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면 형사공탁으로 대신할 수 있나요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면 형사공탁으로 대신할 수 있나요
법률가이드
고소/소송절차형사일반/기타범죄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면 형사공탁으로 대신할 수 있나요 

김강희 변호사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면 형사공탁으로 대신할 수 있나요


사건 개요


형사사건의 피고인이나 피의자 쪽에서 가장 답답해하는 순간은, 사죄하고 배상하려 해도 상대가 아예 문을 닫아 버릴 때입니다. 변호인을 통해 몇 차례 연락을 시도해도 반응이 없거나, "볼 것도 없다"는 짧은 답만 돌아옵니다. 계좌번호는커녕 어떤 형태로든 연락받기를 원치 않는다는 의사만 확인될 뿐입니다. 그런데 재판 날짜는 다가오고, 이대로 아무 노력도 보여주지 못한 채 선고를 맞이하게 될까 봐 불안해집니다.

이럴 때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이 공통으로 묻는 것이 "형사공탁"이라는 제도입니다. 피해자 동의 없이 법원에 돈을 맡겨 두는 것으로 합의를 대신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효력이 있는지, 오히려 "피해자를 무시하고 형만 줄이려는 꼼수"로 비쳐 역효과가 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형사공탁은 실제로 존재하는 합법적인 절차이고, 피해자가 거부하더라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돈을 맡긴다고 같은 효과가 나지는 않습니다. 언제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재판부가 실제로 참작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 상담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지금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입니다 — 형사공탁 특례(공탁법 제5조의2, 2022년 12월 9일 시행)는 검찰·경찰의 수사 단계가 아니라 공소가 제기되어 법원에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에만 쓸 수 있습니다. 둘째, 피해자의 이름·주소를 모르는 상태에서 피공탁자를 어떻게 특정하는지입니다. 셋째, 피해자가 거부하거나 수령 자체를 거절하는 것이 공탁의 성립·효력 자체에 영향을 주는지입니다. 넷째, 법원이 그렇게 이루어진 공탁을 양형에서 실제로 얼마나 반영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잘못 짚으면, 애써 준비한 공탁이 아예 접수되지 않거나, 접수되더라도 재판부의 판단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는 형식적 절차로 그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돈을 냈는지 여부가 아니라, 이 네 지점을 순서대로 갖추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요건과 시점을 놓치지 않고 공탁 절차를 밟기


형사공탁 특례는 편리한 만큼 이용할 수 있는 시점이 엄격히 정해져 있습니다. 이 조건을 확인하지 않고 서두르면 접수 자체가 반려됩니다. 이런 상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절차를 짚습니다.

1) 사건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정합니다.

아직 경찰·검찰 수사 단계라면 형사공탁 특례를 쓸 수 없습니다. 이 특례는 공소가 제기되어 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에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소 전이라면 피해자의 주소를 알아낼 수 있는 경우 민법 제487조에 따른 일반 변제공탁을 검토하거나, 수사기관에 반성문·피해회복 노력 자료를 먼저 제출해 두고 기소되는 즉시 특례공탁으로 전환할 준비를 갖춥니다. 언제 기소되는지를 놓치면 공탁의 골든타임도 함께 놓치게 됩니다.

2) 피공탁자를 사건번호로 특정해 관할 법원 공탁소에 신청합니다.

공탁법 제5조의2의 특례 덕분에, 피해자의 이름이나 주소를 몰라도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의 사건번호와 피해자라는 지위만으로 피공탁자를 특정해 공탁할 수 있습니다. 신청은 그 형사사건의 재판이 열리는 법원 소재지의 공탁소에서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공소장과 사건번호를 먼저 확인해 공탁서의 기재사항에 오류가 없도록 미리 검토한 뒤 신청을 진행합니다.

3) 공탁 사실을 재판부에 별도로 알리고 정식 양형자료로 제출합니다.

공탁을 했다고 재판부가 자동으로 알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탁서 사본과 함께 그 경위를 밝힌 변호인 의견서를 재판부에 별도로 제출해야 실제로 고려됩니다. 특히 선고가 임박한 시점에 갑자기 공탁하는 이른바 '기습공탁'은 법원이 피해자의 의견을 들을 시간조차 없어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준비해 절차를 마치는 것이 유리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피해자의 거부에도 공탁의 실질을 갖추기


공탁이 접수되었다고 끝이 아닙니다.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하거나 수령을 거절한 상황에서는, 그 공탁이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진지한 피해회복 시도였음을 별도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접촉 시도와 거부 경위를 기록으로 남깁니다.

공탁금만 덩그러니 내는 것과, 그 이전에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피해자가 거부했다는 사실관계를 함께 제시하는 것은 재판부가 받아들이는 무게가 다릅니다. 문자·내용증명·변호인 간 연락 기록 등으로 "피해자가 거부해 부득이 공탁했다"는 경위를 남겨 두고, 반성문·탄원서·치료비나 생계비 지원 내역 등 실질적인 피해회복 노력을 함께 정리합니다.

2) 공탁 금액의 산정 근거를 갖춥니다.

액수를 임의로 정해 내면 "성의 없는 형식적 공탁"으로 평가절하될 위험이 있습니다. 치료비 영수증, 일실수입 관련 자료, 유사한 사건에서의 배상 수준 등을 근거로 금액을 설계해, 단순히 형을 줄이려는 시도가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회복 의지를 갖춘 공탁임을 보여줍니다.

3) 법원의 피해자 의견 청취에 대응합니다.

2025년 1월 17일부터 시행된 형사소송법 제294조의5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권리 회복을 위해 금전을 공탁한 경우 원칙적으로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이 절차에서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다면, 그것이 처벌불원 자체를 거부하는 것인지 공탁의 방식·금액에 대한 이의인지를 구분해 변호인 의견서로 소명합니다. 접촉 시도의 경위와 공탁의 진정성을 분명히 밝혀 두어야, 피해자의 반대 의견이 곧바로 불리한 양형으로만 직결되지 않도록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결론


형사공탁은 피해자의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형을 낮추기 위한 우회로가 아닙니다. 접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피해회복 노력을 절차로 남겨 두는 제도에 가깝습니다.

다만 공소제기 이후라는 시점, 사건번호로 피공탁자를 특정하는 방식, 재판부에 대한 별도 제출까지 갖추지 않으면 그 노력조차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합의가 막혀 있는 상황이라면, 공탁이 가능한 시점인지와 어떤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하는지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