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맞아서 방어한 건데 정당방위 인정 기준이 왜 까다롭나요
먼저 맞아서 방어한 건데 정당방위 인정 기준이 왜 까다롭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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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맞아서 방어한 건데 정당방위 인정 기준이 왜 까다롭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상담 현장에서는 “먼저 맞아서 방어했을 뿐인데 왜 저까지 처벌 대상이 되느냐”는 하소연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사소한 시비가 몸싸움으로 번지고, 서로 다친 채로 나란히 경찰 조사를 받게 되는 사례가 그만큼 흔해졌기 때문입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상대방이 먼저 손을 댔으니 저는 당연히 정당방위 아니냐”는 생각으로 조사에 임합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가 진행되면 “먼저 맞았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되지만, 그 다음 행동까지 정당방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답을 듣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정당방위의 성립 요건, 특히 침해의 현재성과 방위행위의 상당성을 별도의 잣대로 엄격하게 나누어 판단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누가 먼저 때렸는지가 아니라, 침해가 아직 진행 중이었는지, 방위 행위가 그 침해를 막는 데 필요한 범위 안에 머물렀는지를 각각 따로 심사합니다.

아래에서는 먼저 맞아서 반격한 경우 정당방위 인정 기준이 왜 까다로운지, 그리고 조사를 앞두고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정당방위는 먼저 맞았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정당방위는 침해의 현재성·방위의사·상당성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인정되는 위법성조각사유입니다.

형법 제21조 제1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은 세 가지 요건을 함께 요구합니다. 침해가 지금 진행 중이어야 한다는 현재성, 그 침해가 법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부당성, 그리고 자신을 지키려는 방위의사로 한 행동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맞았다”는 사실은 이 중 부당한 침해가 실제로 있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할 뿐, 나머지 요건까지 자동으로 채워주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정당방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건 대부분은 침해 자체를 부정당해서가 아니라, 그 이후의 대응이 방위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서로 시비가 붙어 몸싸움으로 번진 경우에는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와 별개로, 그 다음 오간 행동 하나하나가 방위를 위한 것인지 공격의 연장인지가 개별적으로 심사됩니다. 이 지점에서 “먼저 맞았으니 정당방위”라는 단순한 도식이 실제 조사·재판에서는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당방위는 먼저 맞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침해의 현재성·방위의사·상당성이 함께 인정될 때 비로소 성립합니다.


2. 침해가 끝난 뒤의 반격은 정당방위가 아니라 새로운 공격으로 평가됩니다

상대방이 손을 거둔 뒤에 되받아친 행동은 방위가 아니라 별개의 가해행위로 판단됩니다.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침해가 “현재” 진행 중이어야 합니다. 아직 시작되지 않은 침해를 미리 막겠다는 예방적 공격이나, 이미 끝난 침해에 대한 사후 보복은 모두 현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정당방위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이 시간 간격입니다. 상대방이 한 대 때리고 물러섰거나 도망가는 상황에서 뒤쫓아가 다시 때린 경우, 상대방이 이미 제압당하거나 바닥에 쓰러져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추가로 가격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행동은 “나를 지키기 위한” 방위가 아니라 “화가 나서 되갚아준” 별개의 공격으로 평가되기 쉽습니다.

침해와 방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벌어질수록, 그리고 상대방의 공격 의사나 능력이 이미 소멸된 상태였다는 정황이 뚜렷할수록, 법원은 그 반격을 방위행위가 아닌 독립된 폭행·상해로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맞은 순간에는 억울함이 앞서지만, 침해가 끝난 뒤의 대응은 별도의 법적 평가를 받는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침해가 이미 끝난 뒤에 이루어진 반격은, 방위가 아니라 새로운 공격으로 취급됩니다.


3. 맞은 것보다 심하게 되갚으면 상당성이 부정되어 처벌 대상이 됩니다

방위행위는 침해를 막는 데 필요한 범위를 벗어나면 정당방위가 아니라 과잉방위로 취급됩니다.

세 번째 요건인 상당성은 “침해를 막기 위해 그 정도의 대응이 필요했는가”를 묻습니다. 법원은 이를 판단할 때 침해행위의 종류·태양·강도, 그 방위행위로 상대방이 입은 피해의 종류와 정도, 침해자와 방위자의 나이·성별·체격 등 신체적 조건 차이, 그리고 사건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핍니다.

예를 들어 뺨을 한 대 맞은 정도의 침해에 대해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해 상대방에게 골절 등 중한 상해를 입혔다면, 그 대응은 침해를 막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섰다고 평가되기 쉽습니다. 형법 제21조 제2항은 이렇게 방위행위가 정도를 초과한 경우를 “과잉방위”로 규정해, 정황에 따라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형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지, 처벌 자체를 면하는 무죄와는 다릅니다.

