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처한 상황
의뢰인은 납골당을 운영하는 재단법인입니다. 과거 시설을 넘겨받으면서 전 운영 주체의 대여금 채무도 함께 승계했는데, 그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자기 부동산을 제공했던 분(물상보증인)이 경매로 소유권을 잃자, 채무를 승계한 재단이 물어내라며 1억 9,500여만 원의 구상금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는 재단이 일부 패소한 상태였습니다.
사건의 쟁점
남의 빚을 위해 담보를 제공했다가 재산을 잃은 사람은 채무자에게 구상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라, 구상권의 성립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항소심의 승부처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십여 년 전 재단의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작성한 합의서에 "합의된 부채 외에는 새 이사진에 승계나 변제를 요구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는데, 이 포괄적 권리포기 조항으로 구상금 채권도 이미 포기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합의서의 문언과 작성 경위를 재구성했습니다. 합의 당시 상대방은 이미 경매로 재산을 잃어 구상금 채권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합의된 부채" 목록에 넣지 않았고, 재단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서까지 채무관계를 정리한 경위에 비추어 구상금까지 떠안기로 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논증했습니다. 법리적으로는, 계약 당사자가 제3자의 채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합의도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준하여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례를 방어의 축으로 세웠습니다.
결과
항소심은 합의서 조항이 구상금 채무를 면제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준한다고 보아, 1심 중 재단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상대방의 청구를 전부 기각했습니다(창원지방법원 2021나59264 판결, 확정).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권리가 성립하는 것과 그 권리가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소멸시효, 변제와 함께 "이미 포기·면제된 채권"이라는 방어는 금전 청구 사건의 숨은 승부처입니다. 특히 경영권 인수나 채무 정리 과정에서 작성된 포괄 합의서는 수년 뒤 분쟁에서 결정적 무기가 되므로, 서명 전에는 포기 조항의 범위를 정밀하게 따져야 하고, 청구를 당했다면 과거 합의 문서를 반드시 다시 꺼내 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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