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경계침범 인도청구, 옆집 담장이나 건물이 내땅을 넘어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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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경계침범 인도청구, 옆집 담장이나 건물이 내땅을 넘어왔다면 

최용석 변호사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토지에서는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경계와 지적도상 경계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담장을 기준으로 수십 년 동안 서로 자기 땅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측량을 해보니 옆집 건물이나 담장이 내 토지를 일부 침범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소유자는 침범 부분의 시설물을 철거하고 토지를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내 땅을 침범했다”는 주장만으로 바로 철거판결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법적 경계가 어디인지부터 확정해야 하고, 상대방이 20년 이상 점유했다며 취득시효를 주장하는지, 오랫동안 침범을 알고도 묵인했다며 권리남용을 주장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토지 경계침범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실제 담장 위치가 아니라 지적공부상 경계입니다. 토지가 지적공부에 하나의 필지로 등록되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토지의 지번, 면적과 경계는 지적공부를 기준으로 확정됩니다.

예를 들어 A와 B의 토지 사이에 30년 전 설치한 담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두 사람 모두 그 담장을 경계라고 생각해 왔지만 최근 경계복원측량을 해보니 담장이 A 토지 쪽으로 50cm 들어와 있었다면, 원칙적으로는 지적도상 경계를 기준으로 침범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즉 오래 사용해 온 현실의 담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담장이 곧바로 법적인 경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1991. 2. 22. 선고 90다12977 판결,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2961, 91다32978 판결).

지적도가 틀렸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될까… 단순히 측량 결과가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

상대방은 종종 “옛날부터 여기까지가 우리 땅이었다”, “지적도가 잘못 작성된 것이다”라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지적도 작성 당시 측량의 기점을 잘못 잡는 등 기술적인 오류가 있었다면 지적도상 경계와 진짜 경계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예외입니다. 지적도에 기술적인 착오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과거 측량과 최근 측량의 결과가 다르다거나, 현실의 담장 위치와 지적도상 경계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지적도가 잘못됐다고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런 주장이 나오면 폐쇄지적도, 등록 당시 측량자료, 기준점과 도근점, 측량 방식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54761 판결, 창원지방법원 2017. 1. 6. 선고 2015나6535 판결).

경계침범 사건에서는 한국국토정보공사 등을 통한 경계복원측량이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 가장 정밀한 장비를 사용해 새롭게 경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법원은 토지를 등록할 당시 사용한 측량 방식과 기준점을 기초로 기존 경계를 현실에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 토지가 등록될 당시 특정 기준점과 측량방법을 사용했다면, 현재 더 정밀한 GPS 장비가 있다고 해서 새로운 방법으로 임의의 경계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경계복원측량은 말 그대로 원래 등록된 경계를 다시 현장에 찾아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2다17791, 17807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96079 판결).

지적현황측량과 경계복원측량은 같은 것 아닌가? 하지만 목적이 다르다

토지 분쟁을 상담하다 보면 이미 지적현황측량을 했으니 경계가 확정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적현황측량과 경계복원측량은 목적이 다릅니다. 지적현황측량은 현재 건물이나 시설물이 토지 위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반면 경계복원측량은 지적공부에 등록된 법적 경계를 실제 현장에 복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두 측량 결과가 약간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지적불부합지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소송에서는 법원 감정을 통해 등록 당시 기준점과 측량방식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경계복원측량 결과 옆집 건물이나 담장이 내 토지를 실제로 침범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소유자는 여러 청구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침범 부분에 설치된 건물, 담장, 경계석 등 시설물의 철거입니다. 두 번째는 시설물을 철거한 뒤 해당 토지를 소유자에게 인도하라는 청구입니다. 세 번째는 상대방이 그동안 내 토지를 사용하면서 얻은 이익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청구입니다.

예를 들어 B의 담장이 A 토지 20㎡를 침범하고 있고 그 공간을 B가 마당이나 주차장으로 계속 사용해왔다면, A는 담장 철거와 20㎡ 부분의 토지 인도를 구하면서 그동안의 임료 상당 부당이득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4. 3. 6. 선고 2023가단847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12. 선고 2018가단5181917 판결).