또한 같은 조 제3항은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경악·흥분·당황으로 인해 방위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벌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그런 심리적 상태에서 비롯된 과잉방위에 한정되는 특례이지, 상당성 판단 자체를 완화해주는 조항은 아닙니다.

방위행위가 침해를 막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면, 정당방위가 아니라 과잉방위로 취급되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4. 정당방위 인정 여부에 따라 무죄부터 실형까지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몸싸움이라도 정당방위 인정 여부에 따라 결론이 무죄와 실형 사이를 오갑니다.

정당방위가 온전히 인정되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무죄가 선고됩니다. 반면 방위 행위가 정도를 넘어선 과잉방위로 판단되면 형법 제21조 제2항에 따라 형이 감경되거나 면제될 수 있고, 야간 등 불안한 상태에서의 공포·흥분으로 인한 경우라면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아예 벌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당방위·과잉방위 어느 쪽도 인정되지 않으면 통상적인 형사처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상해에 이르지 않은 단순 폭행이면 형법 제26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고, 상대방에게 상해가 발생했다면 형법 제257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합니다.

서로 주먹을 주고받은 사건에서는 양측이 동시에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입건되는 이른바 쌍방 입건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자신의 행위 하나하나에 대해 침해의 현재성과 상당성을 개별적으로 다투어야, 정당방위·과잉방위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생깁니다.


5. 폭행·상해 사건은 이런 절차로 진행되고, 초기에 확인할 자료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조사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가 정당방위 인정 여부를 사실상 결정합니다.

몸싸움으로 번진 폭행·상해 사건은 통상 ①현장 신고 후 출동한 경찰관이 양측 진술을 청취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에서 쌍방 입건 여부 결정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기소유예·불기소·기소)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정당방위·과잉방위 주장은 이 각 단계에서 반복해 다투게 됩니다.

먼저 맞아서 반격했다고 생각된다면, 감정적으로 억울함부터 호소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건 당시 CCTV 영상이나 목격자 진술 등 침해의 시작·종료 시점과 순서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2. 진단서와 상해부위 사진을 통해 양측이 입은 피해의 종류와 정도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3. 침해가 끝난 시점과 자신이 대응한 시점 사이의 시간 간격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해, 현재성·상당성 판단에 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당방위·과잉방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초기 진술 단계부터 침해의 순서와 방위의사를 일관되게 정리해 대응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먼저 맞았다”는 억울함 때문에 초기 대응을 감정적으로 하거나, 반대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가 조사 단계에서 뒤늦게 대응하시는 분들을 자주 봅니다. 정당방위는 초기 진술과 증거가 결론을 좌우하는 만큼, 대응이 늦어질수록 불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맞고 방어했다고 주장하는 쪽에서는 침해가 진행 중이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대응이 그 침해를 막는 데 필요한 범위 안에 있었다는 것을 자료로 뒷받침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정당방위 주장으로 피해 회복이 막막해진 쪽에서도, 침해가 이미 끝난 뒤의 과도한 대응이었다는 점을 밝히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몸싸움으로 번진 폭행·상해 사건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쪽과 그 상대방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침해의 순서와 시점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정당방위 인정 여부는 맞은 순서가 아니라 침해의 현재성과 상당성으로 갈립니다. 그 판단이 갈리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먼저 맞았다는 사실만 입증하면 정당방위로 인정되나요?

A. 아닙니다. 침해의 현재성·방위의사·상당성이 함께 인정되어야 하며, 먼저 맞았다는 사실은 그중 부당한 침해가 있었다는 정황을 뒷받침할 뿐입니다.

Q. 상대방이 때리는 걸 멈춘 뒤에 화가 나서 한 대 때렸는데, 정당방위가 되나요?

A. 되기 어렵습니다. 침해가 이미 종료된 뒤의 반격은 방위가 아니라 별도의 공격으로 평가되어 현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Q. 저는 맨손인데 상대방은 흉기를 들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침해행위의 위험성이 큰 만큼 방위행위로 허용되는 범위도 넓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어, 상당성 판단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쌍방 폭행으로 둘 다 입건되면 정당방위 주장은 소용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쌍방 입건이 되더라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각자의 행위별로 침해의 순서와 방위의사를 다시 다투어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Q.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으면 무조건 실형을 받나요?

A. 아닙니다. 정당방위가 부정되더라도 과잉방위로 인정되면 형이 감경·면제될 수 있고, 초범 여부·합의 여부 등은 별도로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Q. CCTV가 없으면 정당방위를 주장하기 어려운가요?

A. 불리해질 수 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목격자 진술, 상해부위와 정도, 진술의 일관성 등을 종합해 침해의 순서와 시점을 다툴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를 받기 전에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정당방위는 초기 진술에서 침해의 순서와 방위의사를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조사 전 상담이 특히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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