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성범죄, 군인등의 사망사건, 입대 전 범죄는 민간 수사·재판으로 넘어갔지만, 항명이나 군무이탈처럼 군 조직 내부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여전히 군검찰과 군사법원이 담당하고 있고, 조사 대상이 되는 장병·군무원과 그 가족의 문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장병·군무원분들 중 상당수는 “어차피 군대 안 일이니 지휘관이나 군 법무관이 알아서 해줄 것이다”, “국선변호인이 붙는다니 따로 변호사를 구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조사에 임했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문이 시작되고 진술서에 서명까지 마친 뒤에야 “그때 변호사와 미리 상의했어야 했다”며 뒤늦게 연락을 주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오래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접견교통권을 신체구속을 당한 피의자·피고인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 보고, 법령의 근거 없이는 수사기관이 이를 제한할 수 없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고, 이 법리는 군검찰 수사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래에서는 군검찰 조사를 받을 때 민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지, 국선변호인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조사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관련 법령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군검찰 조사 단계부터 민간 변호사를 선임해 조력받을 권리가 법으로 보장됩니다
군사법원법은 계급이나 소속에 관계없이 변호사 중에서 원하는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군사법원법 제59조는 피고인이나 피의자 본인이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피의자는 아직 기소되기 전, 즉 군검찰 조사를 받는 단계의 사람도 당연히 포함합니다. 계급이 낮은 병사든 장교든, 신분·소속과 무관하게 이 선임권은 동일하게 보장됩니다.
이어 군사법원법 제60조는 변호인은 원칙적으로 변호사 중에서 선임해야 한다고 정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만 관할 군사법원의 허가를 받아 변호사가 아닌 사람을 특별변호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즉 원칙적으로 변호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변호사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한정되고, 그 변호사가 군 소속인지 민간 개업 변호사인지는 법이 구분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군검찰 조사에는 군 법무관만 관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조사·수사를 담당하는 군검사·군사법경찰관과 피의자를 조력하는 변호인은 전혀 다른 지위입니다. 피의자가 직접 선임하는 변호인, 즉 사선변호인은 군 조직에 속하지 않은 민간 개업 변호사라도 아무런 제한 없이 선임할 수 있습니다.
군검찰 조사를 받는 장병·군무원도 변호사 중에서 원하는 사람을 직접 선임할 수 있고, 그 대상에는 민간 개업 변호사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2. 국선변호인과 달리 사선 변호인은 조사 전부터 원하는 변호사를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국선변호인은 소속 군법무관이 지정될 수도 있지만, 사선변호인은 처음부터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를 스스로 선택합니다.
군사법원법 제62조는 피고인에게 변호인이 없을 때 군사법원이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하도록 하면서, 변호사나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장교 또는 군법무관시보 중에서 지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국선변호인은 군 소속 법무장교가 지정되는 경우가 있고, 사건이 이미 군사법원에 접수된 뒤에야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사선변호인은 정식 조사 통보를 받은 직후, 첫 출석 전부터 선임할 수 있습니다. 이 시점의 차이가 실제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신문 전에 변호인과 진술 방향을 정리하고 자료를 준비한 경우와, 이미 진술서에 서명을 마친 뒤에야 변호인을 만나는 경우는 방어 가능한 범위 자체가 다릅니다.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이 얼마나 강하게 보호되는지는 대법원 판례에서도 확인됩니다.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인권보장과 방어준비를 위하여 필수불가결한 권리이므로, 법령에 의한 제한이 없는 한 수사기관의 처분은 물론, 법원의 결정으로도 이를 제한할 수 없다(대법원 1990. 2. 13.자 89모37 결정).
이 법리는 군사법원법이 적용되는 사건에도 그대로 통용됩니다. 조사를 담당하는 기관이 군검찰이라는 이유만으로 변호인 선임이나 접견이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국선변호인은 재판 단계에서 직권으로 지정되는 반면, 사선변호인은 조사 통보를 받은 즉시 스스로 선택해 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3. 가족도 독립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조사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수 있습니다
본인이 위축돼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배우자·직계친족이 대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군사법원법 제59조 제2항은 피고인이나 피의자의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및 형제자매가 독립하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동의나 위임 없이도 가족이 스스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군 조직의 위계 구조상, 조사를 받는 당사자가 계급이나 지휘관과의 관계 때문에 “변호사를 부르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실제로 많습니다. 이럴 때 가족이 먼저 나서서 변호인을 선임하고,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부터 대응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변호인의 조력은 단순히 옆에 앉혀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수사기관 직원이 변호인과 피의자의 접견에 참여해 대화 내용을 듣거나 기록하는 것 자체가 변호인 조력권 침해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피청구인 소속 직원이 청구인과 그 변호인 간의 접견에 참여하여 대화내용을 듣거나 기록한 것은 헌법 제12조 제4항이 규정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결정).