청구할 때는 침범 부분을 정확히 특정해야

토지인도소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청구 대상의 특정입니다. 단순히 “피고는 내 토지를 침범한 부분을 돌려달라”고 청구해서는 실제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는 측량감정을 거쳐 도면상 특정 지점들을 선으로 연결하고, 그 안쪽 면적 몇 ㎡를 인도하라는 방식으로 침범 부분을 구체적으로 표시합니다.

건물이 걸쳐 있다면 침범 부분 지상 건물의 어느 부분을 철거할 것인지도 특정해야 합니다. 결국 경계침범소송은 법리만큼 측량도면을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결을 받더라도 집행 대상이 불명확하면 실제 철거와 인도 과정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계침범 사건에서 흔히 “먼저 경계확정소송을 하고 그다음 철거소송을 해야 하느냐”고 묻습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토지경계확정의 소는 인접한 두 토지 사이의 진짜 경계 자체가 불분명한 경우 법원에 경계를 확정해 달라고 구하는 절차입니다.

반면 지적도에 법적 경계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고 단순히 상대방이 그 선을 넘어 점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별도로 경계확정판결을 받을 필요 없이 해당 침범 부분에 대한 철거와 토지인도를 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미 지적도상 경계가 명확한 경우 침범 부분의 인도를 구하면 되고 별도의 경계확정을 구할 이익이 없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2649 판결).

“20년 넘게 우리 땅인 줄 알고 썼다” 취득시효가 가장 큰 변수

토지 경계침범 사건에서 피고가 가장 자주 하는 항변 중 하나가 점유취득시효입니다. 민법상 일정한 요건을 갖춰 부동산을 20년 동안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하면 취득시효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B가 30년 전부터 담장을 설치해 그 안쪽을 자기 마당이라고 생각하며 사용했다면 “20년 이상 소유의 의사로 점유했으므로 내 소유가 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점유자는 원칙적으로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소유자인 원고 입장에서는 이 항변을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언제부터 담장이 설치되었는지, 누가 설치했는지, 당시 경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처음에는 자기 땅이라고 믿고 점유하다가 나중에 측량을 통해 침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자신의 토지 일부라고 생각하고 점유를 시작했다면 나중에 실제로는 타인의 토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나 경계분쟁이 발생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소유의 의사가 없는 점유로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3다43666, 43673 판결).

반대로 애초부터 측량자료를 통해 경계를 알고 있었는데도 남의 토지를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사정이 확인된다면 자주점유 추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취득시효 사건에서는 단순한 점유기간보다 점유를 시작할 당시 어떤 경위로 해당 토지를 차지하게 되었는지가 중요합니다.

또한 상대방의 점유기간이 아직 20년에 이르지 않았다면 소유자 입장에서는 대응 시점도 중요합니다. 취득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토지 인도청구소송을 제기하면 소 제기로 시효 진행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대법원 1983. 3. 8. 선고 82다카172 판결).

예를 들어 상대방이 19년째 침범 토지를 점유하고 있는데 “곧 해결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계속 기다린다면 취득시효 문제가 훨씬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오래된 경계침범을 발견했다면 먼저 정확한 점유 시작 시점을 확인하고, 취득시효 완성 가능성이 있다면 신속하게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로므로 20년을 점유했다고 해서 바로 등기명의까지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취득시효가 완성된 점유자는 원래 소유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지위를 취득하게 됩니다. 그러나 취득시효가 완성된 뒤 원래 소유자가 해당 토지를 제3자에게 처분하고 그 제3자가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쳤다면, 원칙적으로 점유자는 새 소유자에게 이전의 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효취득이 인정돼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하게 된 사람이 점유자를 상대로 불법점유라며 토지 인도를 청구하는 것도 제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침범 사건에서는 20년이라는 기간뿐 아니라 시효 완성 전후에 소유권이 누구에게 어떻게 이전됐는지까지 등기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침범한 부분이 30cm뿐인데 건물을 철거하라고 할 수 있을까… 권리남용이 문제 될 수 있다

