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판결 전에 법원에서 화해권고결정이 송달될 수 있습니다. 청구액보다 적은 금액이나 분할 지급, 주택 인도와 임차권등기 말소 조건이 적혀 있다면 받아들일지 이의를 제기할지 짧은 기간 안에 결정해야 합니다. 화해권고결정은 단순한 협상안이 아니라 확정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기므로 문구를 판결 주문처럼 세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 판결이 아니라 법원의 해결안입니다
민사소송법은 소송이 계속 중인 사건에서 법원이 당사자의 이익과 여러 사정을 고려해 청구취지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화해권고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당사자가 먼저 합의를 요청하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정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임차인이 패소했다거나 법원이 어느 한쪽 주장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증금 사건에서는 계약 종료 여부, 주택 인도, 미납 차임·관리비·원상회복비 공제, 지연손해금, 임차권등기 말소가 한꺼번에 얽힐 수 있습니다. 법원은 증거와 회수 가능성, 조기 종결의 이익 등을 고려해 일부 양보가 포함된 해결안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판결 예상액과 결정금액의 차이만 비교하지 말고 지급 시점, 담보와 집행 가능성, 인도 조건까지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 송달일부터 2주를 정확히 계산합니다
화해권고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당사자는 결정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은 불변기간입니다. 상대방과 구두로 계속 협상하거나 담당 재판부에 전화해 문의하는 것만으로 이의신청이 된 것은 아닙니다. 화해권고결정을 한 법원에 당사자와 결정의 표시, 이의신청 취지를 적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각 당사자의 송달일이 다를 수 있으므로 임차인 자신의 전자송달 열람일이나 우편 송달일을 기준으로 기한을 계산합니다. 정본이 송달되기 전에도 이의신청은 가능합니다. 기간을 넘긴 뒤 내용이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통상의 항소처럼 다시 다투기는 어렵기 때문에, 송달봉투·전자소송 알림과 열람기록을 보관하고 마지막 날보다 앞서 제출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금액·기한·지연손해금을 숫자로 봅니다
먼저 보증금 원금, 이미 받은 금액, 임대인이 주장하는 공제, 소 제기 전후 발생한 지연손해금과 소송비용을 표로 정리합니다. 결정문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라고만 정하는지, 특정 날짜까지 지급하도록 하는지, 지급기일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을 붙이는지 확인합니다. 분할 지급이라면 각 회차의 금액과 날짜, 한 번이라도 연체할 때 나머지 전액의 기한이익을 잃는 조항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임대인의 재산상태가 불안정하면 금액을 조금 더 받는 약속보다 실제 집행 가능한 지급기한과 담보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조기 일시 지급이 확실하다면 판결까지 드는 기간과 비용을 줄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합의하면 빨리 준다”는 기대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지급의무가 먼저인지 주택 인도·임차권등기 말소와 동시인지 결정문 문장 자체를 대조해야 합니다.
🚪 주택 인도와 등기 말소 순서를 봅니다
보증금 반환의무와 주택 인도의무는 원칙적으로 동시이행 관계이므로 화해권고결정에도 “주택을 인도받음과 동시에 지급한다”는 구조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때 열쇠 전달, 잔존물 반출, 관리비 정산과 현장 확인을 어느 날 어떻게 마칠지 실행 가능한 일정인지 확인합니다. 이미 이사했다면 실제 인도일과 열쇠 교부자료가 결정 내용에 반영됐는지도 봅니다.
임차권등기 말소는 보증금을 받기 위한 안전장치와 연결됩니다. 보증금 전액을 받기 전에 말소서류부터 넘기도록 되어 있거나, 일부 지급만으로 모든 권리를 포기하게 되어 있다면 위험을 따져야 합니다. 지급과 말소서류 교부를 동시에 하거나, 전액 입금 확인 뒤 말소 절차를 진행하도록 문구가 명확한지 살핍니다. 전입신고·점유 상태와 반환보증 이행청구가 진행 중이면 보증기관의 요구사항과도 충돌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이의가 없으면 확정판결처럼 작동합니다
법정기간 안에 이의신청이 없거나 이의신청이 취하·각하되는 등 민사소송법이 정한 사유가 생기면 화해권고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재판상 화해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고 강제집행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결정에서 정한 지급기일을 넘기면 새로 보증금 반환소송을 처음부터 제기하기보다 확정된 결정에 기초한 집행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집행에는 화해권고결정 정본과 확정증명, 집행문, 송달증명 등 집행대상과 절차에 맞는 서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 계좌나 부동산, 제3자에 대한 채권을 집행하려면 재산의 종류에 맞는 별도 신청도 해야 합니다. 결정이 확정됐다는 사실만으로 법원이 자동으로 돈을 받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지급기일과 실제 입금, 불이행 발생일을 기록하고 집행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 결정문에 적힌 범위가 권리를 바꿉니다
대법원은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에 재판상 화해의 창설적 효력이 생기면, 당사자가 서로 양보해 확정하기로 한 범위에서 종전 권리관계가 결정 내용에 따른 새로운 관계로 바뀐다고 봅니다. 소송에서 직접 청구하지 않은 권리관계도 결정문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 “서로 아무런 채권·채무가 없음을 확인한다” 같은 종결 문구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임차인은 보증금 잔액, 지연손해금, 원상회복비 다툼, 임차권등기 비용, 집행비용 가운데 무엇이 결정으로 끝나고 무엇이 남는지 문장별로 표시해 봐야 합니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 2주 안에 적법하게 이의신청하여 소송을 결정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받아들인다면 지급·인도·말소의 순서와 불이행 시 집행 가능성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확정 여부를 관리해야 합니다. 화해권고결정은 빠른 종결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그 효력도 판결만큼 무거울 수 있다는 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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