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꼭 제출해야 할까?
경찰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꼭 제출해야 할까?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고소/소송절차수사/체포/구속

경찰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꼭 제출해야 할까? 

최봉균 변호사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수사관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잠깐 확인하겠다”, “관련된 내용만 보겠다” 또는 “휴대전화를 제출해 달라”는 요구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경찰의 요구이므로 반드시 응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떳떳하다면 보여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별다른 검토 없이 휴대전화를 건네기도 합니다.

그러나 압수수색영장에 의한 강제처분과 스스로 휴대전화를 제출하는 ‘임의제출’은 명확히 구별해야 합니다.

첫째, 경찰이 요구한다고 제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거나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다면 우선 다음 사항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어 있는지

  • 영장에 따른 집행인지 임의제출을 요구하는 것인지

  • 휴대전화 자체를 제출하라는 것인지 특정 자료만 확인하겠다는 것인지

  • 어떤 범죄혐의와 관련된 자료를 찾으려는 것인지

  • 제출 후 디지털포렌식을 진행할 예정인지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된 경우에는 단순히 제출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집행을 거부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사실과 압수·수색할 전자기기 및 전자정보의 범위를 확인하고, 실제 집행이 그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지 살펴야 합니다.

반면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거나 제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에는 다릅니다. 임의제출은 제출자의 자발적인 의사를 전제로 하는 절차이므로 수사기관의 요구만으로 반드시 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임의제출을 거절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혐의가 인정되거나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제출을 거부한 뒤 관련 자료를 삭제하거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행동은 증거인멸의 우려를 의심받는 별도의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둘째, 휴대전화 한 대의 제출은 문자 몇 개를 보여주는 것과 다릅니다

휴대전화에는 수년간의 사진과 영상,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이메일, 금융정보, 위치정보 및 인터넷 이용기록 등 방대한 전자정보가 저장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메시지를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과 휴대전화 자체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여 디지털포렌식을 허용하는 것은 그 범위와 결과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하면 사건에 따라 다음 절차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휴대전화의 봉인과 반출

  • 저장된 전자정보의 복제

  • 삭제된 파일의 복원 시도

  • 검색어·기간·파일 유형에 따른 탐색

  • 사건 관련 전자정보의 선별

  • 선별된 자료의 출력·복제 및 압수

따라서 임의제출 전에 휴대전화가 어떤 방식으로 분석되는지, 어떤 범위의 자료를 탐색하려는지, 피의자나 변호인이 선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당초 혐의에 대한 수사에 협조하는 것과 휴대전화에 저장된 모든 정보를 제한 없이 탐색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셋째, 임의제출해도 모든 정보가 압수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휴대전화 자체를 임의제출했다고 해서 그 안의 모든 전자정보가 당연히 적법한 압수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할 수 있는 전자정보의 범위가 제출자의 의사와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의 구체적·개별적 관련성에 따라 제한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출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면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전체를 무제한으로 탐색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기보다, 임의제출의 원인이 된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로 압수 범위를 제한하여 판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임의제출을 결정했다면 다음 사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 휴대전화 전체를 제출하는 것인지 특정 전자정보만 제출하는 것인지

  • 제출 대상이 되는 대화·사진·영상의 기간과 범위

  • 포렌식 과정에서 사용할 검색어와 탐색 기준

  • 피의자 또는 변호인의 선별절차 참여 여부

  • 최종적으로 압수된 전자정보의 목록

  • 범죄혐의와 무관한 정보의 삭제·폐기 여부

수사기관이 관련 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던 중 별건 범죄와 관련된 자료를 우연히 발견했다면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원칙적으로 별건 혐의에 관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

넷째, 임의제출이 유리한 대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휴대전화를 무조건 제출하지 않는 것이 항상 좋은 대응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수사기관이 확인하려는 자료가 명확하고 그 자료가 오히려 피의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경우에는 필요한 범위에서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체 대화내용이 피의자의 해명과 일치하거나, 사건 당시의 위치·통화·결제내역이 혐의를 반박한다면 해당 자료를 선별하여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사기관의 적법한 증거확보 절차에 자발적으로 협조했다는 사정은 경우에 따라 증거인멸의 우려가 낮다는 점을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될 여지도 있습니다.

다만 임의제출했다고 해서 반드시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중단되거나 불구속 수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휴대전화에 어떤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지, 수사기관이 이미 어떤 자료를 확보했는지, 제출 범위를 실제로 제한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결국 “제출하면 무조건 불리하다”거나 “협조하면 무조건 유리하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다섯째, 핸드폰 제출 여부도 형사 대응전략의 일부입니다

수사기관이 휴대전화를 요구한다는 것은 그 안에서 범죄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려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제출할지 거부할지만 결정할 것이 아니라 다음 사항을 함께 분석해야 합니다.

  • 수사기관이 무엇을 의심하고 있는지

  • 어떤 전자정보를 확보하려는지

  • 이미 어떤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지

  • 휴대전화에 유리한 자료와 불리한 자료가 무엇인지

  • 임의제출의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 향후 피의자신문에서 어떤 사실을 설명해야 하는지

이를 토대로 임의제출 여부와 범위를 정하고, 디지털포렌식 및 선별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지, 어떤 객관적인 자료를 추가로 제출할지까지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잠깐만 보여달라”는 요구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휴대전화는 현대 형사수사에서 가장 많은 개인정보와 증거가 담긴 물건 중 하나입니다. 한번 적법하게 확보된 전자정보는 이후 수사와 재판에서 강력한 객관적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찰로부터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거나 제출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면 무조건 거부하거나 아무런 검토 없이 제출해서는 안 됩니다. 요구의 법적 근거, 확인하려는 정보의 범위, 디지털포렌식 가능성 및 향후 수사에 미칠 영향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휴대전화의 임의제출은 제출하는 바로 그 순간부터 수사 대응의 일부가 됩니다. 필요한 경우 압수수색과 디지털포렌식 대응 경험이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제출 여부와 범위, 이후 선별절차와 피의자신문 대응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최봉균 변호사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