경계복원측량 결과 침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해서 모든 철거청구가 언제나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은 소유자의 철거·인도 요구가 권리남용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유자가 건물이 경계를 조금 침범했다는 사실을 수십 년 전부터 알고도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고, 침범 부분은 전체 토지에서 극히 작으며, 건물 일부를 철거할 경우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큰 손해가 발생하는 사정 등이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원고 역시 상대방 토지 일부를 침범해 사용하는 등 형평에 반하는 사정이 있다면 권리남용 주장이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7. 4. 25. 선고 2015가단11036 판결).

다만 권리남용은 예외적으로 인정됩니다. 건물 철거에 많은 비용이 들거나 침범 면적이 작다는 이유만으로 소유자가 자신의 토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를 쉽게 막을 수는 없습니다.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강하게 보호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소유자가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거의 없는 반면 상대방에게 극심한 손해만 주려는 목적이 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따라서 피고 입장에서는 “철거하면 돈이 많이 든다”는 주장만으로 부족하고, 원고가 침범을 장기간 적극적으로 용인한 경위나 쌍방의 토지 사용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광주지방법원 2014. 6. 17. 선고 2013가단27355 판결).

측량감정 결과가 이상하다면 그대로 따라야 하나… 감정 방법부터 확인해야

법원에서 측량감정을 실시했더라도 결과를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이 등록 당시 측량방식을 제대로 따랐는지, 적절한 기준점과 기지점을 사용했는지, 폐쇄지적도와 과거 측량성과를 제대로 반영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감정인이 등록 당시 기준점을 찾지 못한 채 다른 기준점을 임의로 사용했다거나, 현황측량 자료와 경계복원측량 자료를 혼동했다면 감정 결과에 대한 보완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는 감정인에게 사실조회나 보완감정을 요청하고, 감정 방식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 재감정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결과가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재감정을 요구해서는 부족합니다. 어떤 기준점이나 측량방식이 잘못되었고 그 오류가 경계선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합니다.

민사상 경계분쟁 과정에서 상대방이 경계말뚝이나 경계석을 임의로 제거하거나 옮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형법은 경계표를 손괴·이동·제거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토지의 경계를 알아볼 수 없게 만든 경우 경계침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경계표 하나를 건드렸다고 무조건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행위 때문에 종래 객관적으로 인식되던 토지의 사실상 경계를 알아볼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해야 합니다. 여기서 형사상 ‘경계’는 반드시 지적도상 법적인 경계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랫동안 당사자들이 경계로 받아들여 온 담장이나 경계표 등 사실상의 경계도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도8973 판결).

결국 토지 경계침범 소송은 ‘측량부터’ 시작해야

토지 인도청구 사건에서는 “옆집이 내 땅을 쓴다”는 사실보다 법적인 경계가 정확히 어디인지를 먼저 밝혀야 합니다. 경계복원측량을 통해 침범 면적과 시설물을 특정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건물·담장 등의 철거와 토지 인도, 임료 상당 부당이득을 함께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입니다.

동시에 상대방이 20년 이상 점유했다면 취득시효 완성 여부를 검토해야 하고, 오래전부터 침범을 알고도 용인했다면 권리남용 항변 가능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측량 결과가 서로 다르다면 지적불부합이라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등록 당시의 기준점과 측량방식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현재 옆집 담장이나 건물, 주차장, 경계석 등이 내 토지를 침범하고 있거나 오래전부터 사용해 온 경계를 두고 이웃과 분쟁이 발생했다면 먼저 지적도와 토지대장, 과거 측량자료, 경계복원측량 결과를 정리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는 실제 침범 여부와 철거·인도 가능성뿐 아니라 상대방의 점유취득시효와 권리남용 항변, 임료 상당 부당이득까지 함께 검토해 토지경계 분쟁의 대응 방향을 구체적으로 판단해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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