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군 복무 중 발생한 사고나 사건으로 소속 부대의 징계위원회 회부 통보를 받는 것과 거의 동시에, 같은 사안으로 헌병대(군사경찰)나 군검찰의 수사 통보까지 함께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징계로 이미 불이익을 받았는데 형사처벌까지 받으면 이중처벌 아니냐”거나, 반대로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징계위원회를 열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징계위원회가 형사절차의 진행 상황과 무관하게 열리는 경우가 많고,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징계 절차가 멈추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징계처분과 형사처벌은 목적과 성질이 다른 별개의 제재이므로 두 가지를 함께 받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군 징계와 형사처벌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이중처벌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두 절차가 실제로 어떻게 맞물려 진행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징계와 형사처벌은 목적이 달라 이중처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헌법이 금지하는 이중처벌은 형벌의 반복이지, 징계와 형벌의 병과가 아닙니다.
헌법 제13조 제1항 후단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정해 이중처벌금지원칙(일사부재리)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만 보면 징계와 형사처벌을 함께 받는 것도 문제가 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여기서 말하는 ‘처벌’을 원칙적으로 국가의 형벌권 실행으로서의 과벌로 한정하고, 국가가 행하는 일체의 제재나 불이익처분을 모두 처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고 판시해 왔습니다. 형벌이 아닌 제재는 성질상 이중처벌금지원칙의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징계처분은 군인이라는 특수한 신분관계 내부의 기강과 지휘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소속 부대(징계권자)가 내리는 제재이고, 형사처벌은 국가가 범죄행위 자체에 대해 형벌권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같은 행위에서 비롯됐더라도 보호법익과 절차, 판단 주체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병과할 수 있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군 징계와 형사처벌은 근거·목적·판단 주체가 전혀 다른 별개의 제재이므로, 두 가지를 함께 받는다고 해서 이중처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징계위원회는 먼저 열릴 수 있습니다
형사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징계혐의사실이 인정되면 징계처분이 가능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이 바로 이 순서 문제입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돼야 징계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징계위원회 출석을 미루려는 경우가 있는데, 대법원의 입장은 다릅니다.
공무원에게 징계사유가 있는 이상 관계 형사사건이 아직 유죄로 확정되지 아니하였거나 수사기관에서 이를 수사 중에 있다고 하여도 징계처분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대법원 1984. 9. 11. 선고 84누110 판결).
이후 대법원 1986. 6. 10. 선고 85누407 판결에서도 형사절차와 징계절차는 서로 별개의 절차이므로,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기 전이라도 징계위원회가 독자적으로 증거를 조사해 징계혐의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가 재확인됐습니다.
실제로는 오히려 헌병대·군검찰 조사에서 확보된 진술과 증거를 근거로 소속 부대가 형사절차보다 징계위원회를 먼저 여는 경우가 흔하고, 징계처분이 형사재판 확정보다 먼저 이뤄지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형사재판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다가는 정작 징계위원회 소명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3. 일사부재리 원칙이 실제로 작동하는 지점은 징계와 징계 사이입니다
이미 확정된 징계를 같은 사유로 다시 징계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이는 형사처벌과는 별개 문제입니다.
이중처벌금지원칙이 아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해 처분을 무효로 만드는 지점은 ‘징계와 징계’ 사이이지, ‘징계와 형벌’ 사이가 아닙니다.
선행 징계처분이 있었음에도 동일한 징계혐의사실에 대해 다시 징계처분을 하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 내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다만 이 법리가 적용되려면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 없이 유효하게 확정돼 있어야 하고,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의 징계혐의사실이 동일해야 합니다. 형사처벌은 애초에 ‘징계처분’이 아니므로 이 이중징계 금지 법리의 적용 범위 밖에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파면·해임 등 중징계가 먼저 확정된 뒤에도 별도로 형사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벌금형 등 형사처벌이 먼저 확정된 뒤 그 사실관계를 근거로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같은 혐의사실로 징계를 두 번 받는 것은 무효이지만, 징계와 형사처벌을 함께 받는 것은 애초에 이중징계의 문제가 아닙니다.
4. 징계 수위와 형사처벌 형량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형사처벌이 가볍게 나왔다고 징계까지 가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군인사법상 징계는 크게 강등·정직의 중징계와 감봉·근신·견책의 경징계로 나뉘고, 병(사병) 신분은 강등·군기교육·감봉·휴가제한·근신 등 별도 체계로 운영됩니다. 징계위원회는 비위의 정도, 고의·과실 여부, 지휘관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자체 양정기준에 따라 수위를 정합니다.