군검찰·군사경찰의 조사라고 해서 이 원칙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변호인과의 대화는 수사기관의 감시 없이 이뤄져야 하고, 피의자신문 과정에서도 변호인은 부당한 질문 방식에 대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배우자·직계친족이 독립적으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고, 그 변호인은 신문 과정에 참여해 조력할 수 있습니다.
4. 군형법 위반 사건은 형량 자체가 무겁게 설계돼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군형법은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한 죄명이 많아, 일반 형사사건보다 결과가 훨씬 무거울 수 있습니다.
군형법 제30조 군무이탈죄는 군무를 기피할 목적으로 부대나 직무를 이탈한 경우, 평시 기준으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죄명에는 애초에 벌금형이 규정돼 있지 않아,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징역형이나 집행유예 이상의 결과를 각오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상관에 대한 명령 불복종을 다루는 군형법 제44조 항명죄는 그 밖의 일반적인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여럿이 함께 상관을 폭행·협박한 경우를 다루는 제49조는 그 밖의 경우에도 수괴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나머지 가담자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해 일반 형법상 폭행·협박죄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2022년 7월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으로 성폭력범죄, 군인등의 사망사건, 입대 전 범죄는 민간 수사·재판으로 이관됐지만, 항명·군무이탈처럼 군 조직 내부의 지휘·복무 질서와 직결되는 죄명은 여전히 군검찰과 군사법원이 수사·재판을 담당합니다. 이런 사건일수록 조사 초기 진술이 이후 형량 판단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변호인 없이 진행되는 첫 조사에서 불리한 진술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5. 조사 통보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조사 통보서를 받은 시점부터 확인해야 할 것들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군형법 위반 사건은 통상 ①소속 부대 군사경찰(헌병)의 조사 또는 지휘관의 인지수사로 시작해 → ②각 군 참모총장 소속 검찰단 송치 및 군검사의 피의자신문 → ③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되면 국방부 소속 군사법원의 1심 재판, 불복 시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으로 진행되는 순서를 거칩니다.
조사 통보를 받은 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와 상황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 통보서에 적힌 소속 부대, 혐의 죄명, 출석 일시와 장소부터 정확히 확인합니다.
변호인 선임계를 준비해, 첫 조사 전에 변호인과 진술 방향과 예상 질문을 미리 정리합니다.
복무기록, 지휘관과의 통신·메시지 기록 등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확보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다면, 신문 참여를 통한 부당신문 견제는 물론 이후 기소 여부·양형 단계에서도 유리한 자료를 축적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군검찰 조사 통보를 받으면 “군대 안에서 벌어진 일이니 알아서 처리될 것”이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조사를 받는 장병·군무원 입장에서는 계급 구조 속에서 변호사를 부르는 것 자체를 주저하게 되지만, 첫 진술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뒤늦게 소식을 전해 듣는 가족 입장에서도 본인의 동의를 기다릴 필요 없이 독립적으로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군검찰 조사부터 군사법원 재판까지, 그리고 조사 통보를 받고 당황한 가족들의 문의까지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선임 시점이 하루만 빨라져도 대응의 폭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조사 통보서를 받아 든 상황이라면, 그 순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술 전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급이 낮은 병사도 민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군사법원법 제59조의 변호인선임권은 계급이나 소속과 무관하게 모든 피의자·피고인에게 동일하게 보장됩니다.
Q. 이미 국선변호인이 지정됐는데 민간 변호사를 따로 선임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국선변호인과 사선변호인은 함께 선임될 수 있고, 사선변호인이 선임되면 국선변호인 선정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으니 선임 시점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정식 조사 통보를 받기 전에도 변호사를 미리 선임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오히려 통보 직후, 첫 출석 전부터 선임해 진술 방향과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방어에 유리합니다.
Q. 가족이 대신 변호사를 선임해도 본인 동의 없이 유효한가요?
A. 유효합니다. 군사법원법 제59조 제2항에 따라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는 본인과 별개로 독립하여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Q. 변호인이 군검사의 피의자신문에 실제로 동석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변호인은 신문에 참여해 부당한 질문 방식을 견제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참여가 제한되면 그 경위를 조서에 남겨 이후 다툴 수 있습니다.
Q. 성범죄나 사망사건도 군검찰이 조사하나요?
A. 아닙니다. 2022년 7월 시행된 개정 군사법원법에 따라 성폭력범죄, 군인등의 사망사건, 입대 전 범죄는 민간 수사기관과 법원이 담당하도록 이관됐습니다. 항명·군무이탈 등 군 조직 내부 사건은 여전히 군검찰·군사법원 관할입니다.
Q. 민간 변호사를 선임하면 비용은 누가 부담하나요?
A. 사선변호인 선임 비용은 원칙적으로 선임한 본인 또는 가족이 부담합니다. 국선변호인과 달리 비용은 들지만, 조사 초기부터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준비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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