등을 종합했을 때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지를 엄격히 따진 결과일 뿐이고, 같은 사건에서 법원은 그 합성물을 만들어 유포한 행위 자체는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아청법 적용만 비켜갔을 뿐, 형사처벌 자체를 피한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실존 인물의 얼굴이 아니라 AI가 처음부터 아동·청소년처럼 보이는 신체·외모까지 새로 만들어낸 이미지라면, 위 판결이 제시한 종합 요소(외모·신체 발육 묘사 자체가 아동·청소년을 나타내는지) 자체가 그대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인정 쪽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AI가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결과물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릅니다.
3. 실존 인물과 무관하게 처음부터 새로 만든 이미지도 처벌 대상입니다
특정 인물의 사진을 쓰지 않고 순수하게 새로 생성한 이미지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실제로 2023년 한 형사재판에서는 특정 실존 인물의 사진을 쓰지 않고 AI로 자체 생성한 아동 성적 이미지 약 360장을 만든 40대 남성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완전히 새로 만들어낸 인물이라도, 그 표현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된다면 아청법 제11조 제1항의 ‘제작’에 해당한다고 본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도 2026년 6월 결정에서 이 처벌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누구나 간단한 명령만으로 손쉽게 가상의 아동성착취물을 만들어낼 수 있고, 디지털 환경에서는 복제와 유포가 순식간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실존 인물이 없는 가상 이미지라도 그 제작·유통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입법이라는 취지였습니다.
국회에서도 이 영역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입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존 인물 여부와 관계없이 AI로 사람의 신체 또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는 성적 영상물을 생성·유포하는 행위를 별도로 처벌하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지금도 아청법 제11조 제1항의 문언상 ‘표현물’은 실존 인물을 전제하지 않으므로, 완전히 새로 생성된 이미지라도 위에서 본 종합 요소를 따져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된다면 이미 처벌 대상입니다.
실존 인물의 사진을 쓰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4. 제작 도구가 AI라는 사정은 형량을 낮추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제작·배포·소지 중 어떤 단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아청법 제11조 제1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를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사정은 처벌을 감경하는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복성·규모 면에서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광고한 경우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영리 목적 없이 단순히 배포·제공한 경우도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집니다. 이미지를 직접 만들지 않고 채팅방 등에서 전달만 했더라도 배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만으로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AI로 생성된 이미지를 전달받아 휴대전화나 클라우드에 저장해 두거나 열어 본 것만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2장에서 본 것처럼 합성물이 실존 인물의 얼굴을 이용했지만 신체 등을 종합할 때 아청법 적용이 배제되는 경우라도,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처벌될 수 있어 사실상 형사책임을 피할 구멍은 없습니다.
5. 고소·수사부터 재판까지, 일반 성범죄 사건과 같은 절차로 진행됩니다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이후 절차와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AI 이미지 관련 사건도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사이버수사팀의 인지 또는 피해자·보호자의 고소·고발 접수 → ②피의자 조사 및 휴대전화·PC·클라우드·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사용 이력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제작·배포 혐의로 이득액이나 유포 범위가 크다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문제된 이미지를 발견했거나, 반대로 조사를 받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제된 이미지가 실존 인물의 사진을 기초로 만들어졌는지, 처음부터 AI가 새로 생성한 것인지부터 구분해 정리합니다.
이미지를 생성·저장·전송한 기기와 대화 내역,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의 사용 기록을 확보합니다.
실제로 유포되었는지, 유포됐다면 어떤 경로와 범위로 퍼졌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아청법과 성폭력처벌법 중 어느 조항이 적용되는지를 정확히 가려 대응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AI가 만든 이미지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정작 문제가 불거져도 “진짜 사진도 아닌데 별일 있겠나”라며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자녀나 지인의 얼굴이 이런 방식으로 이용된 것을 알게 된 쪽에서는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인지, 어떤 자료를 모아야 하는지부터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이미지를 만들거나 전달받아 갖고 있던 쪽에서도 “실제 사진이 아니다”, “그냥 갖고만 있었다”는 생각만으로는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당한 쪽과, 반대로 이미지를 만들거나 소지한 것으로 조사를 받게 된 쪽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떤 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표현물 하나가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지금, 정확한 판단이 필요한 순간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AI로 만든 이미지인데 실제 사진을 전혀 쓰지 않았어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청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은 실제 인물이 등장할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되는 표현물이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실존하는 미성년자의 얼굴 사진을 성인 몸에 합성한 경우는 무조건 아청물이 되나요?
A. 아닙니다. 최근 대법원은 이런 합성물이라도 신체 발육 상태·제작 경위 등을 종합해 명백히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되지 않으면 아청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성폭력처벌법상 허위영상물편집·반포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이미지를 만들지 않고 전달받아 갖고만 있었어도 처벌되나요?
A. 됩니다. 아청법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 자체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고 있어, 만든 사람이 아니어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해외 AI 프로그램으로 만들었으면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 아닌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제작에 사용한 프로그램의 서버 위치와 무관하게, 국내에서 이미지를 생성·저장·유포한 행위 자체가 국내법의 규율 대상이 됩니다.
Q. 미성년자인 자녀가 학교 친구 사진으로 이런 이미지를 만든 경우도 아청법이 적용되나요?
A. 제작 행위 자체는 아청법 제11조 제1항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고, 나이가 어리다면 소년법상 절차나 처분이 함께 검토됩니다. 실존 인물의 신체가 어떻게 표현됐는지 등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질 수 있어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이 통과되면 처벌 범위가 어떻게 달라지나요?
A. 발의된 개정안은 실존 인물 여부와 관계없이 AI로 생성한 성적 영상물의 제작·유포를 별도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통과되면 현재 판례상 공백으로 남아 있는 부분까지 규율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이미지의 생성 경위와 실존 인물 해당 여부에 대한 초기 진술이 아청법과 성폭력처벌법 중 어느 쪽이 적용될지를 가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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