형사처벌은 검사의 구형과 법원의 양형기준에 따라 별도로 결정됩니다. 따라서 형사재판에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처럼 상대적으로 가벼운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그 결과가 징계 수위를 자동으로 낮춰주지는 않습니다. 징계위원회는 형사판결의 결론이 아니라 확인된 비위행위 자체를 놓고 독자적으로 판단합니다.
다만 형사처벌 결과가 확정되면 그 사실이 징계 양정에서 참작 사유로 함께 검토될 수 있고, 죄명과 형량에 따라서는 당연퇴직이나 신분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형사처벌이 가볍다고 안심하기보다, 징계 절차도 처음부터 함께 대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5. 조사부터 징계 확정까지, 두 절차는 이렇게 따로 진행됩니다
헌병대 조사와 징계위원회 출석, 대응 시점을 놓치면 두 절차 모두에서 불리해집니다.
같은 사안이라도 통상 ①헌병대(군사경찰) 또는 군검찰의 수사 개시 → ②소속 부대 징계위원회 회부 및 출석 통지 → ③군검찰의 기소 여부 결정 및 관할 지역군사법원(또는 사안에 따라 이관되는 일반 법원) 재판 → ④징계처분 통지 및 항고 절차의 순서로, 서로 다른 절차가 시차를 두고 나란히 진행됩니다.
두 절차의 조사 담당 부서와 판단 주체가 다르다 보니, 헌병대·군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징계위원회에서 소명한 내용이 어긋나면 양쪽 모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통지를 받은 초기 단계부터 아래 순서로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징계위원회 출석통지서에 적힌 징계혐의사실이 어떤 규정을 근거로 청구된 것인지부터 확인합니다.
헌병대·군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과 징계위원회에서 소명할 내용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지 대조합니다.
징계처분을 통지받으면 항고 기한과 형사절차 진행 상황을 함께 점검해 대응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군 형사사건과 징계 사건 모두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두 절차의 대응 시점과 소명 내용을 일관되게 맞춰 불이익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군 조직의 특성상 지휘계통을 거스르기 어렵다는 부담 때문에, 정작 자신에게 유리한 소명을 준비해야 할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혐의를 받고 있는 군인 입장에서는 이중처벌이 아니라는 이유로 두 절차 모두를 소극적으로 대하기보다, 헌병대·군검찰 조사와 징계위원회 소명을 각각 별개의 절차로 보고 준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주장하는 쪽 입장에서도 징계 결과만으로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것이라 낙관하기보다는, 형사고소·수사 진행 상황을 별도로 챙겨야 실제 처벌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저는 군 징계와 형사사건에서 혐의를 방어하는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두 절차를 어떻게 맞물려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징계위원회에서 이미 불이익을 받았는데, 같은 사안으로 형사고소까지 당했습니다. 처벌을 두 번 받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징계처분과 형사처벌은 목적과 근거가 다른 별개의 제재이므로 함께 받더라도 이중처벌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각 절차에서 소명 기회는 별도로 보장됩니다.
Q. 형사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징계위원회 출석을 미룰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형사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징계혐의사실이 인정되면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통지받은 출석 일정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받으면 징계도 자동으로 취소되나요?
A. 자동으로 취소되지 않습니다. 징계는 형사재판과 별도의 절차와 증거로 판단되므로, 무죄 판결을 근거로 별도의 항고나 재심 절차를 통해 징계 취소를 다퉈야 합니다.
Q. 같은 사건으로 징계를 두 번 받을 수도 있나요?
A. 이미 유효하게 확정된 징계처분과 동일한 혐의사실로 다시 징계하는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입니다. 다만 이는 징계와 징계 사이의 문제이고, 징계와 형사처벌 사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Q. 징계처분에 불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통지받은 날로부터 정해진 기한 내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와 별도로 진행되는 절차이므로 기한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벌금형만 받아도 군 신분에 영향이 있나요?
A. 죄명과 형량에 따라 당연퇴직 등 신분상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형사처벌 결과가 확정되기 전부터 징계 대응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Q. 헌병대 조사와 징계위원회 소명, 변호사는 언제부터 필요한가요?
A. 통지를 받은 초기 단계부터 필요합니다. 두 절차에서 하는 진술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사에 응하기 전부터 방향을 함께 잡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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