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포렌식 때 참관 신청하면 사생활 자료는 안 보나요
사건 개요
스토킹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의뢰인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휴대폰을 임의제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포렌식 분석에 참관 신청을 하시면 사생활 관련 자료는 보지 않는다"는 취지로 안내했습니다. 의뢰인은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참관 신청서를 작성한 뒤,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진행되는 분석 과정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탐색 과정은 의뢰인이 상상한 것과 달랐습니다. 수사관은 상대방과의 대화가 저장된 메신저 앱뿐 아니라, 전혀 다른 지인들과 주고받은 사적인 대화, 사진첩에 있던 개인적인 사진, 심지어 다른 만남 애플리케이션의 대화 이력까지 화면에 띄워 훑어보았습니다. 의뢰인이 "이건 이번 사건과 관계없지 않느냐"고 항의했지만, 수사관은 "관련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을 해봐야 안다"는 답변만 반복했습니다. 참관을 신청했는데도 사생활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본 의뢰인은 "참관 신청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김강희 변호사를 찾아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참관 신청은 '내가 그 자리에 있을 권리'를 보장할 뿐, 수사기관이 어떤 자료를 화면에 띄우고 무엇을 볼지 자체를 막아 주는 절차가 아닙니다. 사생활 노출을 실제로 줄이는 것은 참관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무엇을 근거로 무엇을 요구하느냐입니다.
핵심 쟁점
이 사안에서 실제로 다투어야 할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참여권(참관)이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입니다. 이는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참여할 권리를 정한 형사소송법 제121조, 제219조에서 나오는데, 이 권리는 '그 자리에 입회해 절차를 지켜볼 권리'이지 '수사관의 열람 자체를 저지할 권리'가 아닙니다.
둘째,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전자정보의 범위는 '관련성 원칙'으로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은, 저장매체 자체를 압수하거나 이미징하는 단계부터 그 안에서 범죄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단계까지 전 과정이 영장 집행에 포함되며, 각 단계마다 피압수자 측에 참여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중대한 절차 위반이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이 판례가 보장하는 것도 '탐색 과정에 있을 권리'이지, 무관 정보를 아예 화면에 띄우지 못하게 하는 사전 차단 장치는 아닙니다.
셋째, 이 사건처럼 임의제출 방식으로 휴대폰을 넘긴 경우에는 판단 기준이 조금 다릅니다.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은,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되고 그 증명에 최소한의 가치가 있는 정보만 압수 대상이 되며, 제출자가 예상한 범위를 벗어나 무관한 정보까지 탐색·복제하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즉 관련성 없는 정보를 '봤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절차 위반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참관 자리에서 이의를 제기했음에도 무관 정보 탐색이 계속됐다면, 그 다음 대응은 현장에서의 항의가 아니라 사후 법적 절차로 넘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기록해 두었느냐가 그 절차의 성패를 가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탐색 현장에서 관련성의 경계를 실제로 그어 두기
참관 신청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참관을 '안전장치'가 아니라 '현장 대응의 기회'로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해야 실효가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참관이 시작되기 전부터 다음을 준비시킵니다.
1) 탐색 범위를 사전에 좁히도록 서면으로 요구합니다.
탐색이 시작된 뒤에 범위를 다투면 이미 화면에 자료가 노출된 뒤입니다. 그래서 분석 착수 전, 혐의사실과 관련된 기간·연락처·앱·키워드를 특정해 그 범위 안에서만 검색어 기반으로 탐색해 줄 것을 서면으로 요청합니다. 예컨대 스토킹 혐의라면 상대방 연락처와의 대화, 관련 기간의 위치정보 등으로 범위를 한정하고, 그 밖의 사진첩·타인과의 대화·다른 애플리케이션은 검색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명시합니다. 이 요청 자체가 나중에 관련성 위반을 다툴 때 '무엇이 무관 정보였는지'를 가르는 기준선이 됩니다.
2) 무관 정보가 화면에 뜨는 순간 즉시 이의를 제기하고 그 기록을 남깁니다.
수사관이 서면으로 정한 범위를 벗어나 다른 대화나 사진을 열어 볼 때는, 그 자리에서 "이 자료는 사전에 요청한 범위를 벗어난다"고 명확히 이의를 제기하도록 안내합니다. 참여권을 정한 형사소송법 제121조, 제219조에 따라 참관자는 절차 진행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고, 이 이의 제기는 그 순간의 항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참여조서에 기재를 요구함으로써 문서로 남겨야 실질적 의미를 갖습니다.
3) 압수목록을 받아 실제 압수된 항목과 사전 협의 범위를 대조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29조, 제219조는 압수를 마치면 목록을 작성해 소유자 등에게 교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탐색이 끝난 뒤 이 목록을 반드시 확보해, 실제로 압수·복제된 전자정보가 사전에 합의한 관련성 범위 안에 있는지 항목 하나하나 대조합니다. 목록에 없는 항목이라도 화면에 노출됐던 사실 자체는 이의 제기 기록과 결합해 다음 단계의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무관 정보 열람이 이미 벌어졌다면 사후 절차로 되돌리기
현장에서 막지 못했다고 끝이 아닙니다. 관련성 원칙을 위반해 수집된 정보는 사후에도 다툴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1) 준항고로 압수처분 자체의 취소를 청구합니다.
형사소송법 제417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압수에 관한 처분에 불복이 있으면 관할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변경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요청한 관련성 범위를 벗어난 정보까지 탐색·복제됐다는 사실이 참여조서나 이의 제기 기록으로 남아 있다면, 이를 근거로 그 무관 정보에 대한 압수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2) 형사재판에서 위법수집증거 배제를 주장합니다.
준항고로 바로잡지 못했거나 시기를 놓쳤더라도, 이후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되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는 원칙)를 근거로, 관련성 없이 수집된 자료가 유죄의 증거로 쓰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이 밝힌 대로, 제출자가 예상한 범위를 벗어난 정보는 애초에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3) 목적 외 사용·유출 가능성까지 함께 점검합니다.
탐색 과정에서 노출된 사생활 정보가 수사기관 내부 문서나 다른 절차에 인용되지 않았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관련성 없는 정보가 조서나 수사보고서에 옮겨 적힌 흔적이 있다면, 그 부분의 삭제·정정을 요구하고 향후 절차에서 재차 활용되지 않도록 이의 제기 이력을 근거로 못 박아 둡니다.
결론
참관 신청을 했다고 해서 수사관이 내 사생활 자료를 아예 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참관은 '그 자리에 있을 권리'이고, 실제로 사생활을 지키는 것은 탐색이 시작되기 전 범위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좁혀 두었는지, 그 범위를 벗어났을 때 그 자리에서 얼마나 명확히 기록을 남겼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미 무관한 자료가 노출됐더라도 준항고와 위법수집증거 배제라는 사후 절차가 남아 있으므로, 늦었다고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휴대폰 제출이나 포렌식 분석을 앞두고 있다면, 참관 신청서를 내는 것만으로 안심하지 마시고, 탐색 범위를 어떻게 서면으로 못 박고 현장 기록을 어떻게 남길지 미리 점검을 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