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디지털 압수수색, 변호인 참여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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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디지털 압수수색, 변호인 참여가 중요한 이유 

최봉균 변호사

성범죄 수사에서는 휴대전화나 PC 등 전자기기에 대한 압수수색이 빈번하게 이루어집니다. 특히 불법촬영, 촬영물 유포, 허위영상물 제작·유포 등 디지털 성범죄에서는 사진과 영상뿐만 아니라 메신저 대화, 인터넷 접속기록, 클라우드 자료 및 삭제된 파일 등을 확보하기 위한 디지털포렌식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었다고 하여 수사기관이 전자기기에 저장된 모든 정보를 제한 없이 탐색하고 압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 수색할 수 있는지, 어떤 정보를 압수할 수 있는지, 그 정보가 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와 관련되어 있는지는 각각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합니다.

첫째, 현장에서 영장과 실제 집행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압수수색 대응의 출발점은 영장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영장에는 수사의 대상인 범죄혐의사실과 압수·수색할 장소, 물건 및 전자정보의 범위가 기재됩니다. 실제 집행도 원칙적으로 영장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 어느 장소와 전자기기가 압수수색 대상인지

  • 영장에 기재된 범죄혐의사실이 무엇인지

  • 압수할 전자정보의 기간과 범위가 어떻게 특정되어 있는지

  • 전자기기 전체를 반출할 수 있는 예외적 사정이 있는지

  • 실제 압수된 물건과 전자정보가 압수목록에 정확히 기재됐는지

휴대전화나 PC에는 수년간의 사진과 영상, 메신저 대화, 이메일, 금융정보 등 방대한 개인정보가 함께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전자정보가 영장의 범죄혐의와 실질적인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때 변호인은 단순히 현장에 입회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압수대상을 검토하고, 실제 집행이 그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 압수·수색 범위와 절차에 관한 의견이나 이의를 제시합니다.

둘째, 디지털포렌식과 전자정보 선별 과정까지 참여해야 합니다

전자기기 압수수색은 휴대전화를 가져가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전자정보만 선별하기 어렵거나 현장 집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저장매체나 복제본을 수사기관으로 옮긴 뒤 디지털포렌식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루어지는 탐색·복제·출력 과정도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포함됩니다.

대법원 역시 전자기기나 복제본을 수사기관으로 반출하여 탐색하는 경우 피압수자 또는 변호인에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정보가 임의로 복제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선별 과정에서는 다음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어떤 검색어와 기준으로 전자정보를 탐색하는지

  • 검색 대상 기간과 파일 유형이 영장 범위에 포함되는지

  • 영장과 무관한 정보까지 탐색하고 있지는 않은지

  • 최종적으로 어떤 자료가 사건 관련 정보로 선별되는지

  • 무관한 전자정보가 제외·삭제되는지

  • 압수된 전자정보의 목록이 제대로 교부되는지

전자정보 선별은 외관상 단순한 기술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장의 범죄사실, 압수대상, 검색방식 및 개별 정보의 관련성을 함께 판단해야 하는 법률적 절차입니다.

따라서 디지털포렌식과 전자정보 압수수색 경험이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선별 절차까지 면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별건수사와 무분별한 여죄 탐색에 대비해야 합니다

피의자가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인정하거나 수사기관이 이미 상당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압수수색 대응이 불필요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혐의사실을 인정하는 것과 수사기관이 영장의 범위를 넘어 별개의 범죄사실을 탐색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적법하게 관련 정보를 탐색하던 중 별건 범죄와 관련된 정보를 우연히 발견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별건 정보를 발견한 후에도 추가 탐색을 계속하려면 원칙적으로 탐색을 중단하고, 별건 혐의에 관한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다음 사항을 면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무관한 자료까지 탐색하고 있는지

  • 특정한 별건 범죄를 찾기 위한 검색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 우연히 발견된 별건 정보를 대상으로 추가 탐색을 계속하는지

  • 별건 혐의에 관한 별도의 영장이 발부됐는지

  • 별도 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참여권이 보장됐는지

피의자가 혼자서 현장에서 영장의 범위와 개별 전자정보의 관련성을 즉시 판단하고 적절하게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별건수사로 범위가 확대될 우려가 있는 사건일수록 변호인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넷째, 압수수색영장은 향후 수사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압수수색영장은 강제수사의 근거일 뿐만 아니라 향후 방어전략을 수립하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합니다.

영장에는 수사기관이 어떤 범죄혐의를 두고 있는지, 범행의 일시와 방법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어떤 증거를 확보하려 하는지가 상당 부분 드러납니다.

따라서 변호인은 현장에서 집행 범위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압수대상을 분석하여 다음 사항을 파악해야 합니다.

  • 수사기관이 구성한 범죄사실의 내용

  • 현재까지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핵심 증거

  • 수사기관이 추가로 확인하려는 사실

  • 향후 피의자신문에서 예상되는 질문

  • 제출해야 할 객관적인 반박자료

압수수색 현장 대응과 이후 피의자신문 대응은 서로 분리된 절차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형사 대응 과정으로 보아야 합니다.

압수수색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입니다

피의자의 진술은 이후 추가로 설명하거나 정정할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전자정보는 향후 수사와 공판에서 강력한 객관적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위법한 압수수색은 준항고나 증거능력에 관한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압수수색이 모두 끝난 뒤 절차와 범위를 다시 확인하고 문제를 바로잡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릅니다. 따라서 실제 집행과 선별이 이루어지는 초기 단계부터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실무에서 다수의 압수수색 현장과 디지털포렌식·전자정보 선별 절차에 직접 참여하면서 영장의 범위를 확인하고, 수사기관과 압수·수색 및 선별 범위에 관한 의견을 협의하며, 사건과 무관한 정보나 별개의 사실관계로 수사가 확대되지 않도록 대응해 왔습니다.

압수수색을 받게 되었다면 단순히 수사기관의 집행을 지켜보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현장에서 영장의 범위와 집행절차를 확인하고, 이후 디지털포렌식과 선별 과정에 참여하며, 영장에 나타난 수사기관의 시각을 분석하여 피의자신문과 향후 수사에 대한 대응전략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압수수색이 끝난 뒤 변호인을 찾는 것보다, 압수수색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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