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매매, 형사처벌과 공정증서 위험
청약통장 매매, 형사처벌과 공정증서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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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매매, 형사처벌과 공정증서 위험 

김도영 변호사

청약통장 매매란 무엇이고, 왜 금지되는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등 입주자저축 증서)을 매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통장 명의인이 대가를 받고 통장과 관련 서류를 넘기면, 매수인은 그 명의로 청약을 신청해 당첨된 후 분양아파트의 소유권을 넘겨받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주택법 제65조 제1항은 누구든지 이 법에 따라 건설·공급되는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기 위하여 입주자로 선정될 수 있는 지위, 입주자저축 증서, 주택상환사채 등을 양도·양수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행위, 그리고 이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청약통장 매매는 바로 이 조항이 금지하는 '공급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합니다.

청약통장을 팔면 어떤 불이익을 받는가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한 자는 주택법 제101조 제3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다만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3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이익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거래 규모가 클수록 벌금 액수도 커집니다. 이는 통장을 판 사람과 산 사람 모두에게 적용됩니다.

형사처벌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국토교통부장관 또는 사업주체는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한 자에 대해 주택 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지위를 무효로 하거나 이미 체결된 주택의 공급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10년의 범위에서 입주자자격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2021년 개정으로, 매수인이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이와 관련이 없음을 소명하는 경우에는 공급계약을 취소하지 않도록 하는 선의의 제3자 보호 규정이 신설되었습니다.

"매매계약 자체가 무효 아닌가요" - 단속규정과 효력규정의 구분

청약통장을 판 이후 뒤늦게 후회하며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싶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일관되게, 주택법의 공급질서 교란 금지규정은 이를 위반한 행위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인하는 효력규정이 아니라 단순한 단속규정에 불과하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0다102991 판결 등 참조). 주택법이 위반행위에 대해 형사처벌과 별개로 사업주체의 계약 취소·지위 무효화라는 사후적 조치를 규정해 둔 이상, 당사자 사이의 매매약정 자체가 당연히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따라서 청약통장을 매매하는 약정 자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분양받은 아파트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를 여전히 부담합니다. 뒤늦게 변심해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이 의무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분쟁이 생기면 -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와 약속어음 공정증서

매도인이 소유권을 넘겨주지 않으면 매수인은 우선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적발되어 분양계약 자체가 취소되는 절차가 진행되면, 애초에 이전받을 소유권 자체가 사라지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은 실익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청약통장 매매 실무에서는 계약 당시 매도인 명의로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작성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양계약 취소 등으로 소유권 이전이 불가능해지면, 매수인은 이 공정증서를 근거로 곧바로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공정증서에 기재된 금액이 매도인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약속어음 공정증서, 기재된 금액을 그대로 다 내야 하는가

이런 경우 매도인은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청약통장 매매와 관련해 작성된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관한 청구이의 사건에서, 공정증서상 기재된 금액 전부가 아니라 그 중 일부(2억 5천만원)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강제집행만을 불허하는 판결을 선고했고, 이는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8. 4. 4. 선고 2017나2057463 판결)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어 확정되었습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 8. 29. 선고 2016가합203342 판결).

이러한 사건에서 법원은 대체로 약속어음 공정증서상의 금액을 매수인의 손해를 담보하기 위해 미리 정해 둔 손해배상액의 예정(민법 제398조)으로 봅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그 액수가 부당하게 과다한 경우 법원이 직권으로 적당히 감액할 수 있고, 매수인에게 실제 손해가 없거나 이미 배상이 이루어진 경우에는 그 효력을 잃습니다. 또한 여기서 손해는 매수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를 의미할 뿐이며, 분양권을 되팔았다면 얻었을 기대이익이나 전매차익은 손해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럼에도 실제 공정증서에는 이런 부분까지 포함해 금액이 과다하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아, 청구이의 소송을 통해 다툴 실익이 충분히 있습니다.

이미 청약통장을 매매하셨다면

청약통장 매매는 실무상 상당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건이고, 최근에도 관련 분쟁이 꾸준히 법원에 접수되고 있습니다. 브로커 등이 자신의 이익을 확실히 회수하기 위해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받아두는 방식은 계속 이용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공정증서 작성의 원인을 다르게 기재하거나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닌 위약벌로 표시해 두는 등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명칭이나 법률적 표현에 관계없이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지를 실질적으로 살피고 있습니다.

청약통장을 매매하셨거나 이와 관련해 형사 수사를 받고 계신 경우, 또는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 통보를 받아 걱정하고 계신 경우라면 계약 경위와 실제 취득한 이익, 상대방의 손해 여부를 정리해 초기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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