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이 처한 상황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이었습니다. 실질 운영자가 여러 법인을 세우고 다른 사람을 대표이사로 앉힌 뒤, 대출을 일으켜 오피스텔 100여 개 호실을 사들이고 임차인들의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구조였습니다. 보증금 1억 3,000만 원을 떼인 임차인은 명의를 빌려준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에 있던 의뢰인들까지 "한패였을 것"이라며 공동피고로 삼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사건의 쟁점
명의를 빌려준 사람의 책임은 형사판결(사기방조, 징역형)로 사실상 정해져 있었습니다. 문제는 의뢰인들이었습니다. 피해자 측은 의뢰인들이 범행에 공모했거나 적어도 방조했다고 주장했는데, 공모·방조는 주장만으로 인정되지 않고 구체적 증거로 입증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사건의 승부처였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전세사기 사건은 피해가 크고 사회적 공분이 큰 만큼, 법원도 관련자 책임을 넓게 인정하고 싶은 유혹이 있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방어는 감정이 아니라 증거의 공백을 정확히 짚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를 하나하나 분석해, 의뢰인들이 범행 구조를 알았다거나 가담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가 어디에도 없다는 것, 원고 주장은 "가까이 있었다"는 정황의 나열일 뿐이라는 점을 논증했습니다.
결과
법원은 명의대여자에 대한 청구만 받아들이고, 의뢰인들에 대한 청구는 전부 기각했으며 그 부분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3가단310774 판결). 의뢰인들은 1억 3,000만 원의 배상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이 사례가 알려주는 것
전세사기 같은 대형 사건에서는 피해자 측이 회수 가능성을 높이려 주변 인물들을 폭넓게 피고로 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억울하게 포함되었다면 "결백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방조의 입증책임이 원고에게 있음을 전제로 증거의 공백을 체계적으로 드러내는 방어가 필요합니다. 반대로 한 가지 경고도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민사 1억 3,000만 원 배상에 형사 징역형까지 받았습니다. "명의만 빌려주면 된다"는 제안은 어떤 경우에도 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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