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성범죄 사건 조사에 입회해왔습니다. 경찰 조사에 동석하다 보면 피의자가 꼭 했어야 할 말을 빼먹거나, 반대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려서 불리해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오늘은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로 조사받는 입장을 기준으로, 꼭 지켜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잘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말은 피해야 한다
경찰은 피해자의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피의자를 조사합니다. 이때 “기억이 잘 안 난다”라고만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사관 입장에서는 피해자는 구체적으로 진술하는데, 피의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면 곧 “혐의를 인정하는구나”라고 받아들입니다. 만약 당시 상황이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기억이 불분명한 부분이 있지만, 제가 술에 취해 있었고 피해자는 맨정신이었기 때문에 피해자의 진술이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라고 솔직하게 설명하는 편이 낫습니다. 막연히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혐의를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사건을 ‘평가’하지 말고 ‘사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조사에서 “그건 합의에 의한 관계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같은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은 사실이 아니라 본인의 평가입니다. 평가와 판단은 수사관, 검사, 판사의 몫이지, 피의자가 할 말이 아닙니다. 따라서 “상대방도 저항하지 않았다”라고 단정 짓는 대신, 그 당시 무슨 대화를 했는지, 어떤 행동이 오갔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변호사가 옆에서 조언을 드리는 이유도 바로 이런 부분 때문입니다.
3. 반드시 말해야 할 첫 번째: 사실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합의하에 성관계였다”라는 식의 평가 대신, 실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대화 도중 제가 이런 말을 했고, 상대방이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제가 이런 행동을 했을 때 상대방은 이렇게 대응했습니다”라는 식입니다. 사건 당시 서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어떤 행동의 순서로 이어졌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이 보인 반응까지 설명해야만 수사관이 자연스러운 합의였는지, 강제성이 있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반드시 말해야 할 두 번째: 성관계 과정 자체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많은 피의자들이 “자연스럽게 성관계에 이르렀습니다”라고 뭉뚱그려 진술합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그런 말만으로는 상황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 부끄럽더라도, 실제로 어떤 순서로 스킨십이 오갔는지, 옷을 벗길 때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상대방의 반응은 어땠는지를 상세히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런 묘사가 있어야만 상대방이 술에 취해 의식이 없었던 게 아니라는 점, 억압이나 강제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 사실 묘사가 곧 방어의 핵심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5. 마무리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가 해야 할 일은 자신에게 유리한 평가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입니다.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말과 막연한 “평가”는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당시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사건의 진실이 보다 명확히 드러나고, 무혐의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집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성범죄 사건은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