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결혼 때문에 배우자와 이혼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폭행 또는 성격차이로 배우자와 한 집에서 계속 살고 싶지 않을 때, 이런 경우 보통 부부는 별거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 별거를 시작한 일방의 배우자가 나중에 상대방 배우자로부터 “부부의 동거의무를 위반하고 유기하였으니,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혼하고 위자료를 달라”는 이혼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에서 규정한 이혼사유에 해당되지 않고, 당당히 별거를 할 수 있는 법적인 방법은 없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내 A씨는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남편 B씨로부터 폭력을 당해왔고, 한번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해를 입기도 하였습니다. A씨는 당장에라도 이혼소송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 어린 자녀들에게 이혼가정이라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고, 나중에 자녀들이 커서 결혼하게 되었을 때 결혼상대방 가족들에게 이혼가정이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참아왔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심해지는 남편 B씨의 폭력에 좋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는데요. 일단 이혼소장에는 “남편 B씨의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려왔던 점, 따라서, 민법 제840조 제3항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당하였을 때에 해당하므로 재판상 이혼사유가 된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위자료 지급하라”고 청구하였습니다.
A씨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함과 동시에 자녀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다른 곳에서 별거생활을 시작하였는데요. A씨가 이혼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게 되면 이 시점이 혼인생활파탄 시점이 되는 것이고, 따라서, 소제기 후 집을 나와 별거를 하는 것은 A씨가 책임져야 할 이혼사유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이후 법원으로부터 소장을 받아본 남편 B씨는 자신의 폭행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한 번만 용서해 주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녀들을 위해서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그러자, A씨는 법원에 조정을 요청하였고, 법원에서 정한 조정기일에 참석한 A씨는 “남편이 이혼을 원하지 않으니 혼인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하되, 지금처럼 별거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즉, 저는 졸혼을 하고 싶다”라는 의사를 피력하였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시하였는데요.
“① 법률상 혼인관계는 유지하되 현재처럼 별거상태를 유지한다.
② A와 B는 서로 배우자로서의 의무를 지지 않는다.
③ 명절이나 양가 어른들 생신, 제사 등 가족행사에 상대방을 동반하지 않는다
④ 부부관계를 요구하지 않는다.
⑤ 서로 상대방과 협의없이 거액의 부채를 발생시키는 등 부부재산 상황의 변동을 일으키지 않는다.
⑥ B는 주취상태에서 A와 자녀들에게 폭언, 폭행 등 부당한 대우를 하지 말아야 한다
⑦ B는 자유롭게 자녀들을 면접교섭할 수 있되, 밤 9시 이후에는 방문하지 않고, 또, 주취상태에서는 면접교섭을 할 수 없다.
⑧ B는 A가 자녀들과 거주할 수 있는 거처를 마련할 수 있도록 1,500만원을 지급하고 매달 양육비도 지급한다”
A씨와 이혼하고 싶지 않았던 B씨는 A씨의 위와 같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결국 A씨는 이혼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남편 B씨와 별거하면서 자녀들을 양육하게 되었습니다.
‘졸혼’이라는 말은 최근 들어 방송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졸혼했다”라고 하면서 알려지게 된 말인데요. “결혼을 졸업했다”는 의미로 통용되는 말인데 원래는 법적 용어는 아닙니다. 이 말은 이혼하지 않고 혼인관계는 유지하되, 부부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또, 부부의 의무를 하지 않으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졸혼하게 해달라”는 소송은 가능하지 않지만, 이와 같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후 조정기일에 “이혼하지 않지만 별거상태로 지내며, 배우자로서의 의무를 지지 않아도 무방한 내용”으로 조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방 배우자도 이에 동의하면 이혼하지 않고도 남남으로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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