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동의없이 자녀 데리고 가출한 경우 미성년자약취죄 성립여부
배우자 동의없이 자녀 데리고 가출한 경우 미성년자약취죄 성립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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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동의없이 자녀 데리고 가출한 경우 미성년자약취죄 성립여부 

김춘희 변호사

형법 제287조에는 미성년자를 약취 유인한 자는 징역 10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약취란 폭행, 협박 또는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피해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시켜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부부 사이에 분쟁이 생기고 아직 이혼 단계에 이르지 않은 경우, 한쪽 배우자가 이혼을 결심하고 미성년 자녀를 데리고 집을 나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때 상대 배우자가 미성년 자녀를 데리고 집을 나간 배우자를 위 형법 제287조의 미성년자약취죄로 고소할 경우 과연 죄가 성립되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베트남 국적의 여성 A씨는 한국인 남자 B를 만나 결혼하고 한국에 입국한 후 아들을 낳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늦어져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다음날 귀가하자 화가 난 남편이 A씨에게 꼴보기 싫으니 집을 나가라고 하였습니다.

 

A씨는 남편이 이제 자신을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한데다가 한국에는 마땅히 찾아갈 곳이 없어서 생후 13개월된 아들을 데리고 친정인 베트남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이틀 뒤 남편이 직장에 출근한 사이에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항공편으로 출국하여 베트남 친정으로 갔습니다.

 

이후 남편은 A씨가 상의도 없이 베트남으로 아들을 데리고 간 사실을 알고 A씨를 미성년자약취죄로 고소하였습니다. 한편, A씨는 양육비를 벌기 위해 아들을 베트남 친정에 맡겨 두고, 다시 한국에 들어왔고, 남편을 만나 협의이혼을 하면서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은 A씨가 갖기로 하고, 양육비는 남편으로부터 별도로 받지 않고 A씨가 모두 부담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남편이 고소한 미성년자약취죄로 경찰조사를 받고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1심과 2심 법원은 모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 법원은,

A씨가 아들을 데리고 베트남으로 돌아갈 것을 결심한 때는 피해자인 아들이 태어난 지 만 13개월이 채 안되었으므로 피해자 아들에게는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손길이 더 필요했던 시기였다.

당시 남편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으므로 A씨가 없는 상황에서 남편이 혼자 아들을 양육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웠다.

A씨가 어린 아들을 집에 혼자 두고 나가는 것이 오히려 친권자의 보호, 양육의무를 방기하는 행위로서 더 비난받을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아들이 비록 한국이 아닌 베트남에서 양육되고 있기는 하나, 그것은 아들의 외가이므로 아들이 한국에서 어머니인 A씨 없이 양육되는 것보다 불리한 상황에 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A씨의 행위가 남편의 보호 양육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는 있으나, 피해자 본인인 아들의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어 미성년자에 대한 약취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법원은 부모가 함께 동거하면서 미성년 자녀를 보호 양육하여 오던 중 부모 중 일방이 상대 부모나 그 자녀에게 어떠한 폭행, 협박이나 불법적인 사실상의 힘을 행사하지 않고, 자녀를 데리고 종전의 거소를 벗어나 다른 곳으로 옮겨 자녀에 대한 보호 양육을 계속하였다면, 그 행위가 보호 양육권의 남용에 해당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설령 이에 관한 법원의 결정이나 상대방 배우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에 관하여 곧바로 형법상 미성년자약취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형법은 미성년자약취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비교적 중한 처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법조항, , 유기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학대죄(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아동혹사죄(5년 이하의 징역), 유기치상죄(7년 이하의 징역) 등에 비하면 강도 높은 처벌 규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사례는 미성년자약취죄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였지만, 반면에 미성년자약취죄를 인정한 사례도 있는데, 이 사례는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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